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하는 XSR시리즈를 비롯한 이른바 Faster Sons 프로젝트를 활용해 다양한 스포츠 헤리티지 모델을 만들어 내고 있다. 대표적인 XSR시리즈의 경우는 700과 900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지향하는 바는 조금씩 다르다.

선발주자였던 XSR700의 경우 MT-07을 원형으로 60년 역사의 야마하 전통을 충분히 담아낸 스포츠 헤리티지 바이크를 목적으로 태어났다. 거기에 더욱 강력한 하드웨어를 장비한 MT-09를 베이스로 한 XSR900은 고성능이라는 이점을 가지고 더 많은 마니아까지 흡수할 수 있었다. 

야마하는 신야 기무라와 롤랜드 샌즈를 포함해 유명 바이크 빌더와 협력해 충분한 역량을 투자했다. 지금 판매 중인 XSR900이 결과물이다. 묘한 조합에도 대중의 반응은 상당히 좋다. 그리고 야마하는 이에 더욱 레이시한 ‘스포츠 클래식’ 색채를 부여하기 위해 독특한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다. 

먼저 함께한 파트너 Abarth에 대해 알아보자. Abarth는 열정 가득한 오스트리안 천재 드라이버 Karl Abarth가 1949년에 설립한 회사다. 개발, 제조는 물론 양산까지 약 60년 이상을 스포츠카 경주에 함께했다. 오로지 레이싱에 대한 열정으로 뭉친 회사라는 뜻이다.

1971년 FCA 그룹에 합류했으나 2007년에 다시 독립해 지금은 피아트와 함께 다양한 매력적인 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다. 또한, 모비스타 야마하 MotoGP팀의 공식 스폰서 중 하나이며 그런 이해관계 덕에 이런 협업 모델이 탄생한 것이다.

이 모델은 야마하가 생산하는 정식 커스텀 모델이라는 점이 독특하다. 정확히 말하면 튠-업된 바이크이기는 하지만 이탈리안 디자인이 가미된 야마하만의 카페레이서를 가지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엔진은 850cc 3기통이다. 트랙션 컨트롤과 어시스트/슬리퍼 클러치를 기본 장비해 강력한 후륜 출력에 대응한다. 완벽한 레이싱 바이크가 아니기 때문에 일상 영역에서의 불확실한 노면과 접지력에 대한 좋은 대비책이 될 것이다.

라이더의 입장에서 볼 때, XSR900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라이딩 포지션이다. 스포츠 라이딩에 기반을 둔 카페 레이서 스타일의 라이딩 포지션은 XSR900에 대한 여유로운 감각은 완전히 잊을 수 있게 만든다. 낮게 구부러진 핸들바가 자연스레 탑승자의 허리를 낮추고, 긴 연료탱크와 백스텝이 바이크 위에서의 스포티한 움직임을 재촉한다. 빠르게 달리기 위한 기본자세다.

연료탱크 라인부터 수평으로 뻗은 싱글 시트 끝의 테일섹션은 클래식 레이서를 떠올린다. 꽁지가 바짝 치켜 올라간 요즘 스포츠 바이크와는 확연하게 구분되는 멋이다. 비키니 카울 또한 클래식 바이크만의 심플한 터치를 그대로 유지했다. 고급스러운 스웨이드 소재 솔로 시트의 디자인은 물론 모든 탄소섬유로 만든 외장 파츠는 Abarth 특유의 콤팩트 스타일 아래에서 새롭게 제작됐다.

Abarth는 전반적인 스포츠 느낌을 중시해 심지어 번호판 가드와 휀더까지 일일이 수정했다. 필요에 의해 경량화했던 원래 카페레이서의 철학에 맞게 손댄 것이다. 배기 시스템으로는 티타늄 더블 머플러를 장착해, 한층 강력해진 가속력은 물론 카랑카랑한 배기음을 연주할 것이다.

이 바이크의 연료탱크에는 Abarth 로고가 상징적으로 그려져 있다. 전체 컬러는 독특한 그레이/레드 컬러의 조합이 어디서든 눈에 띄게 한다. 디자인 포인트는 60년대의 레이싱 스타일에서 영감을 얻었으며, 섀시와 엔진 등 성능관련 부품은 야마하 MT-09나 XSR900이 가진 최신 기술 그대로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 모델은 한정판 에디션이다. 총 695대만 만들어 판매하며, 한정판을 뜻하는 알루미늄 플레이트에 생산 번호를 새겨넣어 준다. 판매 방식도 독특한데, 자신들의 온라인 페이지에 첫 등록한 95명까지만 접수를 받아 VIP Abarth Experience에 초대하고, 나머지 600명에 대해서는 야마하딜러를 통해 판매할 예정이다. 

야마하는 XSR900에도 정품 액세서리를 추가 발매해 에디션처럼 꾸밀 수 있도록 다양한 파츠를 제공할 것이라고 한다. 그들은 이외에도 의류 컬렉션이나 라이프스타일 제품도 판매할 예정이다.

혼자서도 먹고 살만 한 기업이 눈치 보며 콜라보레이션을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원 플러스 원 이상의 부가 효과를 누리려는 것이다.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는 대신 필요한 것을 가져오겠다는 의도다.

이를테면 뛰어난 생산성을 가진 대량 양산 모델 XSR900에 부족한 것은 스포츠 헤리티지 카테고리에 걸맞은 이미지다. 여기에 정통성을 부여하기 좋은 캐릭터를 Abarth가 가지고 있고, Abarth 입장에서는 이미지를 떼어주는 대신 야마하가 가진 모터사이클 시장의 대중성과 유통망 등의 확장성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두 기업의 독특한 조합만으로 이미 이슈에 올라있는 XSR900 Abarth 프로젝트, 뜨거운 관심만으로도 이미 큰 목적은 달성한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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