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률 98% 송도 도심 서킷 탐방기

지난 6월 20일 송도 도심 서킷을 찾았다. 국내 최초 도심형 서킷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만큼 인천 지하철 1호선 국제업무지구역에서 내리면 바로 찾을 수 있다. 송도 도심 서킷은 7월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운영되는 KSF 개막전이 개최되는 장소다. 그리고 이 대회를 중심으로 현대자동차가 주관하는 ‘더 브릴리언트 모터 페스티벌’이 열린다.

유경록 KSF 운영위원장

이날 서킷에 대한 설명은 유경록 KSF 위원장이 직접 나섰다. 유경록 위원장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서킷인 만큼 새로운 시각으로 봐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렇다. 송도 도심 서킷은 트랙 길이가 2.5km에 불과하며 랩타임은 제네시스 쿠페 레이스카 기준 1분 24초에 불과한 단촐한 서킷이다. 수용인원은 최대 3만 6,700명이며 안전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럄 서킷위원장 ‘팀 쉔켄’의 검수조치로 4등급 공인을 받을 예정이다.

현대자동차가 투자해 건설은 도심 서킷은 3년간 시설사용을 한 후 인천시청과 협의 후 폐쇄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따라서 철제펜스나 콘크리트 방호벽과 같은 안전시설물은 모두 철거가 용이하도록 설치가 됐다. 방문한 서킷시설은 우선 경기를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였다. 컨트롤 타워 역시 3층의 철제 구조물로 건축됐다.

송도 도심 서킷, 모터스포츠 대중화 꿈꿔

유경록 위원장은 송도 도심 서킷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도심 서킷인 만큼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우수하다. 흥미있는 경기로 모터스포츠의 대중화를 한발 더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건물은 여전히 세부 공사 중이었다.

그의 말대로 행사장 레이아웃은 작지만 갖출 것은 모두 갖췄다. 국제업무지구역에서 바로 내리면 무료로 경기 관람이 가능한 자연 관람석과 함께 모두 7곳에 스탠드가 있어 레이스를 즐기기가 편리하다. 특히 일반 도심 도로를 서킷으로 개조한 곳이므로 실제 도로 위를 달리는 레이스카를 바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KSF는 모두 3가지 클래스로 시합이 구성된다. 가장 높은 클래스는 제네시스 쿠페가 참가하는 챔피언십 클래스, 벨로스터 터보 레이스카가 참가하는 세미 프로급 마스터스 클래스, 아마추어 준중형차가 출전하는 챌린지 레이스로 나뉜다.

그리고 이 중 KSF 1전 마스터스 클래스와 챌린지 레이스에 MBC 무한도전 팀이 출전할 예정이다. 호응도가 높은 예능 프로그램의 인기를 등에 업고 모터스포츠를 홍보한다는 지적도 있으나 모터스포츠에 관해 관심이 없는 일반대중들에게 쉽게 다가설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1번 코너, 주행하는 경주차와 서킷으로 돌아오는 경주차의 충돌 위험이 크다

공정율 98%? 숙제는 남았다

이날 서킷을 유경록 위원장과 돌아보고 레이스카 택시 드라이빙도 참여했다. 무엇보다 서킷 상태는 지난 5월경에 방문했을 때 보다는 나아졌다. 그러나 일단 여전히 문제는 아직 다 해결이 되지 않았다.

코너는 좁고 급격했다

우선 1번 코너에서 만나는 피트아웃 레이스카와 주행차와의 충돌 문제는 여전히 심각해 보였다. 유경록 위원장은 주행하는 차가 피트아웃하는 차를 미리 인지할 수 있도록 신호등과 같은 안내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말했으나 아직 조치되지 않았다. 그리고 도심 도로를 개조해 만든 서킷이므로 곳곳에 ‘맨홀’이 있어 레이스카들이 주행할 때 차가 퉁퉁 튕기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럴 경우 접지력은 물론 주행안정성이 저해돼 레이스카 끼리 충돌사고가 날 우려가 높다.

송도 도심인 만큼 서킷 주변 민간인들의 레이스카 소음으로 인한 민원도 아직 숙제로 남았다. 게다가 서비스 로드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미디어 관계자들의 활동도 원활하지 못하다는 점, 레이스 도중 사고로 인한 사상자의 신속한 호송도 제한적이다.

새로운 특성 갖춘 도심형 서킷

송도 서킷은 비교적 짧은 구간을 반복적으로 오가는 만큼 순간적인 감각으로 레이스를 펼쳐야 하는 곳이다. 레이스카들은 클래스별로 차이가 있지만 평균 40랩을 소화한다.

테스트 주행시 파괴된 방호벽은 보수가 아직 다 끝나지 않았다.

최고속도 보다는 브레이킹을 어떤 타이밍에 할 것인가, 혹은 어떤 가속성능을 보여주느냐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저단위주의 변속은 드라이버가 얼마나 신속하게 변속하느냐에 따라서도 좌우된다. 유경록 KSF위원장은 “제네시스 쿠페는 5단 기어가 잠깐 들어갔다 나오며 그 외에는 4단기어 이하에서 경기가 펼쳐진다.”고 말했다. 코스는 대체로 쉬운편은 아니다. 오른쪽 코너가 7개 좌측 코너가 6개로 코너의 수로만 치면 해외 유명 도로서킷과 유사한 수준이다. 브레이크를 워낙 많이 걸어야 하고 저단기어가 자주 사용되고 속도는 그다지 높지 않지만 레이스카의 핸들링이 무엇보다 중요한 서킷이다. 게다가 맨홀이나 연석구간의 높이가 높아서 차체의 흔들림이 심하다.

인천 송도 신도시 국제업무지구에 설치된 ‘가설형 도심 서킷’인 송도 서킷은 레이스 행사 시 경기장으로 활용되고 평상시에는 일반 공도로 차량 및 보행자가 통행한다. 연간 30일 내지 50일 간 KSF와 더불어 문화행사, 안전운전 교육, 기타 레이스 등이 개최될 예정이다.

맨홀이 상당히 많다. 드라이버들에게는 흥미 혹은 위협으로도 다가올 수 있다.

마카오 서킷은 60년이 넘는 도심 레이스를 통해 관광명소로 자리잡았고, 도심 레이스의 대명사인 모나코의 경우 연간 국가 수입의 20%를 벌어들이고 있다. 이에 반해 송도 도심 서킷은 아직 시작단계이며 실제 서킷을 돌아보고 주행을 해본 결과 작아도 너무 작다는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트랙을 제외한 제반 시설도 주최측이 98% 공정율을 보였다는 말과는 달리 아직 갈 길이 멀어보였다. 하지만 새로운 특성을 갖춘 서킷이 그것도 도심구간에 생겼다는 점에서 모터팬들의 흥미를 배가시키는 하나의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글

라이드매거진 sjlee@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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