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는 멈추지 않고 더욱 노력했다. 스즈키 섀시 엔지니어 아키마사 하타나카씨는 “보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변화와 진보를 거듭하여 왔다. 그 결과가 GSX-R 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자신 있게 이야기 했다. 그의 말은 틀린 이야기가 아니다.

 

1996년 새롭게 풀체인지 된 GSX-R750이 완성됐다. 기존 더블 크레들 프레임에서 1985년 당시 기술 문제로 사용하지 못하고 개발 아이디어로 갖고 있었던 트윈 스파 프레임을 적용하여 차체 중량을 줄이고 비틀림 강성을 강화했다. 그리고 또 하나의 혁신적인 기술이 적용됐다.

 

1996년 GSX-R750은 SRAD라고 부르는 라이더가 많았다. SRAD(Suzuki Ram Air Direct)는 스즈키 최초의 램에어 과급시스템으로 고속주행 시 높은 출력 향상을 만들었다. 그 결과 179kg의 가벼운 중량과 11,500rpm에서 130마력의 출력을 내 당시 리터급 킬러라고 불릴 정도로 1000cc에 가까운 리터급 슈퍼스포츠 경쟁에서도 뒤처지지 않아 라이더들에게 찬사를 받았다.

 

2000년 GSX-R750은 스즈키의 15년간 노력의 결정체였고 슈퍼스포츠 장르에서는 정점이었다. 2000년 GSX-R은 새로운 시대를 예고했다. 당시에는 브랜드 간의 리터급 경쟁이 심화됐다. 모든 부품을 개선하며 최대한 가볍게 만드는데 집중했고, 기존 179kg의 중량을 166kg으로 대폭 감소하고 141마력의 출력을 완성했다.

 

GSX-R 최초의 디지털 계기반이 적용된 모델이기도 하다. 당시 슈퍼바이크 레이스 규정은 4기통은 750cc로 제한되어 있었고, 경쟁사들과의 경쟁을 위해 스즈키가 가진 모든 기술을 집약 시킨 결과물이었다. 필자도 GSX-R750의 극찬과 폭발적이었던 인기가 기억에 남아있다.

 

이후 2001년 경기 규정이 4기통 750cc에서 1000cc로 바뀌면서 다시 한 번 진화의 길목에 접어들었다. GSX-R750이 자리를 지키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돌았지만 스즈키는 생각이 달랐다. GSX-R750을 버릴 이유가 없었다. 스즈키는 GSX-R이 각 년식마다 고유의 DNA 지닌다고 생각했다. 진화하는 것이지 새롭게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2001년 GSX-R1000 엔진

2001년 스즈키는 GSX-R750 엔진을 베이스로 보어업 한 988cc 엔진과 밸런스가 훌륭한 차체를 보강한 GSX-R1000을 완성 시켰다. 후속 모델 따위가 아니다. 경량화 그리고 10,800rpm에서 160마력의 최고출력을 만들었다. 출시 첫해부터 여러 경쟁과 비교 테스트도 인정을 받고 앞서 나갔다.

 

이때부터 GSX-R은 오늘날 존재하는 R600, R750, R1000 세 가지 라인을 구축하게 되었다. 스즈키는 거기에 멈추지 않았다. 그들의 연구 개발 문화에 대해 더욱 깊숙이 파고들수록 플래그십 바이크에 얼마나 대단한 열정을 기울이는지 알 수 있다.

 

전문 엔지니어, 디자이너 및 테스트 라이더 팀원들은 단지 완벽한 바이크를 원한 게 아니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언제나 한계를 넘어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자 도전한다. 당연히 쉬운 길이 아니기 때문에 어려운 점은 존재한다. 하지만 그들은 여기서 포기할 수 없다. 경쟁자들과 대결에서 반드시 이겨야만 했기 때문이다. 이런 열정으로 GSX-R은 더욱 진화해갔다.

 

2003년 GSX-R1000은 새로운 디자인과 162마력으로 출력 향상 그리고 2kg 중량 감량이라는 결과를 만들었다. 양산형 최초로 래디얼 마운트 브레이크 캘리퍼를 도입하여 라이더들에게 기술력을 증명했다.

 

이후 2005년 스즈키를 다시 한 번 왕좌로 오려줄 모델이 완성되었다. 2005년 GSX-R1000은 다이내믹하고 신선한 디자인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뿐 아니라 고회전 고출력 중점으로 제작된 998.6cc 엔진을 사용 하여 11,000rpm에서 178마력, 램 에어 작동시 184마력으로 놀랄만한 출력을 만들어 냈다.

 

2005년 GSX-R1000 엔진

 

이때 제작된 엔진은 스즈키의 롱 스트로크 엔진의 성능을 잘 살려내어 지금도 그 명성이 이어지고 있다. 그 외 냉각 수용량을 향상시키고 밸브 소재를 티타늄으로 교체하여 안정적 출력을 만들면서 트윈 인젝터 적용으로 고회전을 완성 시켰다. 프레임도 경량화와 강성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엔진에 적합한 형태로 바뀌어 슬림해졌다. 그로 인해 좀 더 밀착감과 공격적인 포지션을 확보했다. 이때 적용된 풀 티탄늄 배기관과 슬리퍼 클러치는 마니아들에게 지금도 사랑받고 있다.

 

2005년 GSX-R1000은 스즈키 최초로 월드 슈퍼바이크 챔피언의 영광과 수없이 많은 내셔널 슈퍼바이크 타이틀을 안겨 줬다. GSX-R의 인기는 엄청났다. 결과는 당연히 판매량과 직결되었고 스즈키 공정에서도 물량을 제때 공급하지 못할 정도였다. 이 당시 GSX-R 시리즈는 모두 최고가 되었다. 스즈키 팀원 모두가 협력하여 만들어낸 쾌거였다. 그 이후 현재까지 혁신적인 개선과 놓치기 쉬운 부분까지 세심한 공을 들여 오늘날까지 진화했다.

 

 

16.mp4

 

<4편>에서 계속.

 

글 신성엽 기자

제공 라이드매거진

라이드매거진(www.ridemag.co.kr)은 자동차, 모터사이클, 자전거 등 다양한 탈것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전문매체입니다. 각 탈것들의 전문적인 시승기부터 국내외 관련뉴스, 행사소식, 기획기사, 인터뷰, 칼럼, 대중들과 호흡할 수 있는 문화 이야기까지 다양한 볼거리들을 제공합니다. 

<저작권자 © 라이드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