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 heritage'는 야마하의 역사가 담긴 유산을 이어가는 카테고리로 야마하가 개척해나가고 있는 분야 중 한 가지다. 스포츠 헤리티지를 강조하기 위해 야마하는 최근 몇 년간 유명 커스텀 빌더와 손잡고 야드 빌트(Yard built)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등장한 커스텀 바이크는 야마하 모터사이클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고, 그 결과는 XSR700의 등장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더 나아가 XSR900과 그 파생모델이 탄생하는 데도 크게 일조했으니 야드 빌트가 야마하의 스포츠 헤리티지 카테고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더 말하지 않아도 알만하다. 야드 빌트를 통해 탄생한 XSR700은 반대로 야드 빌트의 베이스로 각광받기 시작했으며 이를 토대로 탄생한 결과물 중 하나가 바로 '오토코마에(Otokomae)'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AD HOC‘의 대표 데이비드 곤잘레스의 손에서 태어난 '오토코마에'는 일본어로 남자다운 '미남'을 뜻한다. 이 커스텀 바이크는 이름에 걸맞게 트래커의 거친 느낌을 내뿜으면서도 과장된 덩치와 극단적인 생략을 통해 복합적인 매력을 선보인다. 장르를 굳이 분류해야 한다면 ’스트리트 트래커‘정도가 어울릴 것이다. 

이 바이크에서 처음 시선이 가는 부분은 대담한 배색이다. 평범한 검은색과 고전적인 하늘색의 배색에 네온 조합은 확실히 이전에는 보지 못한 배색이다. 하지만 제법 잘 어울리며 매력적인 도색에 가려 놓치기 쉽지만 4개의 모듈식 구조로 조립된 연료 탱크의 구조도 특색이 있다. 

이색적인 디자인의 연료 탱크와 그 위의 네온 페인팅은 이 바이크로 시선을 집중시키는 포인트가 된다. 고전적인 배색을 통해 복고적인 느낌을 강조하던 기존의 야드 빌트 결과물과는 확실히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시트는 고품질의 쇠가죽으로 만들어 고풍스러운 느낌이다. 동시에 극단적으로 짧고 각진 시트 형상은 이질적인 느낌을 준다. 짧은 시트는 메인 프레임을 개조할 수 없는 야드 빌트의 규정 내에서 한계치까지 줄였다. 이 독특한 시트 구성은 오토코마에의 실루엣을 간결하게 정돈시해주고 동시에 바퀴가 우람해 보이는 효과를 가져다주고 있다. 

오토코마에의 심플한 실루엣은 시트만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다. 기존에 커버로 덮여 있던 에어클리너 박스 커버를 탈거했고 에어필터 박스를 통째로 제거해 엔진룸을 깔끔하게 정리해버린 것이다. 덕분에 엔진룸은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전체적인 실루엣도 깔끔하게 정돈되었다. 거추장스럽게 보일 수 있는 라디에이터는 엔진 블록과 같은 색상의 검정색으로 도색해 숨기고 있으며 파란색의 크로스바를 장착함으로써 시선을 끌어당긴다. 

커스텀 파츠로 다른 야마하 바이크의 부품을 다수 사용한 점도 눈에 띈다. 헤드라이트에는 MT-01 부품을 사용해서 다소 과장된 모습을 보인다. 핸들 바와 스탬은 MT-09의 것이 사용됐고 포크, 브레이크 디스크, 마스터실린더에는 YZF-R6것이 사용됐는데 이 모든 조합은 커스터마이징을 하면서도 XSR700만의 높은 주행성능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오토코마에의 정체성은 휠과 타이어의 조합에서도 드러난다. 휠은 트래커다운 모습을 연출하기 위해 Borrani의 와이어 스포크 휠이 사용됐으며 타이어는 미쉐린의 듀얼타이어 아나키3가 사용됐다. 독특한 트레드 디자인의 아나키3와 두꺼운 와이어 휠의 조합은 트래커로서의 정체성과 오토코마에만의 차별성을 위한 탁월한 선택이었다. 

후미등과 방향지시등도 심상치 않은 모습이다. 심플한 일자형 LED 전구를 차대에 그대로 장착한 것이다. 단순하고 터프한 방식같지만 눈에 띄지 않는 디자인으로 미점등 시에는 차대와 일체화된 모습이 미관을 해치지 않아 탁월한 선택으로 보인다. 

배기는 강력한 사운드를 자랑하는 SC-Project의 기성품을 장착했지만 일체감을 위해 많은 고민을 한 흔적이 보인다. 기존의 황동색인 엔진룸도 검정색으로 도색했으며 SC-Project의 머플러 역시 매니폴드부터 사일렌서까지 검정색 제품을 사용했다. 심지어 머플러 밴드까지 검정색으로 꾸며 심플함을 강조하고 있다. 

커스텀 바이크는 모터사이클 마니아라면 누구나 꿈꿔본 적이 있지만 대부분 현실적인 벽 앞에서 좌절하고 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마하의 야드 빌트를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야드 빌트 프로젝트는 실제 주행이 가능한 커스텀을 지향한다. 또한 야드 빌트를 통해 커스텀 빌더는 야마하에 새로운 영감을 주고 이슈를 만들어준다. 한편 야마하는 커스텀 빌더에게 홍보와 지원을 해줄 뿐만 아니라 결과물을 양산품으로 제작, 판매할 기회를 제공해준다. 이 모든 것은 실제 주행이 가능한 커스텀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야드 빌트의 우수작은 애프터마켓 파츠로 개발되는 경우도 있고 라인업에 반영되기도 한다. 

야드 빌트는 몰개성적인 모터사이클이 아닌 개성적인 모터사이클을 볼 수 있는 눈요깃거리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하지만 단순히 대리만족, 눈요깃거리를 넘어서 새로운 모터사이클의 탄생 순간을 지켜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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