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토요타가 4세대 프리우스를 국내 출시하면서 줄곧 하던 말이 있다. 바로 ‘TNGA’다. 새로운 플랫폼 구성의 약자 정도로 해석하며,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는데 정확히 TNGA가 무엇을 뜻하는 지는 거의 모르는 게 사실이다. 이런 궁금증과 오해를 풀기 위해 토요타가 스페셜리스트 아카데미 재팬을 통해서 직접 TNGA를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개발 현장에서 활약중인 TNGA 치프 매니저가 직접 설명했으며, 생각보다 크고 야심찬 계획을 일컫는 약자임을 알 수 있었다.

TNGA 왜 하는 거에요?

TNGA는 토요타의 새로운 글로벌 아키텍처(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의 이니셜을 뜻한다. 그 동안 토요타는 세계적으로 빠른 양적 확대를 이뤄낸 바 있다. 그 결과 각국의 요구사항에 맞춰 개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플랫폼이 약 100 종까지 늘어났고, 엔진 종류도 플랫폼이나 구동 방식의 차이, 각국의 배기 규제 대응 등에 의해 약 800 종까지 늘어났다.

개수가 많아지다 보니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요즘 시장 상황에 맞지 않았고, 비용이나 공용화 부분에서도 아쉬운 부분을 보였다. 무엇보다도 토요타가 추구하는 ‘보다 좋은 차 만들기’ 취지에 부합하지 못했다. 이에 토요타는 각 부품의 조합을 스마트하게 공용화하고, 효율화에 의해 얻어진 자원을 통해 상품성 높은 차를 만드는 TNGA 계획을 세웠다. 이는 실용과 효율을 넘어 ‘진짜 멋진 차’, ‘계속 생각나게 만드는 차’를 만들겠다는 토요타의 의지가 돋보이는 전사적인 프로젝트다.

뼈대부터 변속기 레버까지 광범위한 구성

TNGA는 플랫폼과 파워트레인 같은 굵직한 구성부터 페달, 변속기 레버, 시트 프레임 등 작은 부품까지 공용화를 갖춘 게 특징이다. 우선, 기존 엔진과 변속기를 따로 조합하던 방식을 벗어나 시작단계부터 서로의 합을 보고 최적의 효율을 찾아 만들기 시작했다. 그 결과 보다 높은 열 효율을 지속적으로 가져갈 수 있게 됐고, 성능과 연비가 높아지는 결과도 얻을 수 있었다.

플랫폼에 대한 변화도 크다. 특히, 운전을 하면서 안전과 재미, 보다 완성도 높은 차체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차의 중심을 대폭 낮추고, 저 중심 설계를 통해 기분 좋은 조종성을 구현했다. 결합에 필요한 측, 후면 보디 구조도 완전히 바꿔 강성을 높였다. 그 결과 강성은 약 60% 높아졌고, 실제 위급상황 시 좌우의 흔들림도 급격히 줄어들었다. 자연스레 운전자는 세련된 주행감과 승차감을 느낄 수 있게 됐다.

TNGA는 작은 부품 하나하나에도 해당된다. 예를 들어 운전자의 시트 포지션을 보면 시트 골격이나 패드, 시프트 레버와 페달 등 작고 다양한 부품에도 공용화를 진행하고, 차의 기본기를 구성하는 이런 부품 역시 TNGA 부품이라고 부른다. 그렇다고 모든 토요타 차들이 같은 얼굴과 형태를 가지는 건 아니다. 기본적인 포맷에서의 공용화를 이룰 뿐 속을 구성하는 디자인이나 감각, 소재는 각 차종에 맞게 다시 개발된다.

오노 마사시게 TNGA 부품 시나리오 기획실 실장은 “기본 성능을 향상시키는 좋은 물건을 만드는 게 첫 번째 목표”라며, “전체적으로 봤을 때 최적을 생각해 스마트한 공용화를 이뤄내고 결국 똑똑한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 TNGA의 방향성”이라고 말했다.

전사적인 변화, 처음 적용차는 프리우스부터

TNGA는 미래 토요타의 기술 발전과 성장을 도모하는 아주 중요한 전사적 차원의 프로젝트다. 때문에 일선 생산현장에서 부품을 조립하는 인력과 생산 라인의 분배도 모두 조정이 이뤄졌다. 공용화된 모듈을 사용하기 때문에 기존 4사람이 하던 일을 한 명이 담당해서 할 수 있게 됐고, 시간도 대폭 줄었다. 나머지 사람들은 조금 더 일손이 필요한 다른 공정에 투입돼 보다 빠르고 효율적인 작업이 가능해 졌다. 그 결과 작업공간은 약 75% 줄어들었고, 투자 절감 역시 50% 낮출 수 있었다. 종합적으로 비춰볼 때는 약 20% 개발 자원을 아낄 수 있는 결과도 얻었다.

TNGA 프로젝트는 작년 도쿄모터쇼를 통해 데뷔한 4세대 신형 프리우스를 통해 처음 적용됐다. 이후 2020년까지 약 절반에 가까운 판매차에 순차적으로 TNGA 시스템을 넣어 선보일 예정이다. 완전변경 모델 우선으로 이뤄지며, 토요타 고급 브랜드 렉서스 역시 같은 개념이 도입된다. 다양한 부품을 체계적으로 공용화 해서 발 빠르게 대응하고 완성도 높은 차를 만들겠다는 토요타의 미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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