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8일부터 31일까지 2016 Coca-Cola Zero Suzuka 8시간 내구레이스가 개최되었다. 올해 39회를 맞이하는 내구레이스로 총 68개 팀이 참전해 접전을 펼쳤다. 40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에 참가한 모든 팀은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했지만, 결국 작년에 이어 야마하 팩토리 레이싱 팀이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뤄 세간의 이목을 받고 있다. 

스즈카 8시간 내구레이스는 모터사이클 브랜드의 첨단 레이싱 기술이 총동원된 웍스 머신이 사용되는 MotoGP나, 시판용 차량이지만 엔진 등 다양한 부분을 개조해 참가하는 WSBK 등과 다르게 시판용 차량의 중요 구성품 그대로 경기를 치르는 차별화된 레이스다. 이는 1978년 개최 당시부터 사용된 룰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일본을 대표하는 모터사이클 제조사 야마하, 스즈키, 혼다, 가와사키의 시판용 슈퍼스포츠 제품을 사용해 경쟁하다 보니 브랜드 자존심이 걸린 중요한 경기가 되었다. 

내구레이스 경기에 참가하는 모터사이클은 엔진과 차대 등 주요 구성품의 변경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튜닝 파츠가 적용된 시판용 제품과 큰 차이가 없다. 덕분에 실제 판매되는 제품의 엔진 출력, 코너링, 핸들링 등 전체 성능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레이스에 참가한 모터사이클은 무더위와 야간 주행 등 악조건 속에서 8시간 동안 쉴 틈 없이 한계점까지 끌어올린 성능을 발휘해 승부를 가린다. 라이더의 우수한 실력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모터사이클의 내구성이 경기 내내 중요하게 작용한다. 

이런 이유로 스즈카 8시간 내구레이스는 현재 모터사이클 레이서의 실력을 겨루는 곳이자 브랜드 제품의 내구성을 전 세계적으로 검증받는 무대로 자리 잡게 되었다. 제품이 평가받는 중요한 경기가 되면서 점차 참가팀은 전문적이고 고급화되었다. 좋은 경기 결과를 위해 일본 로드 챔피언은 물론 MotoGP, WSBK 등에서 맹활약 중인 정상급 선수도 영입해 레이스에 참가하고 있다. 덕분에 경기 내내 박진감 넘치는 경기 장면을 볼 수 있게 되었다. 

2년 연속 승기를 잡은 야마하 팩토리 레이싱 팀의 성과는 팀 전체에게 값질 뿐만 아니라, 경기에 참가한 야마하 슈퍼스포츠 YZF-R1이 경쟁 브랜드 제품에 비해 성능의 우수함을 보여준 것이나 다름없다. 1978년 제1회 스즈카 내구레이스에서 TZ750이 2위를 차지하면서 야마하 모터사이클은 스즈카 서킷의 문을 두드렸다. 이후 1984년 지금의 야마하 팩토리 팀이 창단됐다.

야마하 팩토리 팀이 스즈카 8시간 내구레이스 활동을 시작한 지 2년 후인 1986년부터 1992년까지 연속 포디엄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그중 1987년, 1988년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면서 팀을 알리는 동시에 야마하 제품 내구성은 전 세계 라이더에게 두터운 신뢰를 얻었다. 꾸준히 좋은 결과를 보이던 야마하 팩토리 팀은 2003년 이후 유럽팀 지원 등의 이유로 스즈카 서킷 활동을 중단했다. 당시 야마하 팩토리 팀 팬의 아쉬움은 컸다.

