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모험이 된다면 하루하루가 얼마나 즐거울까? 부담 없는 데일리 어드벤처 바이크를 꿈꾸는 이에게 좋은 대안이 있다. 브이스트롬 650XT다. 이 모델은 스즈키가 만든 모델 중에서 판매량에 혁혁한 공을 세운 일등공신이다.

구형 브이스트롬650은 단단한 디자인과 높은 엔진 내구성, 담백한 상품성으로 미들급 어드벤처 투어링 클래스에서 가장 확고한 입지를 가졌다. 13년간 전 세계 누적 판매량 1위를 기록했으니, 제품이 입증된 완성도를 가졌을 때 소비자의 입소문 여파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브이스트롬650은 이미 베스트셀러다. 경쟁 모델은 대부분 리터클래스에서 경쟁하하기를 원했지만 미들클래스는 리터클래스가 갖지 못하는 범용성이나 기동성 면에서 확실히 나은 부분이 있었고, 브이스트롬650은 그런 면에서 여러모로 사용자를 만족하게 했다. 마니아층도 상당히 두터우며 이 바이크로 세계 횡단을 하는 이도 생겨났다.

하지만 곧 시대는 흐르고 10년 전 트렌드가 영원할 수는 없었다. 스즈키는 브이스트롬 신형에 XT를 추가하며 유선형 디자인의 새로운 매력을 어필하고자 했다. 듀얼 헤드라이트는 그대로 살렸으나 전반적으로 대중성을 노린 디자인이 적용되어 골수 팬에게는 임팩트를 주기 어려웠다. 

그런 이 모델이 2017년형으로 바뀌면서 바로 윗급 브이스트롬1000의 패밀리룩을 따라가게 됐다. 원 헤드라이트의 슬림한 디자인은 전설적인 DR-Z로부터 나온 것이었다. 윗급인 1000과 나란히 서 있으면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닮아있으나 어디 하나 부풀린 기색 없이 잘 맞아떨어지는 슈트처럼 어울린다. 이제야 본 모습을 찾은 느낌이다. 

 

경쾌한 회전 특성을 가진 70마력 V트윈 엔진

외모뿐 아니라 여러 가지로 개선이 있었다. 특히 엔진은 더욱 강력해졌다. 최근 스포츠 네이키드 바이크의 합리적인 대안으로 스즈키가 밀어붙이고 있는 SV650의 신형 엔진이 적용된 것이다. 이 엔진은 스포츠 바이크다운 경쾌한 회전 특성이 가장 큰 무기다. 게다가 진동이나 소음 면에서 매우 다듬어져 있으며 정교한 스로틀 반응으로 로드 스포츠 엔진으로 적격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브이스트롬에 적용된 90도 V트윈 엔진은 새로운 SV650 엔진의 장점처럼 고회전으로 갈수록 매끈하게 돌며 파워는 한결 높아졌다. 최고출력 70마력을 넘으며 토크는 6.3kgm대다. 높은 파워라고 할 수는 없지만 어드벤처 장르에서 충분히 투어링 바이크로 활용할 만하다. 이보다 적은 파워를 가진 구형으로도 전 세계에서 꾸준히 사랑을 받았으니 성능은 부족함이 없을 것으로 예견된다. 

 

20리터 연료 탱크와 높은 연비의 합주

브이스트롬650은 미들클래스임에도 연료탱크가 무척 큰 편이다. 용량이 20리터에 달해 리터클래스 어드벤처 투어링 바이크와도 맞먹는 사이즈를 자랑한다. 이는 미들급 V트윈 엔진의 높은 연료효율과 맞물려 GT성격을 갖는 그랜드 투어링 바이크와 맞먹을 만큼의 항속거리를 기록할 수 있다. 

스즈키가 발표한 공식 도로 연비는 24.6km/L이며 가득 주유했을 때 약 492km를 주행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동급에서도 비교될 만한 강점이며, 하물며 파워가 넘쳐 아무래도 연료를 많이 쓰는 리터클래스 대형 어드벤처 바이크에 비하면 더욱 이득이다.  

자주 주유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주행하는 사람으로서는  스트레스 요소를 하나 줄여주는 것이다. 장거리 투어러에게 결코 작지 않은 장점이다.  

 

낮은 시트고와 가느다란 차체 디자인으로 기동성 올라 

풍채 좋은 어드벤처 바이크라고는 해도 미들클래스 바이크다운 날씬한 골격을 갖춘 브이스트롬은 처음 시트에 앉아보는 사람도 위화감이 없다. V트윈 엔진과 거기에 맞는 좁은 메인 프레임을 장비한 브이스트롬의 특징 중 하나다.  

덕분에 차폭은 좁아졌고, 운용성을 높이기 위해 시트 형상은 정차시 발을 내렸을 때 불안감이 없도록 낮게 설계해 초심자를 배려했다. 수치상 시트 높이는 830mm로 바로 위 1000cc버전과는 20mm 차이, 경쟁 차종에 비하면 무척 낮다. 

 

ABS와 3단 트랙션 컨트롤 기본 장비

이번에도 역시 기본 적용된 ABS는 온로드나 오프로드 주행 모두 긴박한 제동상황에서 사용자를 구해낼 것이다. 한편 새롭게 적용된 트랙션 컨트롤은 이전 버전에는 없던 장비로 오랜 숙원 끝에 장착됐다. 브이스트롬1000에서 성능이 검증된 2단계 조절 및 OFF 기능이 있는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이다. 온로드에서 강하게, 혹은 약하게 개입하거나 오프로드 주행에서는 아예 시스템 개입을 해지해 버릴 수도 있다. 이 급에서는 흔치 않은 사양이다. 

