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최고 경영자 카를로스 곤(Carlos Ghosn) 회장이 미쓰비시 회장직도 같이 맡는다. 현지시각 20일 일본 주요 언론과 유럽 내 자동차 매체는 앞 다퉈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아울러 닛산에 이어 미쓰비시까지 위기의 순간에 나타나 회사를 살려내는 곤 회장의 리더십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미쓰비시는 극심한 경영난과 함께 일부 모델의 연비 조작 사실까지 밝혀지면서 사실상 기업으로서의 역할을 하기 힘들었다. 이에 올봄 닛산은 미쓰비시의 지분 34%, 약 2373억 엔에 인수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자회사를 만들어 놓은 상황. 여기에는 곤 회장의 직접적인 지시와 관여가 있었다는 것이 후문이다. 그는 인수 당시 “미쓰비시는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아직 힘이 강하다”며, “다양한 차종을 만들어 온 만큼 기술력도 뛰어나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와 함께 곤 회장은 추가로 미쓰비시 회장직을 맡으며 모든 지휘를 담당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르노와 닛산 미쓰비시까지 총 3개 브랜드 회장직을 겸하는 거대 조직이 탄생하게 된다. 또,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는 글로벌 시장 입지가 더욱 탄탄해질 전망이다. 그 동안 진출하기 힘들었던 동남아시아 시장을 적극 공략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됐고, 하이브리드와 경차 등 취약했던 부분을 미쓰비시와 공유해 보완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글로벌 판매량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3위인 제너럴모터스(GM)의 뒤를 바짝 쫓으며 현대차그룹과도 격차를 더욱 벌릴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추측도 나왔다. 

한편으로는 곤 회장의 리더십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기점이라는 의견도 들리고 있다. 위기의 미쓰비시를 다시 구해야 하고, 유럽 내 르노의 역할과 아시아권 도전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이에 곤 회장은 닛산을 통해 미쓰비시에 핵심급 이사 4명을 보낼 계획이다. 이들은 연비조작 사건을 마무리 짓고 회사의 개혁과 변화를 담당하게 된다. 사실상 곤 회장이 본격적인 지휘봉을 잡고 회사 정상화에 나선 셈이다.

한편, 카를로스 곤 회장의 선임은 올 12월에 열리는 미쓰비시 주주총회 이후 이사회에서 정식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향후 세계 자동차 시장의 흐름과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 유심히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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