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차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투박하기만 하던 상용차에도 친환경적인 요소가 더해지고 일반 자동차에 들어가는 신기술이 대거 적용되고 있다. 불안하고 매연만 내뿜고 다니던 상용차의 이미지는 옛말이 되어가고 있다.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상용차 관련 소식. 최근에는 안전과 자율 주행 기술에 관련된 소식이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친환경 상용차로 초점이 옮겨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상용차 박람회에는 다양한 친환경 상용차가 등장했다. 다양한 브랜드가 친환경 상용차를 만들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트럭이 속해 있는 다임러 AG는 이미 오래전 친환경 상용차 개발에 힘써왔다. 특히 주목을 받고 있는 트럭은 바로 ‘어반 e트럭’. 이 트럭은 세계 최초로 26톤급 대형 트럭에 순수 전기 파워트레인을 접목한 모델이다. 125kW의, 약 51.0kg.m 성능을 발휘하는 전기모터 2개가 탑재되고 212kWh 대용량 배터리가 적용됐다. 이를 통해 1회 충전으로 최장 200km까지 달릴 수 있다. 어반 e트럭은 아직 구체적인 상용화 단계에 이른 것은 아니지만 상용차의 미래를 제시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실제 도로를 누비며 시험 주행을 마친 트럭도 있다. 다임러 트럭의 중소형 순수 전기 트럭인 ‘후소 e칸터(Fuso eCanter)’ 3세대 모델이다. e칸터의 경우는 포르투갈에서 1년간 다양한 실제 운송 조건에서 시험 운행을 거쳤다. 시험 운행 결과 동급 디젤 트럭보다 약 30%의 유지 관리 절감뿐만 아니라 1만km 주행 시 약 1000유로의 연료비가 절약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델은 약 7.5톤 급 트럭으로 최고출력 150kW의 힘을 발휘하는 전기모터가 탑재됐다. 용도에 따라 42~84kWh 용량의 배터리를 적용할 수 있고, 70kWh 배터리를 장착할 경우 1회 충전으로 1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다임러 AG가 공개한 순수 전기 상용차는 트럭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지능형 자동화 기술을 적용한 순수 전기 대형 밴 ‘메르세데스-벤츠 비전 밴(Vision Van)’도 있다. 이 모델의 경우에는 지능형 자동화 기술의 적용으로 높은 업무 효율과 시간 단축이 중요한 밴 운송 시장에서의 미래의 기준을 제시한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원샷 적재(One Shot Loading)’ 개념이 적용돼 자동 적재 시스템을 통해 짐을 적재하고, 루프에 탑재된 최대 반경 10km 내에서 운용 가능한 드론 2대를 통해 최종 배송이 가능하다. 비전 밴은 75kW 전기 모터로 움직이며 1회 충전으로 279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르노삼성자동차도 친환경 트럭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르노의 1톤 트럭인 마스터 픽업에 캉구 Z.E.의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탑재한 1톤 전기트럭을 내놓을 예정이다. 르노삼성차는 내년쯤 전기 콘셉트 카를 공개하고 2019년까지 실 모델을 선보인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캉구 Z.E.에 탑재되는 전기모터는 최고 60마력, 약 23.kg.m의 힘을 발휘할 수 있고, 22kWh 용량의 배터리가 적용되어 있다. 로노삼성차는 이 파워트레인을 기반으로 성능을 높이고, 1회 충전으로 250km 이상 달릴 수 있도록 개발될 예정이다. 현대와 기아가 독식하고 있는 1톤 트럭시장에 전기트럭을 내놓는다면 분명 새로운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도 친환경 상용차인 ‘수소버스(FC버스)’를 상용화할 예정이다. 이 모델은 실제 운용을 위해 각종 테스트를 마치고 내년 초부터 일본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우선적으로 내년 2대를 판매하고, 교통국이 운행하는 노선버스로 사용된다. 또 토요타는 2020년 도쿄올림픽 및 패럴림픽을 대비해 도쿄를 중심으로 100대 이상의 FC버스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 FC버스는 타 브랜드들의 친환경 모델과 다르게 수소연료전지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모델이다. 히노자동차와 공동으로 진행해 개발됐다. 연료전지 자동차(FCV) ‘MIRAI’ 전용으로 개발한 ‘토요타 퓨어 셀 시스템’을 적용해 내연기관에 비해 에너지 효율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친환경 상용차의 등장은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다. 환경에 최대한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점과 운영 비용이 줄어든다는 점 때문이다. 과연 이런 친환경 상용차의 등장으로 앞으로의 상용차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상당히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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