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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의 2021년, 달라지는 모터사이클 시장을 전망하다클래식 열풍 이어지는 가운데 전동화로의 전환, 그리고 BMW와 할리의 맞대결
  • 라이드매거진 편집부
  • 승인 2020.12.3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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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변화의 시기와 형태는 그때그때 다르지만, 지속적으로 변화의 과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때는 최고속도를 놓고 치열하게 접전을 펼친 적도 있었고, 그 후에는 최고출력을 놓고 대결하기도 했다.

혼다는 PCX에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했다

BMW는 모터사이클용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개발, 곧 양산 제품에 반영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모터사이클에 탑재되는 첨단 기능을 놓고 누가 더 많은 기능을 탑재하는지, 누가 더 첨단 기능을 탑재하는지에 대해 경쟁하고 있다. 혼다는 모터사이클 최초로 PCX에 하이브리드 동력계를 적용하는가 하면, BMW는 모터사이클 최초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술을 탑재한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고, 할리데이비슨은 전기 매뉴얼 모터사이클 라이브와이어의 본격 시판을 앞두고 있다.

이처럼 끊임없이 변화하는 모터사이클 시장, 과연 2021년 새해에는 어떤 모습이 펼쳐질까? 2020년을 되짚어보며 미래를 예상해보았다.

 

코로나도 막지 못한 성장세

2020년은 코로나바이러스가 모든 것을 집어삼켰다. 산업 전반은 물론이고 문화, 우리의 일상까지도 말이다. 모터사이클 산업 역시 상당수 브랜드가 공장을 폐쇄해야 했으며, 도시 봉쇄로 인한 판매량 감소에 부딪히기도 했다.

이로 인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의외로 감소세가 낮았다. 혼다의 경우 2020년 2분기 결산 보고서에서 전 세계적으로 5.6%의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일본 내수 시장과 유럽에서의 판매 성장이 북미, 아시아, 그 외 지역에서의 손실을 만회한 것. 북미 시장에서도 0.9%의 실적 감소만을 보여 팬데믹으로 인한 충격은 예상한 수준을 넘어서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BMW 모토라드 역시 유럽 지역 곳곳의 봉쇄 조치에도 불구하고 –17.7%라는 예상보다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오히려 봉쇄가 풀린 6월에는 프랑스, 베네룩스 3국, 포르투갈 등에서 전년 대비 50% 넘는 성장세를 보였으며,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도 17.3%의 판매 성장으로 팬데믹으로 인한 손실을 메워가고 있는 모습이다. 이 밖에도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팬데믹으로 인한 손실을 봉쇄 이후의 높은 판매를 통해 회복해가고 있는 상황이다.

배달 시장의 급증에 레저 수요까지 늘어나며 모터사이클 판매량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시장은 어떨까? 사회적 거리두기와 재택근무 등 비대면 문화 확산에 따라 배달 산업이 급성장하며 125cc 스쿠터의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났음은 쉽게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스쿠터 외 다른 장르들도 생산량 감소로 인한 물량 부족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실제 2019년과 2020년 상반기 이륜차 신고현황 통계를 살펴보면 1월부터 6월까지 신고된 이륜차의 수가 전년 대비 늘었으며, 그 중 자가용 부문의 260cc 이상 대형 이륜차 등록 숫자가 약 15,000~20,000대 가량 증가했음을 볼 수 있다. 근래 늘어나고 있는 배달대행업의 경우 막대한 보험료 등으로 인해 125cc 스쿠터에 치중된 점을 고려한다면 대부분 배달용보다는 레저용으로 볼 수 있다.

미국에선 팬데믹 상황에도 혼다 오프로드 모터사이클 판매량이 2배 이상 급증했다

이는 팬데믹으로 인해 상당수 여가활동이 제한된 것에 따른 반사효과로 보인다. 미국 시장의 경우 2020년 1분기 판매량이 오히려 전년 대비 18.9% 증가했는데, 특히 오프로드 모터사이클이 2배 이상의 판매량을 보였다고 한다.