하지만 2015년 야마하 창립 60주년을 맞이해 야마하 팩토리 팀은 부활했다. 당시 사용된 머신은 풀체인지 된 YZF-R1, 스즈카 8시간 내구레이스에서 처음으로 내구성을 검증받는 자리가 됐다. 부활한 야마하 팩토리 팀과 신형 YZF-R1의 참전 소식은 전 세계 라이더는 물론 팬들의 기대는 상당했다. 기대가 큰 만큼 팀의 부담감은 상당했을 것이다. 그러나 야마하 팩토리 팀은 감정의 흔들림 없이 경기에 임했고, 복귀전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2015년 우승은 야마하 팩토리 팀에게 값진 결과였다. 13년 만의 복귀전, 그리고 1996년 우승 이후로 19년 만에 얻은 5번째 1위였다. 경기에 사용된 믿음직스러운 YZF-R1 만큼이나 팀 구성도 화려했다. 카츠유키 나카수가 선수는 2015년 전일본 JSB1000 챔피언으로 일본 정상급 로드 챔피언이다. 2008년 전일본 JSB 1000 챔피언을 시작으로 매번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고, 일전일본 JSB1000 최초로 4연패의 신화를 이룬 뛰어난 로드레이서다. 

현재 MotoGP에서 몬스터 야마하 테크 3 레이서로 활동 중인 폴 에스파가로 선수도 함께 했다. 스페인 출신인 폴 에스파가로는 2006년 15세의 나이에 GP125로 데뷔해 스페인전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는 선수다. 2011년 Moto2로 진입해 2013년 Moto2 챔피언 자리를 차지했다. 이듬해부터 MotoGP에서 맹활약 중이다.

같은 팀 동료인 MotoGP 레이서 브래들리 스미스도 우승하는 데 힘을 더했다. 영국 출신인 브래들리 스미스는 2006년 GP125로 세계 무대에 진입해 2011년 Moto2를 거쳐 2013년부터 MotoGP에서 활동 중이다. 전일본 로드 챔피언과 MotoGP 레이서가 손을 잡아 작년에 치러진 2015 Coca-Cola Zero 스즈카 8시간 내구레이스 우승이라는 커다란 성과를 이뤄냈다.

승리의 기쁨은 올해까지 이어졌다. 2015년 우승 멤버였던 브래들리 스미스 대신 영국 출신 WSBK 레이서 알렉스 로즈를 영입해 2016 Coca-Cola Zero 스즈카 8시간 내구레이스에서 또다시 우승을 차지했다. 작년 19년 만에 얻은 5번째 1위를 이어 2년 연속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게 되었다. 과거 1987년, 1988년 연속 우승을 재현해 라이더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동시에, 또 한 번 야마하 슈퍼 스포츠 YZF-R1의 우수한 성능을 세계적으로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해마다 무더위 속에 개최되는 스즈카 8시간 내구레이스는 일본의 대표 사대 모터사이클 제조사의 자존심이 걸린 경기다. 각 팀은 우수한 레이서를 내세워 브랜드별 대표 슈퍼스포츠 제품을 극한의 상황까지 성능을 끌어내 승부를 가르고 시판용 제품의 성능과 내구성을 검증받게 된다. 그만큼 한 번의 우승도 엄청난 쾌거다.

야마하 팩토리 팀이 달성한 2년 연속 우승은 그만큼 커다란 가치가 있다. 전 세계 라이더에게 야마하 브랜드 인지도를 올려주는 동시에, 수년간 경험을 통해 쌓아온 야마하 레이싱 DNA가 더해진 슈퍼스포츠 카테고리는 앞으로 라이더에게 더 많은 관심을 받게 될 것이다.

특히 첨단 장비의 경쟁이 치열한 모터사이클 시장 속에서 더 빠르고, 더 믿음직스러운 내구성을 보여준 YZF-R1의 인기는 더욱 확대될 것이다. 내년에 개최될 2017 스즈카 8시간 내구레이스에서 야마하 팩토리 팀 최초로 3년 연속 우승을 달성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슈퍼스포츠 모터사이클을 고려중인 라이더라면, 스즈카 8시간 내구레이스에서 2년 연속 승리의 주역이 된 YZF-R1의 행보를 주목해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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