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자 어김없이 반가운 행사 소식이 들려온다. 혼다코리아는 지난 24일 토요일부터 양일간 골드윙 라이더의 전통적인 모임인 가을축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가을 벌판이 구수하게 물들어가는 시점에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로 향하는 투어링 코스는 혼다 기함인 골드윙 라이더들이 만족할 만한 아름다운 여정이었다.

행사장에는 이미 많은 라이더와 관계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본격 행사는 저녁 디너쇼라고 할 수 있지만, 부대적으로 많은 브랜드에서 행사를 지원하고 있었다. 특히 모터사이클 용품과 액세서리 업체는 라이더에게 어울리는 제품을 선보여 오가는 참가자에게 인기를 끌었다.

행사는 엄숙하게 진행됐다. 골드윙 라이더의 평균 연령대는 상당히 높다. 아기자기한 동호회 모임 분위기라기 보다는 거국적인 단체 행사와도 같은 식순을 거쳤다. 국기에 대한 경례를 시작으로 각 지회 지부장 및 임원에 대한 소개와 인사가 이어졌다. 

골드윙은 현존하는 모터사이클 중에서 가장 안정성이 뛰어나고 안락한 라이딩 감각이 매력이지만, 한편으로는 무겁고 덩치가 커 초심자에게는 부담을 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각 지부 임원은 중요한 임무를 띠고 있다. 이들을 행사 목적지까지 잘 이끌어 오는 의무를 가지고 있으며 그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었다.

초대가수와 함께 하는 만찬과 디너쇼는 언제나 흥겨운 자리다. 작년대비 다소 참가인원이 감소했지만 여전히 골드윙은 골드윙만의 문화가 있다. 차분한 가운데 여유를 즐길 줄 아는 라이더의 모임이기 때문이다. 식사 후 야외에서의 풍등 날리기 등 어둑어둑한 밤하늘을 수놓는 감성적인 이벤트는 중년을 훌쩍 넘은 라이더의 마음을 움직이기 충분했다.

이튿날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단체 줄넘기 등 친목 도모 운동회가 열렸다. 잔디밭 위에서 뛰고 구르는 그들은 한마음처럼 아이같이 즐거워했다. 마침 일본 본사에서 행사를 함께하기 위해 달려온 혼다 모터 인사들도 그들과 함께 움직이며 한국의 골드윙 라이더 문화에 대해알아갔다.

혼다코리아 임원진의 인사를 받으며 각자의 둥지로 복귀하는 골드윙 라이더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아마도 지난 1년간 소식 궁금했던 라이더 동료와 지낸 이틀이 아쉽기만 할 것이다.

혼다의 입장에서 골드윙이 의미하는 바는 상당하다. 모름지기 혼다 모터사이클의 최고 위치에 있는 모델이며, 오랜 역사와 함께하며 혼다 대형 모터사이클의 이미지를 견인해온 든든한 이미지 메이커이기도 하다. 골드윙이 곧 혼다이며, 혼다가 곧 골드윙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만큼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는 이야기다.

혼다는 그들을 프리미엄 고객으로 대하고 그에 걸맞는 모터사이클 라이프를 제안한다. 따라서 KGR은 단순한 동호회 모임 의미 이상을 갖는다. 혼다 골드윙을 타고 있다는 자부심, 세상에서 가장 큰 모터사이클을 타고 있다는 자부심을 더욱 북돋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동료들과 어깨를 나란히 달린다는 것은 또 다른 벅찬 감동이 있을 것이다.

혼다코리아는 KGR을 단일 모터사이클 동호회로 여기지 않는다. 아무리 훌륭한 모터사이클이 매년 데뷔한다고 해도, 골드윙의 입지는 확고하다. 골드윙은 아무나 탈 수 없는 모터사이클, 넉넉한 삶의 여유를 즐길 줄 아는 자의 모터사이클, 그리고 마지막으로 혼다 모터사이클의 즐거움을 이해하는 이들이 선택하는 최종의 모터사이클이라는 것이다. 매년 같은 행사에서 만나도 가시지 않는 자부심과 행복감이 늘 얼굴에 서려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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