 

모험을 위한 튜브리스 와이어 스포크휠은 기본

국내 사양의 XT는 골드 컬러의 튜브리스 와이어 스포크 휠이 기본이다. 와이어 스포크 휠은 오프로드 바이크에 필수 적용되는 파츠로, 충격을 흡수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무게가 가벼운 것이 특징이나, 이를 온로드 바이크에 적용할 경우 갑작스러운 타이어 펑크가 나면 타이어가 순식간에 주저앉아 주행불능 상태가 되어버리는 단점이 있다.   

교체도 일반적인 튜브리스 타이어보다는 어려운 편으로 장단점이 분명하다. 반면, 브이스트롬650XT에 장착된 타입은 일반 튜브리스 타이어를 사용할 수 있는 와이어 스포크 휠이다. 펑크 문제에도 일반 타이어와 같이 간단히 긴급 대응할 수 있고 와이어 스포크휠의 충격 흡수력도 동반했다. 많이 저렴해졌다고는 해도 아직도 애프터마켓 파츠로 별도 구매할 경우 가격이 상당한 파츠인데, 미들급 바이크가 기본 사양이라는 것은 분명한 이득이다. 타이어는 구형에서 순정품으로 장착되던 트레일윙이 평이 좋지 않아, 대신 배틀랙스 어드벤처가 적용된다. 온/오프로드에서 어떤 멀티 성능을 낼지 기대된다.  

 

길어진 윈드스크린, 너클가드와 엔진가드 기본사양 추가

윈드스크린은 더 길어졌다. 방풍성능이 자연스레 높아졌으며 순정상태로 불만을 가질 만한 사람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절은 수동으로 상/하 방향 3단계가 가능하다. 1000과 같은 라쳇 방식이 아니라 조절 시 공구가 필요한 것은 아쉽다. 대신 너클 윈드 가드와 엔진 가드가 기본 적용인 것은 마찬가지다. 계절 가리지 않고 손을 시리게 하는 주행풍으로부터 안전해졌다. 꽉 차보이는 구성으로 보기에 좋은 것은 덤이다. 

 

하중 조절은 다이얼식 조절기로 간단하게 대응

프론트 포크는 다양한 상황에서 안정성이 높은 정립식이며 리어 쇽 옵저버는 손으로도 프리로드를 다이얼로 돌려 조절할 수 있는 편리한 방식이다. 텐덤 승차나 짐을 많이 적재할 경우 단단하게 혹은 무르게 대응하기 간편하다.  

 

브이스트롬 1000으로부터 이어받은 디자인과 편의 장치들

주행 중 전자기기 충전을 위한 12볼트 소켓도 이제 기본 장비된다. 계기부 디자인은 윗급 브이스트롬1000과 동일하다. 기존에 비해 시인성은 물론 버튼 하나로 다양한 조작성을 가져 무척 편리해졌다. 배터리전압 및 주행 가능 거리, 연료계, 시계 등 필수 정보가 모두 한 자리에 표시된다. 

원터치로 시동을 걸 수 있는 이지스타트와 도심 차량 정체 시 유용한 로우 rpm 어시스트도 기본으로 적용됐다. 반 클러치로 출발할 때 시동이 꺼지지 않도록 아이들링 스피드를 순간적으로 높게 유지하는 기능으로 초심자에게 특히 유리하다. 동급에서 이런 기능을 가진 모델은 아직 없다. 

 

차체에 딱 맞는 다양한 액세서리 킷

액세서리 키트도 윗 급과 마찬가지로 풍부하다. 라지에이터 가드, 안개등, 투어링 스크린, 탱크 백과 사이드 케이스, 톱 케이스 세트, 그리고 높이를 바꿀 수 있는 시트 옵션이 위 아래로 한 개씩 있다. (로우, 하이) 특히 반길 만한 점은 브이스트롬650 전용으로 딱 맞는 케이스 세트가 적용됐다는 것. 슬림한 차체 크기의 이점을 방해하는 철가방형 케이스대신 일체감이 좋은 전용 케이스 세트를 장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용량도 작지 않으며 추가 용량을 원하면 톱케이스를 대형 사이즈(55리터)로 교체할 수도 있다. 

브이스트롬 1000에 XT가 새로 추가된 것이 좋았다면, 브이스트롬 650XT은 트랙션 컨트롤과 같은 전자장비의 기본 적용, 계기반 세트와 외장 디자인의 대폭적인 개선, 그리고 일체감 높은 투어링 전용 케이스의 추가 등이 있다. 

이외에도 로우rpm어시스트나 이지스타트 시스템 등 사소한 자랑거리가 많은 브이스트롬650XT는 상품성이나 부가장비 면에서 아쉬움을 토로했던 국내 시장에서도 통하는 훌륭한 미들급 어드벤처 바이크가 될 것으로 보인다. 1000XT와 비교할 때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일상에서의 활용도가 보다 높다는 점이다.  

절대적 성능은 당연히 체급이 크고 파워가 좋은 1000XT가 우세하나, 이런 종류의 빅 바이크를 매일 이용하라고 한다면? 대부분의 라이더는 주저없이 650XT를 선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숙련된 라이더에게 즐겨 선택받아온 브이스트롬650의 새 얼굴, 여러분의 의견은 어떠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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