이에 대해 한 외신에서는 팬데믹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요구되는 만큼, 사람들이 이에 부합하는 취미활동인 모터사이클로 눈을 돌린다고 보았다. 모터사이클 자체의 해방감과 함께 타인과 함께하기보단 혼자 즐기는 취미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게 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어지는 클래식 열풍, 그리고 할리 vs BMW

최근 수년간 모터사이클 시장의 흐름을 이끌어온 건 레트로, 클래식 열풍이다. 소수만이 즐기던 것에서 BMW의 R 나인티를 시작으로 인기가 폭발하며 브랜드마다 각자의 색깔을 담아낸 클래식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트라이엄프나 로얄엔필드처럼 클래식 모터사이클을 주력으로 하는 브랜드들 역시 국내에 속속 선보이며 이러한 열풍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2021년에도 전반적인 시장 흐름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각 브랜드들에서 2021년 신제품 소식을 전하고 있는 가운데, 획기적이라 할 정도의 신모델을 내놓기보단 기존 모델의 업그레이드 정도만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새로 적용되는 유로 5 환경규제 대응이 맞물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런 와중에 일부 브랜드에선 재밌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바로 할리데이비슨과 BMW다. 크루저로 유명한 할리데이비슨은 새롭게 어드벤처 장르를 선보이고, 어드벤처 시장의 강자인 BMW는 새로운 크루저 모델로 도전장을 내밀어 양 사가 격돌을 앞두고 있다.

할리데이비슨 팬 아메리카

할리데이비슨은 과거 뷰엘 브랜드를 통해 자사의 V트윈 엔진을 얹은 스포츠 모델을 선보인 바 있지만, 할리데이비슨 브랜드로 크루저의 색을 완전히 지운 다른 장르의 모델을 출시하는 건 근래에는 없었던 일이다.

단순히 새로운 시장의 도전으로만 보기엔 그 이면에 할리데이비슨이 처한 위기상황이 있다. 지난 2020년 여름, 할리데이비슨은 2분기에 27%의 매출 감소로 9,200만 달러의 손실을 보았다고 밝혔다. 2019년 같은 기간 동안 1억 9,560만 달러의 수익을 거뒀음을 생각하면 어마어마한 손실인 것이다. 새로운 할리데이비슨의 CEO 요헨 자이츠는 전체 인력의 14%인 700여 명 감축, 핵심 제품에 대한 집중, 모델 라인업 30% 축소 등의 계획을 밝혔다. 전 CEO 매튜 레바티치의 주도로 개발된 라이브와이어를 비롯한 다양한 신제품들은 다행이 감축의 칼날을 피할 수 있었다.

감축의 위기에서 벗어난 라이브와이어의 출시가 임박했다

이에 대해 한 외신은 “할리데이비슨의 판매량 감소는 지속적인 감소세에 있었다”며 최근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의 모터사이클(그리고 자동차까지)에 대한 무관심, 라이더의 노령화, 다른 제조사와의 경쟁 심화 등이 원인이라는 것.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우버, 리프트(Lyft) 등과 같은 새로운 이동수단이 계속 등장하는 상황에서 미래의 라이더에게 할리데이비슨을 구매해야 하는 강력한 이유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신시장 개척으로 위기를 돌파한다는 계획을 세운 할리데이비슨은 어드벤처 모델인 팬 아메리카를 오는 1월 중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에 공개할 예정이다.

BMW R 18

BMW의 행보도 독특하다. 과거의 뼈아픈 기억 중 하나였던 크루저 카드를 다시 꺼내 든 것이다. 예전 BMW는 R 1200 C를 통해 크루저 장르에 도전한 바 있으나 할리데이비슨과 인디언과 같은 전통적인 크루저 브랜드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결국 단종시킨 바 있다. 이를 BMW의 문제만으로 보긴 어려운 것이, 일본 브랜드들 역시 크루저 라인업을 조금씩 축소시키거나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선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전통 브랜드들에 대한 높은 충성심도 실패의 요인 중 하나로 여겨진다.

길고 낮은(Long & low) 스타일로 기존 크루저 마니아들을 정조준하고 있다

이후 한동안 BMW 모터사이클 라인업에서 크루저 장르를 찾아볼 수 없었으나, 올해 초 새로운 엔진을 탑재한 R 18을 선보이며 크루저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다만 이번 신형에서는 새로 개발한 1,802cc 대형 박서 엔진을 도입하며 과거에 놓쳤던 소비자가 원하는 부분을 정확히 짚어냈다. 또한 롤랜드 샌즈와 같은 유명 커스텀 업체들과 손잡고 다양한 커스텀 모델과 커스텀 파츠를 함께 선보이는 등 BMW답지 않은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기존 크루저를 선호하던 세대들이 이제 점차 노령화되어가는 상황에서 새로운 고객층으로 떠오르는 밀레니얼 세대를 잡기 위한 것으로, ‘올드’한 이미지의 할리데이비슨을 겨냥해 결이 다른 새로운 크루저로 고객들에게 어필하려는 것으로 추측된다.

