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GT’는 1966년 르망24시를 제패한 GT40을 기념해 제작된 미드십 슈퍼카로 2002년 등장한 1세대에 이어 이번이 2세대 모델이다. 이번 2세대 모델은 GT40의 우승 50주년을 기념하고자 르망에 복귀했으며 명성에 버금가는 성과를 거두며 화려한 컴백무대를 가졌다.

미국산 슈퍼카의 자존심으로 통하는 포드 GT40은 50년 전인 1966년, 당시 르망24시를 주름잡으며 6년 연속우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한 페라리를 제치고 1,2,3 피니쉬를 만들어내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1969년까지 르망의 정상자리를 지켰던 GT40은 드라마틱한 스토리와 함께 미국 슈퍼카의 아이콘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다.

2002년 등장한 포드 GT 1세대는 GT40을 복사·붙여넣기 한 듯 오리지널의 특징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모델로써 클래식한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해 자동차 애호가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포드 GT는 14년 만에 2세대로 거듭나며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2세대로 거듭난 포드 GT는 여전히 미국적인 색채가 가득하지만 이전 세대에 비해 확연히 세련된 모습이 돋보이며, 공력성능 향상을 위해 다듬어낸 차체 형상이 특징적이다. 그중에서도 차체 전면에서 엔진룸을 지나 배기구를 향해 좁아지는 물방울 라인은 다른 어떤 슈퍼카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포드 GT만의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 또한 한정생산 500대 물량에 구매희망자 1만여 명이 몰려 자기소개서를 통해 구매자 선정을 거치는 등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이토록 인기 높은 포드 GT지만 르망 제패 50주년을 기념해 돌아온 만큼 완수해야 할 과제가 있다. 다시 한 번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한 르망 24시 우승이 바로 그것이다. 

현재 르망24시의 참가항목은 ‘LMP1’(르망 프로토 타입1)이라고 불리는 프로토타입 레이스카를 필두로 ‘LMP2’, 양산차를 베이스로 한 ‘LM GTE Pro’와 ‘LM GTE Am’(아마추어)으로 나눠진다. 따라서 양산차인 포드 GT는 LM GTE Pro 클래스에 참전했으며, 첫 우승과 연승행진을 이어갔던 66-69시즌의 영광을 기리기 위해 차량 4대에 엔트리넘버 66, 67, 68, 69번을 붙였다.

포드 GT가 참가한 GTE Pro 클래스에는 총 14대가 출전해 경합을 벌였으며 참가했던 모델로는 페라리 488 GTE(3), 쉐보레 콜벳 C7.R(2), 포르쉐 911 RSR 2016(3), 애스턴마틴 밴티지(2), 포드 GT(4) 등이 있다.

여러 강력한 모델들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건 과거 페라리와 포드의 경쟁을 떠올리게 만드는 ‘페라리 488 GTE’와 ‘포드 GT'였다. 예선에서 엔트리넘버 68번 포드 GT가 폴 포지션을 차지해 새로운 전설의 서막을 장식할 때만해도 우승에 대한 확신은 할 수 없었다. 차량의 한계치까지 몰아붙이며 24시간 내내 내구성을 검증받는 극한의 내구레이스이기에 여기저기서 발생하는 트러블이 다양한 경기결과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어진 본선에서도 포드 GT는 당당히 페라리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해 포드의 르망24시 제패 50주년을 완벽하고 성대하게 기념할 수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69번 모델은 3위를, 66번 모델은 4위를 차지해 이번 우승이 그저 우연이 아님을 증명했다. 과거의 명성을 되살려 또 다시 드라마틱한 역사를 써낸 포드 GT의 향후 활약이 기대된다.

한편, 블록제조회사 레고에서는 르망24시에 복귀하는 포드 GT를 기념하기 위해 실차의 1/3 크기로 축소한 레고모델을 제작했다. 상당한 크기를 자랑하는 만큼 많은 시간과 물량이 투입됐는데, 3주의 제작기간 동안 4만개의 블록이 사용됐다고 한다. 이번 이벤트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모델인 만큼 판매용은 아니며 경기가 열렸던 기간에 해당 경기장인 르망 라 사르트 서킷에 전시가 됐다. 이처럼 다양한 볼거리와 새로운 역사가 써지는 르망24시, 2017시즌도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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