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오는 신차는 눈에 띄는 변화를 찾기 힘들다. 세그먼트별로 맞춰진 패밀리-룩에 기존 디자인을 크게 바꾸기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보완하기 때문이다. 독일 프리리엄 브랜드를 중심으로 전체적인 흐름이 이와 같다. 때문에 자동차를 잘 모르는 사람은 몇 년 만에 완전히 변경된 신차를 봐도 “어디가 바뀐 거지?”라고 착각할 수도 있겠다.

요즘 추세라고 하지만 모든 차가 그런 것은 아니다. 밋밋한 흐름에 맞서 파격적인 변화로 시장의 재도약을 알리는 차들이 있다. 디자인은 물론 크기와 콘셉트, 심지어 이름까지 모두 고치며 새 출발을 알렸는데 실제로 효과도 좋다. 제2의 시작을 알린 완전변경 차 중 SUV 중심으로 모아봤다. 참고로 위에 있는 사진은 변경 전, 밑에 사진은 변경 후 신형의 모습이다.

렉서스 RX

렉서스 중대형 SUV RX는 4세대로 오면서 많은 변화를 거쳤다. 겉에서 보는 디자인부터 남다른 힘이 느껴진다. 렉서스의 최신 스핀들 그릴은 더욱 커졌고, 날렵하고 굵은 선을 이용해 역동적인 모습을 완성했다. 실내는 기존 모델과 같은 점을 찾아보기 힘들다. 운전자 중심의 센터페시아 구조였던 3세대와 달리 신형은 수평적인 직선을 강조해 더 넓고 광활해 보인다. 버튼 구성을 비롯해 아날로그 시계, 송풍구의 크기도 부쩍 커졌다.

RX는 1998년 출시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226만대 이상을 판매를 기록하며 전체 렉서스 판매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효자’모델이다. 그만큼 신형 모델에도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는 것이 이 회사의 설명. 구석구석 섬세한 마감과 질 좋은 소재가 이를 증명한다. 국내 판매도 긍정적이다. 2월 출시 이후 9월까지 총 632대를 팔아 ES, NX에 이어 국내 렉서스 판매 3위를 차지했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신형 RX다.

볼보 XC90

볼보차 XC90은 신형으로 오면서 고급스러운 느낌과 콘셉트에 역량을 집중했다. 1세대 모델이 믿음직한 SUV를 알렸다면 2세대 XC90은 보다 럭셔리한 이미지를 가져가겠다는 계획이다. 신형 XC90의 모습은 한눈에 봐도 감각적이다. 볼보 특유의 그릴과 테일램프 형상은 기존 XC90의 느낌을 잘 이어받았다. 그럼에도 차체를 키우고 헤드램프 및 사이드미러, 캐릭터 라인 등 과감한 변화를 통해 새로운 등장을 알렸다. 

실내는 신형 XC90이 나가고자 하는 방향이 잘 묻어있다. 터치스크린 패널과 풀 디지털 계기반은 지금까지의 보수적인 이미지를 버리기 충분하다. 금속 소재의 문손잡이를 비롯해 변속기 레버, 각종 버튼은 경쟁차종에서 볼 수 없는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여기에 편한 가죽시트와 진짜 나무, 고급 오디오 시스템 등 예전 모델과는 차원이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XC90은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된 지 4달밖에 안됐지만 총 387대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향후 XC90이 수입 SUV 시장에서 어떤 변화를 이끌어 낼 지 유심히 지켜봐야겠다.   

혼다 파일럿

혼다 파일럿의 변화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환골탈태다. 각을 살린 남성적인 이미지를 버리고 유연한 곡선으로 디자인한 파일럿은 요즘 대세인 레저용 패밀리 SUV로 다시 돌아왔다는 긍정적인 반응이다. 또한, 안락한 실내 디자인과 고급 소재, 최신 편의장치를 넣어 개성보다는 대중성에도 한층 가까워졌다. 

차의 성격을 바꿔놓은 신형 파일럿은 곧바로 판매량으로 드러났다. 작년 신형 파일럿을 국내 론칭하면서 혼다는 연간 500대 판매 목표를 세웠다. 이후 올 1월부터 9월까지의 판매량을 놓고 보면 총 492대를 기록하며 목표치를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연간 50대도 팔지 못했던 전 세대와 비교하면 큰 발전이다. 파일럿은 커다란 크기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가격, 저유가, 가솔린 SUV를 찾는 소비자에게 대안으로 몰리면서 높은 인기를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르노삼성차 QM6

과감한 변화는 기본, 이름까지 모두 고치며 파격적인 시도를 예고한 차가 있다. 르노삼성차가 내놓은 중형 SUV, QM6가 그 주인공이다. QM6는 기존 QM5의 후속 모델로 뼈대와 파워트레인, 디자인, 크기, 품질까지 모든 면에서 변화를 이뤄냈다. 기존 국산 중형 SUV와는 다른 감성을 내세운 QM6는 곧바로 소비자 반응으로 나타났다. 사전계약 8일 만에 월 목표 계약 건수를 초과 달성했고, 공식 영업일 기준 26일 만에 1만대 이상의 계약을 이뤄낸 것이다.

높은 인기 비결에는 세련된 디자인과 경쟁 차종에서는 볼 수 없는 신선한 옵션 구성이 한몫했다. 여기에 국내 중형 SUV 시장에서 새롭게 나온 신차인 만큼 많은 관심을 가졌고, 다양한 고급사양 및 감성품질을 인정받으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물꼬를 연 QM3를 비롯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QM6까지 르노삼성차 SUV 라인업은 지금도 순항중이다. 
 

<저작권자 © 라이드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