두 브랜드가 본격적으로 맞부딪히는 형세가 된 2021년, 과연 승자와 패자가 어떻게 나뉘게 될지 앞으로가 주목된다.

이탈리아 브랜드 에너지카의 모터사이클 충전 모습. 국내에선 전기 모터사이클이 공공 충전소를 이용하는 건 불가능하다

 

전동화로의 첫 걸음을 내딛다

모터사이클 시장은 자동차 시장에 비해 변화가 느리다. 테슬라를 필두로 여러 브랜드에서 전기차를 선보이고 있고,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상당한 숫자들이 매년 판매되는 것과 달리, 모터사이클은 스쿠터를 중심으로 전동화 모델이 선보이긴 했지만, 자동차 시장에서의 움직임에 비하면 아직 한참이나 부족하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구조상의 차이다. 자동차에 비해 허용되는 공간이 매우 한정적이어서 자동차에 도입되는 신기술을 가져와 적용하려고 해도 부품의 소형화가 함께 병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ABS의 경우도 모듈이 소형화된 이후부터 모터사이클에 본격적인 보급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자동차에서는 보편화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이 모터사이클에는 이제 막 도입될 예정이라는 점을 봐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라이브와이어의 배터리는 프레임 안쪽에 배치했다.

배터리가 노출될 경우 부식이나 파손 등 안전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최대한 외부와 차단되는 곳에 배치한다

 

전동화의 경우는 더더욱 공간의 제약을 많이 받는다. 가장 큰 공간을 차지하는 배터리의 경우 자동차는 바닥면 아래 플랫폼을 활용해 배터리를 충분히 장착할 수 있지만, 모터사이클은 자동차와 달리 여유 공간이 거의 없고, 프레임 등의 구조를 활용하기엔 공간 뿐 아니라 안전성의 문제도 있어 쉽지 않은 일이다.

할리데이비슨은 각 딜러마다 고속 충전기를 배치해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하나의 문제는 충전 인프라의 부족이다. 자동차 시장은 규격화된 충전 포트를 통해 후발 주자들도 기존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지만, 모터사이클은 이 논의에서 완전히 배제되어 버려 공공 충전소 이용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가정용 220V 전원을 이용해 차량을 충전해야 하지만 아파트 생활이 많은 국내 주거 특성에서 공용 전기를 몰래 사용하는 게 아니라면 충전도 쉽지 않은 일. 이렇다 보니 지방에서는 전기 모터사이클의 사용 빈도가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많은 이용이 이뤄져야 할 도심에서는 찾아보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혼다 PCX 하이브리드

하지만 모터사이클 제조사들도 전동화의 바람을 피할 수 없는 상황. 업체들은 나름의 방법으로 전동화를 준비하고 있다. 혼다의 경우 일본 브랜드답게 완전 전동화 모델과 함께 보다 현실성 있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함께 내세워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다.

할리데이비슨 라이브와이어

할리데이비슨과 BMW는 하이브리드 대신 완전한 전동화로 가닥을 잡은 모습이다. 할리데이비슨은 오랫동안 준비해온 전기 모터사이클 라이브와이어의 본격 시판을 앞두고 있다. 충전에 대한 고민을 덜기 위해 각 딜러마다 고속 충전기를 비치할 예정이라고 한다.

BMW 모토라드 DC 비전 로드스터

BMW는 상황이 훨씬 나은 편. 몇 년 전 선보인 C 에볼루션을 통해 쌓은 경험이 있고, 자동차와 공유할 수 있는 전용 충전기가 곳곳에 비치되어 있어 앞으로 나오는 제품들도 이러한 인프라를 적극 활용할 것이다. 아직 양산 모델의 형태가 완전히 드러나지는 않았으나 비전 DC 로드스터를 비롯해 디피니션(Definition) CE 04, 비전 넥스트 100 등 다양한 형태의 콘셉트 모델을 선보여온 만큼 전동화에 있어 가장 발 빠른 전환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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