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2.24 월 15:56
상단여백
HOME 모터사이클 스페셜 기획특집
人機官能(인기관능), 야마하 엔진 기술의 근본

야마하 본사 공장에는 수령 50년이 넘는 ‘산도 나무’가 있다. 야마하의 1호 제품 'YA-1'이 탄생한 현재의 키타 공장에도 당시부터 몇 개의 산도 나무가 늘어서 지금도 그 지점을 계속 늘리고 있다고 한다. 매년 수많은 꽃을 피우고 결실을 맺은 이 나무는 기술을 연마해온 야마하 엔지니어들의 분투를 지켜주는 상징이다.

야마하 개발 사상은 간단하고도 원초적인 것에 기원을 둔다. 그들의 표현에 의하면 ‘사람과 기계의 일체감 속에서 기쁨과 흥분, 쾌감을 기술적으로 정량화하고 관능적 성능으로 구현해 내는 것’ 이다. 이것이 전부다. 다소 거창하지만 부드럽게 풀어 말하자면 '인간과 기계의 즐거운 교감'이다. 달리 표현하자면 기계를 위한 기계가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과 교감할 수 있는 기계, 그것 하나만을 위해 달려온 회사다.

베르사유 궁전의 분수에 물을 퍼 올리는 노력을 줄이고 싶어 엔진의 필요성을 깨달은 C 호이엔스는 이후 전 세계 전문가들에게 영감을 줘 결국 19세기, 오늘날 엔진의 기본형이 탄생했다. 야마하 최초의 엔진은 그 1호 제품인 YA-1에 탑재한 2스트로크 125㏄다. 이후 반세기 넘게 연구를 거듭해 레이스에서 경쟁 제조사들의 치열한 다툼 속에 성능과 품질을 높이고 용도를 넓혀왔다.

야마하는 자타공인 몇 손가락 안에 꼽는 모터사이클 제조사다. 그 중 가장 빛나는 것은 이들만의 고유한 엔진 제조 기술이다. 이들의 엔진 기술력은 프로펠러로 시작해 모터사이클 뿐 아니라, 토요타와 같은 저력 있는 자동차 회사에 납품하는 것은 물론 자사의 수상 오토바이와 스노우모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 기술력을 뽐내고 있다. 그들의 엔진 기술이 어디에서 왔는지, 화려했던 과거 기록으로 활약상을 한 페이지 들춰보자.

 

선구적인 4스트로크 엔진기술, 모토크로스에서 가져오다

2스트로크(흡기-연소, 폭발-배기로 이어지는 2행정) 엔진으로 시작해 현재는 당연시 된 모토크로스 바이크 엔진의 4스트로크(흡기, 연소, 폭발, 배기의 4단계 행정) 기술은 어디서 왔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슈퍼크로스 경주의 배경을 알아야 한다. 폐쇄된 경기장에서 열리는 슈퍼 크로스는 미국 발상의 놀이 요소가 가득한 모토크로스 경주의 변이형이다. 짧은 가속 구간과 점프 구간, 그리고 빠른 턴이 요구되는 엔진은 역시 전통적으로 무게가 가볍고 순발력 있는 2스트로크 엔진이 최선이다.

실제로 1997년까지 차량 중량, 파워와 구동력의 균형에서 2스트로크 250㏄가 가장 빠른 것으로 판명되어 출전 머신은 대부분 2스트로크였다. 그러나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의 고조나 배기가스 규제의 진전을 배경으로 일반 시판 이륜차는 4스트로크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는데 곧 모토크로스에도 4스트로크의 바람이 불어왔다. 야마하는 시대에 앞서 재빨리 4 스트로크 모토크로스 엔진 개발에 착수했다.

그렇게 탄생한 팩토리 머신 YZM400F. 1997년 AMA 슈퍼 크로스 최종전 라스베가스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4스트로크 머신에 의한 승리는 슈퍼크로스 사상 처음이었다. 또한 야마하는 이 기술을 이용해 시판 모토크로스 바이크 YZ400F에 활용했다. 이로써 모토크로스의 판도가 바뀌었다 해도 과언 아닐만큼 파장이 컸다고 한다. 지금은 당연하게도 4스트로크가 모토크로스의 주력이 됐다.

 

빠른 연소를 위한 5밸브 엔진

팩토리 머신 YZM400F 개발에서 목표로 한 것은 2스트로크 YZ250과 같은 성능을 내면서도 무게는 더 가벼운 것이었다. 야마하는 1980년부터 경험한 이륜 엔진 개발과 자동차 경주의 기술을 응용했다. DOHC 5밸브 단기통 엔진의 개발에 착수한 것이다. F1 엔진의 실린더 헤드와 같은 구조로 개발 된 엔진은 YZ250에 비해 불과 500g 증가하는 경량 형태였다.

