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이 타고 다니는 차는 언제나 대중의 관심사다. 연예인, 재벌총수, 운동선수, 그리고 예술가까지 대중의 관심을 받는 사람이 어떤 차를 타고 공개된 석상에 나타나는지 항상 말이 나온다. 가격은 물론 한정판 모델인지 어느 부분을 튜닝했고 고쳤는지 주인공의 성격도 알 수 있기 때문에 관심사에 따라 이슈도 다양하다.

지난 6일 국내 재벌총수들이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많은 사람이 재벌 총수의 자동차에 관해 관심을 가졌고 어떤 차를 타고 나타나는지 궁금해했다. 총수들 역시 여론을 의식한 듯 대부분 국산차를 타고 국회에 들어왔다. 9명의 대기업 회장님이 타는 차는 어떤 모델인지 한데 모아봤다.

단순히 가격으로만 봤을 때 가장 저렴한 차를 타고 온 사람은 LG그룹 구본무 회장이다. 기아차 대표 미니밴 카니발 하이리무진을 타고 왔는데 슬라이딩 도어 뒷좌석에서 내려 청문회 장소로 들어가는 모습이 사뭇 색다르다. 카니발 하이리무진은 카니발 모델 중 가장 비싼 트림이다. 여러 가지 옵션을 다 더하면 5천만 원을 훌쩍 넘는 가격이지만 이날 등장했던 회장님 중 가장 저렴한 자동차였다. 

그다음으로 저렴한 차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타고 온 쌍용차 체어맨 W 카이저다. 2007년 전무로 승진한 뒤 9년간 현대차 에쿠스를 이용하다가 작년에 차를 바꿨다. 이후 줄곧 업무용 차로 체어맨을 이용하고 있다. 체어맨 W 카이저는 5천만 원 중반부터 시작해 최대 1억 1,000만 원까지 가격이 책정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이 부회장의 차는 가장 높은 등급으로 V형 8기통 5.0리터 가솔린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306마력을 발휘한다. 연비는 복합기준 리터당 7.5km다.

이후 대부분의 총수는 현대차 플래그십 모델 EQ900을 타고 나타났다. 9명 중 절반에 해당하는 5명이 타고 왔으며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과 GS그룹 허창수 회장, SK 최태원 회장은 롱보디 버전의 EQ900L을 타고 국회에 들어왔다. 길이에서 차이를 보일 뿐 5명의 총수는 모두 같은 등급의 차였다. EQ900 시리즈 중 최상위 버전으로 V형 8기통 5.0리터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에 최고출력 425마력, 최대토크 53.0kg.m를 뿜어낸다. 

한편, EQ900은 신형 모델의 이점과 법인차 규제 정책 등이 맞물리면서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까지 기록된 2016년 누적판매대수를 살펴봐도 2만2,000대를 넘기며 순항 중이고, 마땅한 국산 경쟁차도 없기 때문에 당분간 회장님들의 인기는 식지 않을 전망이다.  

다른 총수들과는 다르게 특별한 차를 타고 온 사람도 있다.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은 EQ900의 이전 모델인 에쿠스 VL500을 타고 왔고,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은 유일한 수입차인 메르세데스-벤츠 S600 롱을 타고 나타났다. 특히, 가격만 2억 6,900만 원에 육박해 9명 총수 중 가장 비싼 차를 타고 온 사람으로 기록됐다. S600 롱은 플래그십 모델 S클래스의 최상위 트림인 S600을 바탕으로 길이를 늘린 모델이다. V형 12기통 6.0리터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530마력, 최대토크 84.7㎏,m의 힘을 내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단. 4.6초면 충분하다. 복합연비는 리터당 6.7㎞다. 

이날 총수들이 타고 온 차량은 평소 그들이 소유하고 타고 다니는 것으로 알려진 모델보다는 많이 다운그레이드된 것이라 사람들은 평가했다. 이를 증명하듯 네티즌이 관련 기사마다 덧글로 평소 모 회장은 어떤 메이커의 어떤 모델을 즐겨 타는지 알려주기도 했다. 많은 사람이 미루어 짐작하듯 참석해야 하는 청문회장이 그리 즐거운 자리가 아니고 국내를 비롯해 많은 외신까지 관심을 집중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나름 소박한 선택을 했을 것이라는 평이 대부분이다. 청문회에 참석한 그들이 청문회장 말고 또 다른 공식석상에 어떤 메이커의 어떤 모델을 타고 등장하는지를 비교해 지켜보는 것도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또 다른 재미의 요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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