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치열한 시장 중 하나인 국내 소형 SUV 세그먼트에서 티볼리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2015년 출시 이후 지금까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티볼리는 창사 이래 첫 내수 5천대 판매 모델로 기록되며 이 회사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이미 수요가 높아질 대로 높아진 소형 SUV 시장에서 티볼리가 살아남는 이유는 무엇일까? 구원투수로 깜짝 등장해 회사의 위기를 구한 티볼리의 인기 비결을 살펴봤다.

티볼리의 등장은 절묘했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2011년 3월 기업회생 절차 종결 및 마힌드라와 M&A를 거쳐 다음 해 2월 차세대 소형 CUV 프로젝트 투자 이사회 승인을 거치게 된다. 이후 42개월의 연구개발 기간과 3,500억 원의 개발비를 투입해 만든 쌍용차 최초의 2.0리터 미만 소형 SUV가 나오게 됐다. 단일차종으로 연간 10만대가 넘는 쌍용차 최초의 볼륨모델로 경영정상화뿐만 아니라 향후 중장기 발전전략 달성에 있어 든든한 버팀목이 될 중요한 임무도 갖고 있었다.

작년 1월 티볼리가 세상에 나온 뒤 차를 바라보는 소비자의 반응은 극명하게 나뉘었다. SUV 모델을 잘 만들어온 쌍용차답게 기대된다는 의견과 경영난에 부딪힌 쌍용차가 과연 제대로 만들었을까하는 의견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전자 쪽으로 흘러갔다. 티볼리는 예상을 뛰어넘는 높은 인기를 얻으며 시장을 주도했다. 

출시 이후 지난 12월 글로벌 월간 판매가 2014년 4월(13,634대) 이후 20개월 만에 1만5천대를 넘어서며 최대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티볼리 효과로 내수판매도 지난 2003년 12월(11,487대) 이후 12년 만에 1만1천대를 넘겼다. 내수 누계 판매실적 역시 전년 대비 44.4% 증가한 9만9,664대를 기록하며 연간 실적으로는 2004년 이후 최대실적을 달성했다. 비록 회사의 막내 모델이지만 그 역할만큼은 다른 차종 못지 않은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낸 셈이다.

티볼리 인기 비결은 경쟁 차종대비 신차인 점과 합리적인 가격이 한 몫 했다. 여기에 초기 가솔린 출시 이후 디젤과 4륜구동 라인업, 크기와 실용성을 높인 티볼리 에어(롱보디 버전)를 잇따라 공개하며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힌 것도 꾸준한 인기 상승 요인이다. 직선을 강조한 간결한 디자인을 비롯해 차체가 낮은 소형 SUV라서 여성 운전자도 부담 없이 몰 수 있다. 투박할 것이라는 쌍용차 이미지를 지울 만큼 섬세하고 배려심 가득한 실내 및 편의품목 구성도 비결 중 하나다. 

이 같은 인기를 바탕으로 내수에서만 지난해 10월 5,237대가 판매되면서 쌍용차 창사 이래 첫 내수판매 5천대를 돌파한 모델로 기록됐다. 그 결과 당초 티볼리 브랜드는 2016년 내수, 수출 8만 5천대를 목표로 설정했으나 국내외에서 반응이 좋아 9만 5천대까지 판매 목표를 상향 조정한 상황.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판매 대수를 살펴보면 티볼리는 1만9천대 수준으로 2위인 기아차 니로(8,362대)를 약 1만1,000대 차이로 앞질렀고, 3위인 QM3와(6,073대)는 격차를 일찌감치 벌려놓았다. 엔트리 준중형 SUV 세그먼트에서는 티볼리 에어가 현대차 투싼 다음으로 많이 팔리면서 뒤를 바짝 따라 붙었다. 특별한 변수가 없으면 올해 판매 목표에는 큰 문제 없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올 4월 출시 이후 무섭게 따라오고 있는 기아차 니로를 비롯해 경쟁 브랜드 역시 부분변경과 에디션 모델을 공개하며 소비자 마음 돌리기에 나섰다. 그 결과 소형 SUV 시장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여기에 안정적인 노사관계 및 경영 정상화를 위한 내실을 탄탄히 준비해야 하고, 유럽 시장 흐름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비롯해 꾸준히 개선 추세를 걷고 있는 재무구조도 손실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에 쌍용차는 첨단 운전자보조기술을 대거 채택하는 등 상품성을 높인 2017 티볼리 모델을 출시하며 입지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17년형 모델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각종 주행 보조장치를 추가했다. 전방 차량과의 거리가 일정 수준 이하로 가까워지면 전방추돌경보시스템이 경고음을 울리고, 운전자가 제동을 하지 않을 경우 긴급제동보조시스템이 스스로 차를 멈춘다. 차선이탈경보시스템과 차선유지보조시스템도 유기적으로 움직여 원래 차선으로 차를 복귀시킨다. 상향등을 비추다가 맞은 편 차를 감지하면 자동으로 빛을 조정하는 스마트하이빔도 탑재했다. 쌍용차 구원투수 티볼리의 경기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향후 티볼리 브랜드가 쌍용차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다 줄지 유심히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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