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오디오 전문 기업인 하만을 인수했다. 가격은 주당 112달러로 총액은 80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9조3,000억원에 육박한다. 삼성은 하만 인수를 통해 단순히 오디오 분야를 넘어 커넥티드카 사업에도 한 걸음 다가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전장사업 분야에서도 우위를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하만은 JBL, 하만 카돈(Harman Kardon)을 비롯해 마크 레빈슨(Mark Levinson), AKG 등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를 가진 거대 기업이다. 카오디오에서는 뱅앤올룹슨, 바우어앤윌킨스 등 고급 브랜드까지 갖고 있어 완성차 회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 결과 전 세계 시장점유율 41%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오디오를 만드는 기업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하만은 커넥티드카용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 텔레매틱스(Telematics), 보안, OTA(무선통신을 이용한 SW 업그레이드) 솔루션 등 전장사업 분야에도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룹 내 총 매출 중 65%가 전장사업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커넥티드카와 카오디오 사업은 연 매출의 약 6배에 달하는 240억달러 규모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어 자동차 업계에서 영역을 넓히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역시 이 점을 파악하고 거대 기업인 하만 인수에 박차를 가했다. 당초 프랑스 오디오 기업 포칼 인수설이 나돌았지만 이번 하만 인수를 통해 소문은 일단락됐다. 삼성은 하만의 전장사업 기술과 시장을 바탕으로 커넥티드카 관련 사업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풀이된다. 참고로 커넥티트카 관련 전장시장은 연평균 9%의 고속 성장을 하고 있으며 하만의 경우 지난해 450억달러에서 2025년 약 1,0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만큼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커넥티드카용 전장시장에서 삼성은 미리 플랫폼을 선점해 애플과 같은 경쟁회사 대비 밀리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완성차 회사와의 협업을 통해 미래 자율주행차 및 소프트웨어 기반 전장사업에서도 비중 있게 다가갈 예정이다. 직접 완성차를 만들지는 않지만, 본격적인 자동차 관련사업에 뛰어든 셈이다. 하만이 다져놓은 기반을 바탕으로 높은 IT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이 거대한 플랫폼인 자동차를 통해 다시 한 번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5G통신과 인공지능(AI), 음성인식 등 부품 및 UX 기술과 배터리, OLED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력을 갖고 있는 회사답게 향후 커넥티드카 발전 속도에 있어서도 빠르게 올라갈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은 “하만이 보유한 전장사업 노하우와 방대한 고객 네트워크에 삼성의 IT와 모바일 기술, 부품사업 역량을 결합해 커넥티드카 분야의 새로운 플랫폼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하만의 주주와 주요 국가 정부기관의 승인을 거쳐 2017년 3분기까지는 인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후 인수가 완료되면 삼성전자의 자회사로서 현 경영진에 의해 운영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전장사업팀을 중심으로 하만 경영진과 긴밀히 협력해, 신성장 분야인 전장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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