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부산모터쇼, 슈퍼카 대신 슈퍼스타

2014 부산국제모터쇼가 ‘자동차의 바다, 세계를 품다’라는 주제로 5월 29일부터 6월 8일까지 11일간 부산 BEXCO에서 개최된다. 11개국 179개 업체가 참관하는 이번 모터쇼에서는 현대-기아자동차 외 국내 완성차 22개 브랜드와 이륜차 및 용품 3개 브랜드, 부품 및 기타 154개 업체가 참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모터쇼는 각 자동차 브랜드의 향후 방향성과 신차를 출시하는 장으로서 활용된다. 하지만 아쉽게도 서울모터쇼와 격년제로 치러지는 부산모터쇼에서 세계최초로 선보이는 신차는 그다지 많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11개국 179개 업체가 참가했다고 해도 세계최초로 선보이는 신차는 현대자동차의 AG가 유일했다.

세계최초로 선보이는 월드 프리미어의 빈자리에는 아시아 프리미어와 코리아 프리미어가 자리를 대신했다. 하지만 대부분 이미 수개월 전 혹은 1년 전 해외 모터쇼에서 모습을 드러냈던 모델들이다. 기아자동차의 니로는 2013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였고, GT4 스팅어는 올해 초 1월 13일에 개최된 북미국제모터쇼에서 공개됐던 모델이다. 렉서스는 코리아 프리미어 3종을 출시했는데, NX 300h는 지난 4월 북경국제모터쇼에서, RC-F는 2013년 도쿄모터쇼에서 공개된 RC 쿠페를 개량한 것이다.

르노삼성자동차는 2014 부산국제모터쇼에 신차를 출시하지 않았다. 대신 전시장 한켠에 모그룹인 르노의 콘셉카 ‘이니셜 파리’를 전시했다. 그리고 프랑수아 프로보 르노삼성 대표이사는 향후 디자인과 기술혁신을 바탕으로 한국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말로 프레스 컨퍼런스를 마무리했다. 한국지엠 역시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신차를 선보이지 않고 올해 출시한 말리부 디젤과 트랙스 스파크 EV를 무대로 등장시켰다. 그리고 전기차 표준방식에 대해 국제표준을 획득한 것과 중국에서 공급받던 스파크 EV의 배터리를 2015년형 모델부터는 LG화학에서 공급한다고 밝혔다. 인피니티는 이미 출시한 Q50 하이브리드 모델의 홍보대사 배우 이서진을 초청해 포토세션을 개최했다. 역시 신차나 콘셉트카는 없었다.

쌍용자동차, 포르쉐, 볼보, 푸조, 시트로엥, 크라이슬러, 피아트, 지프, 혼다 등은 아예 2014 부산국제모터쇼에 참가하지 않았다. 또한 페라리, 람보르기니, 롤스로이스, 벤틀리 등 슈퍼카 혹은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 역시 마찬가지였다. 자동차 모터쇼의 백미는 무엇보다 세계최초로 선보이는 신차 및 콘셉트카와 평소에는 보기 힘들었던 슈퍼카를 보고 즐기는 일이다. 하지만 이미 언론에 공개됐거나 사전에 정보가 유출이 됐다면 흥미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이번 2014 부산국제모터쇼에는 이런 슈퍼카 대신 슈퍼스타들이 모터쇼를 점령했다. 마세라티는 기블리 디젤버전과 콰트로 포르테 디젤버전을 선보이면서 배우 차승원을 앞세웠고, 메르세데스 벤츠는 올 뉴 C클래스 홍보대사로 배우 조인성을 인피니티는 Q50 하이브리드에 배우 이서진을 초청했다. 뿐만 아니라 아우디는 배우 하정우와 가수 최시원 그리고 폭스바겐은 골프 GTI, GTD 홍보대사로 소지섭, 재규어 F타입 쿠페는 가수이자 레이서인 김진표를 임명했다. 현대자동차는 축구선수인 김남일과 이동국을 그랜저 디젤버전과 신차 AG의 모델로 내새웠다.

자동차 회사들이 스타마케팅을 했던 사례는 수없이 많다. 영국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은 재규어 F타입의 모델이며, 과거 프랑스의 여배우 소피 마르소는 북경모터쇼 시트로엥 부스에 모습을 드러냈었다. 닛산 큐브는 가수 이효리가 소유했던 것으로 유명해 한때 ‘효리차’로 불리기도 했다. 이런 스타마케팅 빈번히 사용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자동차 메이커들은 스타들이 구축해 놓은 이미지를 개별 모델에 적용해 소비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고, 스타들에게는 얼굴을 알리는 계기이자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보이는 기회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산 벡스코를 찾는 관람객들이 모터쇼에서 슈퍼카를 보는 것 그리고 향후 자동차 회사들의 미래방향에 대해 예측해 보고 신차를 관람하는 것보다 슈퍼스타를 보고 싶어 할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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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드매거진 sjlee@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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