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들급 어드벤처 시장이 갑작스레 불타오르기 시작한 이후 각 브랜드에서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를 발빠르게 진행했다. 여기서 예상보다 빠른 대응을 보여준 브랜드가 있으니 바로 두카티다. 지난 2019년 EICMA에서 스크램블러를 기반으로 한 스크램블러 데저트X 콘셉트를 선보이더니 이듬해인 2020년 두바이 엑스포 현장에서 데저트X의 양산형을 세계 최초로 공개하고 지난해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갔다.

외관에서는 ‘두카티가 랠리에 나갈 작정인가?’라는 생각이 들만큼 본격 오프로드 모터사이클의 모습을 담고 있다. 두카티 역시 1980~90년대 파리-다카르 랠리를 주름잡던 모델들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힐만큼 이 모델의 지향점은 외관에서 너무나 분명히 드러난다. 높게 솟은 윈드스크린과 프로텍터를 더한 헤드라이트, 스탠딩 포지션에 적합한 핸들바를 비롯한 차체 구성들, 거침없이 오프로드를 내달릴 수 있게 만드는 앞 21인치, 뒤 18인치 조합의 스포크휠과 스키드 플레이트 등 구성 면면에서 오프로드를 위해 태어난 모델임을 보여주고 있다.

오프로드 모델인 만큼 서스펜션 역시 노면의 충격을 잘 걸러줄 수 있어야 하는데, 데저트X에는 앞에 KYB 46mm 역방향 텔레스코픽 포크가 적용되는데, 기본적으로 작동범위가 230mm로 일반적인 어드벤처 모델보다 훨씬 클 뿐만 아니라 압축, 신장, 예압을 모두 조절할 수 있는 풀 어저스터블 방식이 적용되어 다양한 노면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뒤 역시 KYB의 모노 쇼크 업소버가 적용되며, 220mm 작동 범위에 모든 요소를 변경할 수 있는 풀 어저스터블 방식이다. 여기에 어지간한 노면의 장애물은 가볍게 넘어갈 수 있도록 250mm의 지상고로 구성했다. 브레이크는 앞에 브렘보 M50 모노블럭 캘리퍼를 좌우 양쪽으로, 후면에는 브렘보 2피스톤 캘리퍼를 한쪽에 장착해 온로드와 오프로드 모두에서 우수한 제동력을 발휘하도록 했다.

처음 콘셉트 모델은 스크램블러를 기반으로 제작됐지만, 장거리 주행에서도 뛰어난 신뢰성과 우수한 엔진 열 관리가 이뤄져야 하는만큼 방향을 바꿔 테스타스트레타 11° 엔진을 선택했다. 937cc 수랭 2기통 엔진은 최고출력 110마력/9,250rpm, 최대토크 92Nm/6,500rpm의 성능을 내며, 몬스터나 멀티스트라다 V2에 먼저 적용됐던 만큼 개선점들이 모두 반영되어 변속에서의 마찰을 줄이고 조작의 정밀함과 부드러움을 향상시켰다. 여기에 엔진 무게 역시 이전에 적용됐던 것보다 1.7kg 줄여 차량 전반의 경량화에도 기여한다.

다양한 환경을 주행할 수 있는 모델이라면 각 환경에 맞는 최적의 설정이 필요하다. 두카티는 이 점을 고려해 데저트X에 4단계의 출력모드와 함께 6종의 라이딩 모드를 탑재했다.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스포츠, 투어링, 어반, 웨트 외에도 오프로드에 익숙하지 않은 라이더를 위한 엔듀로 모드와 오프로드에 숙련된 라이더를 위한 랠리 모드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주행 과정에서의 안전을 위해 보쉬 관성 측량 장치(IMU)를 기반으로 하는 엔진 브레이크 제어(EBC), 두카티 트랙션 컨트롤(DTC), 두카티 윌리 컨트롤(DWC), 두카티 퀵 시프트(DQS), ABS 코너링 등 다양한 전자 제어 기능이 탑재된다. ABS 코너링의 경우 3단계로 설정 가능하며, 오프로드에 특화된 엔듀로 및 랠리 모드에서는 ABS 코너링을 비활성화시킬 수도 있다.

계기판은 랠리용 모터사이클에서 볼 수 있는 내비게이터 느낌의 5인치 세로형 TFT 풀컬러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는데, 이는 스탠딩 포지션에서도 주행 정보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라이더는 스탠더드와 랠리 2개의 표시 모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스탠더드는 주행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표시하고, 랠리 모드의 경우 트립 마스터 기능을 사용해 마치 랠리 모터사이클처럼 트립 마스터를 수동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두카티 멀티미디어 시스템이 탑재되어 스마트폰을 연결해 음악 재생이나 전화 수신 및 발신 등을 사용할 수 있다.

헤드라이트와 주간주행등, 방향지시등, 후미등 모두에 LED가 적용되어 뛰어난 광량을 제공해 안전성을 높이며, 후미등에는 급제동 시 비상등을 점멸시켜 후행 차량에 경고를 보내는 두카티 브레이크 라이트 시스템을 더해놓았다. 또한 장거리 주행을 선호하는 라이더라면 옵션으로 차량 후면에 8L 보조 연료탱크를 장착해 탑재 연료량을 늘릴 수 있으며, 보조 탱크의 사용은 계기판에서 선택할 수 있다. 앞뒤 스포크휠은 동급에선 보기 드문 튜브리스 방식이 적용되어 있어 타이어 펑쳐가 발생했을 때 보다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다.

어드벤처 시장이 점차 확대되어가는 가운데, 실용성에 초점을 맞춘 미들급 어드벤처의 시장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수많은 선택지들 중 랠리 모터사이클의 외관에 신뢰성 높은 수랭 엔진, 그리고 오프로드에 대응할 수 있는 구성과 각종 장비들까지 두루 갖춘 두카티 데저트X라면 거친 길도, 그리고 그 거친 길까지 가는 온로드에서의 여정까지도 함께 달릴 수 있는 믿음직한 파트너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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