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Sports Utility Vehicle). 사전적 풀이는 ‘뛰어난 험로 돌파 능력을 바탕으로 활동적인 주행이 적합하도록 개발, 설계된 차량’을 뜻한다. 견고한 차체에 두툼한 타이어, 여기에 높은 전고 등을 갖춘 차종을 떠올리면 되겠다. 랜드로버 레인지 로버나 지프 그랜드 체로키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SUV라고 부르기 모호한 차가 시장에 여럿 등장하고 있다. 큰 틀에서는 SUV인데, 전고가 평균 이하로 낮은, 오프로드는 한평생 멀리해야 할 것 같은 그런 차 말이다. 타고 내리기 쉽고, 다루기 편한, 그러면서도 넓은 적재공간을 갖춘 도심형 SUV가 소비자에게 큰 호응을 얻으면서 만들어진 신개념 SUV라고 볼 수 있겠다.

기아차 니로. 출시 때부터 ‘SUV라고 볼 수 없다’는 혹평이 나돌았다. 낮은 전고가 문제가 된 것. 실제 경쟁 차종으로 꼽히는 쉐보레 트랙스(1,650mm), 르노삼성 QM3(1,565mm), 쌍용차 티볼리(1,600mm) 전고 중 니로의 높이(1,545mm)가 제일 낮다. 기아차 박스카 라인업인 쏘울(1,600mm)과 레이(1,700mm)보다도 낮은 수치. 그래도 국산 최초 하이브리드 SUV라는 점을 강조하며 독보적인 상품성을 홍보, 매달 2,000대가량이 판매되고 있다. 국산 소형 SUV 시장에서 쌍용차 티볼리 다음가는 판매량을 기록 중인 셈. 기본 적재용량은 427리터고, 60:40으로 폴딩되는 2열을 접으면 최대 1,420리터의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가격은 2,335~2,755만 원.   

시트로엥 C4 칵투스. 이 차의 전고는 1,480mm. 확실히 낮다. 해치백에 더 가까운 수치다. 실제 실내에 앉았을 때 느낌도 다르지 않다. 좋게 보면 어반 SUV란 슬로건에 딱 맞고 나쁘게 보면 무늬만 SUV인 셈이다. 그래도 2,490만 원부터 시작하는 합리적인 가격과 독창적인 디자인, 여기에 에어범프로 대두되는 신기술 등으로 출시 후 3달 만에 브랜드 판매량을 견인하는 모델로 우뚝 섰다. 2016년 7월 판매량 1대에서 8월 21대, 9월 134대로 매달 판매실적이 증가하고 있고, 무엇보다 올해 첫 시트로엥 브랜드 100대 이상 판매 모델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겉모양은 전통적인 SUV와 거리가 있지만, 도심형 SUV 수요층은 제대로 저격한 모델인 것.

미니 컨트리맨. 앞서 소개한 기아차 니로보다 딱 1mm 낮은 높이(1,544mm)를 보인다. 미니 모델 라인업 내에서는 키가 큰 편이지만, SUV 세그먼트로 나오면 미니 그 자체다. 얼핏 보면 덩치만 키운 미니 쿠퍼 같기도 하다. SUV다운 느낌이 덜하다는 얘기. 다행(?)인 점은 사륜구동시스템을 적용, 험로 돌파 능력을 향상했다는 것이다. 덕분에 엔진의 힘이 네 바퀴 모두로 전달되고, 노면 상황에 따라 동력 배분이 달리되어 부족함 없는 트랙션을 발휘한다. 결과적으로 꽤나 만족스러운 오프로드 주행을 할 수 있다. 2.0리터 디젤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112마력, 최대토크 27.5kg.m의 힘을 낸다. 가격은 4,360만 원.

메르세데스-벤츠 GLA클래스. 브랜드 SUV 라인업의 막내. 도심형 SUV를 지향하는 모델이기도 하다. 따라서 오프로드보다는 온로드 성능을 더 강조한다. 2.1리터 디젤 엔진에 7단 DCT를 맞물려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30.6kg.m의 힘을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은 기본 모델인 220d 기준 9.5초, 최고속도는 시속 205km다. 공기저항을 덜 받기 위해 전고도 1,510mm에 불과하다. 트림 라인업은 전륜 구동 모델인 200d와 사륜 구동 모델인 220d 4매틱으로 나뉘며, 고성능 모델인 45 AMG 4매틱도 준비되어 있다. 이 중 45 AMG 4매틱은 핫해치가 떠오를 정도로 SUV 특유의 이미지를 탈피한 느낌이다. 가격은 5,010~7,34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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