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가 화끈한 행사를 열었다. 이름은 ‘렉서스 어메이징 익스프리언스 데이’, 긴 제목만큼 내용도 알차고 지루할 틈이 없었다. 다양한 렉서스 차종들로 슬라럼, 짐카나, 서킷을 원 없이 돌았고 그 속에서 렉서스가 말하는 어메이징 드라이빙의 진수를 느낄 수 있었다.

어메이징 익스피리언스 데이는 렉서스가 추구하는 와쿠도키(Waku-doki, 가슴두근거리는) 콘셉을 실현하기 위해 마련된 체험 프로그램으로 올 해 2년째를 맞이했다. 작년에는 고성능 스포츠 쿠페 RC 시리즈가 주를 이뤘는데 교육과 서킷주행을 포함 약 3시간 남짓 짧은 시간이 못내 아쉬웠다. 하지만 올해는 방식을 완전히 바꿔 체험 시간과 프로그램을 대폭 늘렸다. 체계적인 상품설명은 물론, 용인 스피드웨이 서킷도 15바퀴나 돌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부산모터쇼를 통해 공개된 렉서스 신형 GS와 함께 했기 때문에 더 없이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화려한 퍼포먼스 뽐낸 F시리즈

시작부터 심상치 않다. 오프닝 행사를 보기 위해 2층 패독으로 올라갔다. 웅장한 음악과 함께 멀리서 GS F가 달려온다. 화끈한 드리프트 쇼를 보인 뒤 곧바로 RC F도 드리프트 대열에 합류했다. 두 대의 F모델이 펼치는 현란한 기술과 자욱한 연기, 타이어 타는 냄새가 오감을 자극했다. 마지막으로 렉서스가 만든 고성능 슈퍼카 LFA가 빠른 속도로 질주하며 오프닝 세레머니를 마무리 했다. 본 행사가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정신을 쏙 빼놓는다. 자연스레 기대감도 한층 커진다.

SUV로 경험한 짐카나

가장 먼저, 장애물을 빠른 시간 안에 통과해 순위를 매기는 짐카나 체험을 했다. 콘과 콘 사이를 통과하는 슬라럼 구간과 8자 돌리기, 급차선 변경, 급제동까지 다양한 상황을 가정해 차의 균형과움직임을 알아 볼 수 있는 체험이다. 짐카나에 사용된 차는 렉서스 대표 SUV 모델인 NX와 RX가 준비됐다.

역동적인 주행이 많은 짐카나에 SUV가 괜찮을까? 괜스레 걱정이 든다. 하지만 막상 운전에 들어가니 두 차종은 모두 기대 이상의 날렵한 몸놀림을 보여줬다. 특히, NX 200t의 균형감이 꽤 인상적이다. 좌우로 급하게 돌려도 차는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했고, 작은 스티어링 휠과 낮은 무게중심이 만나 짐카나 기록 단축에 한 몫 했다. SUV하면 높고 큰 차체로 무게중심 안 맞거나 둔할 것 같았는데 이런 편견을 깨주기에 충분한 경험이었다.

달리는 즐거움을 주는 고급세단

잠시 숨을 고를 겸 서킷 주행에서 느껴볼 렉서스 GS 시리즈에 대한 상품설명 시간이 이어졌다. GS는 1993년 출시 이후 지금까지 약 62만대가 팔린 렉서스를 대표하는 준대형 세단이다. 이달 초 부산모터쇼를 통해 선보인 신형 GS는 2012년 출시된 4세대의 부분변경 모델로 한 층 파격적인 외관과 새로운 파워트레인 조합이 특징이다. 국내에는 다운사징 터보 엔진을 넣은 GS200t와 대배기량 가솔린 모델인 GS350,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GS450h, 최고출력 467마력을 뿜어내는 GS F까지 총 4가지 종류로 출시됐다.

특히, 달리는 즐거움을 추구하고자 마련된 차인 만큼 곳곳에서 역동적인 세팅이 눈에 들어왔다. 먼저, 용접 범위와 구조용 접착제를 확대 적용해 강성을 높였고, 퍼포먼스 댐퍼를 신규 장착해 주행 안전성을 키웠다. F-스포츠 모델에는 가변 제어 서스펜션과 스티어링 휠 조향각을 통합 제어하는 렉서스 다이나믹 핸들링이 기본 장착됐고, 트림별로 인공 배기음과 스포츠 플러스 버튼도 새로 추가됐다.

같은 듯 모두 다른 4대의 GS

본격적으로 신형 GS를 서킷에서 몰아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차종 별로 2바퀴씩 오전 오후 포함 총 15바퀴를 돌았다. 용인 스피드웨이 서킷 길이가 4.3km인 점을 감안하면 GS와 함께 약 65km를 달린 샘이다. 그것도 하루 종일 아주 빠르고 격하게 말이다.

GS의 달리기 실력은 수준급이었다. 파워트레인이 모두 다르지만 추구하는 성격과 질주 본능은 똑같았다. 크고 긴 차체가 무색할 만큼 쏜살같이 달려나갔고, 코너에서는 그 어떤 세단들보다 안정적인 자세로 차분히 돌아나갔다. 용인 스피드웨이 서킷을 질주하는 9대의 GS가 전혀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물 만난 물고기 마냥 용인 스피드웨이 서킷을 주름잡았다.

차종 별로는 조금씩 차이를 보였다. GS 350은 풍부한 출력이 시종일관 차를 여유롭게 몰아 붙이고, GS200t는 숫자가 무색할 정도로 박진감 넘치는 성능을 보여줬다. 의외의 실력과 함께 짜릿한 성능을 보여준 GS450h는 하이브리드 차는 원래 재미없고 조용할 것이라는 편견을 깨기에 충분했다. GS 시리즈 중 가장 강력한 GS F는 별다른 수식어가 필요 없을 정도로 역동적인 성능을 뽐냈다. 지칠 줄 모르는 엔진과 정교하게 세팅된 변속기, 서스펜션과 브레이크 시스템을 비롯해 각종 첨단 장비들이 조화를 이뤄 한층 하드코어한 주행이 가능하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추후 GS 시승기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어메이징 익스프리언스 데이는 렉서스가 갖고 있던 숨은 장점을 재발견 할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약 7시간에 걸친 체험을 통해 렉서스가 말하는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신형 GS의 느낌은 렉서스 모델 중 단연 으뜸이었다. 파워트레인 차이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모든 GS 모델들은 저마다의 장점을 살려 아낌없는 실력을 보여줬고 만족감은 4차종 모두 한결 같았다. ‘모든 순간이 감동이다’라는 슬로건처럼 보다 폭 넓은 영역에서 만족감을 주기 위한 렉서스의 도전을 흥미롭게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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