5밸브의 연소실은 렌즈 모양의 형상을 만들기 쉬워 높은 압축 비율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로인해 높은 파워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5밸브 헤드 주위를 컴팩트하게 설계하고 컴팩트한 차체를 실현했으며 4스트로크 특유의 넓은 파워 밴드로 라이더에게 여유를 줬다.

참고로 야마하가 임한 4스트로크에 대한 도전은 이륜 카테고리뿐 아니다. YZ400F와 같은 시기에 탄생한 슈퍼스포츠 바이크 YZF-R1의 직렬 4기통 1,000cc 5밸브 엔진은 2002년에 세계 최초의 4스트로크 수상 오토바이 PWC FX140에, 2003년에는 4스트로크 스노우모빌 RX-1에 활용했다.

 

직렬 2기통 270도 크랭크 : 사막에서 발견한 선형 토크

세계에서 가장 가혹한 모터스포츠로 불리는 파리-다카르 랠리. 야마하는 이륜 클래스에서 1979년부터 1998년까지 20년 동안 총 9회 우승을 장식했다. 4스트로크 엔진 기술의 하나인 토크의 편차를 없애고 선형 엔진 특성을 이끌어내는 270도 크랭크 기술. 이 기술은 사막 지대를 배경으로 어떻게 하면 더 빨리 달릴 수 있을까 하는 고민과 도전 속에서 태어났다.

1979년 1회와 2회 다카르 랠리는 프랑스 팀에 의해 단기통 머신 XT500 우승으로 시작했다. 이후 경기의 고속화가 진행되어 야마하는 오랫동안 2기통 엔진을 보유해 온 쟁쟁한 라이벌 사이에서 싸우게 됐다. 시판차 XTZ750 슈퍼 테네레(Super Tenere) 기반의 공장 시스템에서 야마하가 10년 만에 승리를 든 것은 1991년의 일이었다.

그 후 새로운 시스템 개발을 현지 테스트하는 중에 도착한 엔진 중 하나의 구조가 직렬 2 기통 270도 크랭크였다. 사막에서 견인을 얻기 쉬운 특성을 주문한 라이더의 요구에 대한 답변이었다. 크로스플레인 크랭크샤프트란 각 실린더와 크랭크의 연결 위치를 정돈 해 토크의 편차를 없애고 선형 엔진 특성을 이끌어내는 방식이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1997년과 1998년, 270도 크랭크 기술을 적용한 XTZ850TRX로 연패를 달성한 것. 하지만 그에 한 발 앞서 1995년 시판차 TRX850에 탑재되어 이미 많은 일반 팬들은 다루기 쉽고 빠른 이 엔진을 체험할 수 있었다.

각 실린더와 크랭크의 연결 방법을 정돈 토크의 편차를 없애고 선형 엔진 특성을 이끌어내는 방법은 현재도 제작/판매 중인 XT1200Z 슈퍼테네레와 MT-07에 그대로 계승되고 있다. 사막에서 우수성을 입증해 아스팔트 위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중요한 것은 토크의 양이 아니라 질

야마하가 파리-다카르 랠리용 머신 개발에서 착안점을 둔 것은 엔진이 발생하는 토크의 '질'이었다. 연소실의 폭발에 의해 만들어지는 파워와 토크를 분석하는 가운데, ‘폭발의 힘을 엔진의 구동력으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쓸모없는 피스톤의 왕복 관성 에너지로 취급 용이성을 방해하는 것 아닌가?’라는 가설이 부각 된 것이다.

그래서 2기통 크랭크의 연결 각도에 연구를 거듭, 토크의 편차를 줄이기 위한 엔진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알제리 등의 사막에서 실제 주행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일종의 건너뛰는 듯한 필링의 부등간격 폭발(연소)에 의해 더욱 토크를 세심하게 관리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토크 특성은 90도 V형 엔진과 기본적으로 동일하지만, 전후 길이가 짧고 차체 설계의 자유도를 넓힐 수 있는 직렬 2기통이야 말로 적격이었다. 이 발견은 사막에서 뿐 아니라 로드레이스에서도 적극 활용 중이다. 로드레이스 최고봉 MotoGP를 달리는 경주용 머신 YZR-M1 및 시판 모델 YZF-R1의 크로스플레인 크랭크샤프트의 직렬 4기통 엔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것 또한 방향성은 같다. ‘토크의 높은 질’에 착안점을 두고 개발 한 엔진이라는 것이다. 엔진을 처음 테스트 한 발렌티노 롯시 선수가 2004년 테스트 후 바이크에서 내려 말한 첫 마디는 ‘달콤한 엔진’이었다. 달리는 무대는 달라도 라이더에게 요구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언제나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취급의 용이성’이다. 토크의 얼룩을 제거하기 쉬운 자연스럽고 실용적인 토크 특성을 이끌어내는 방식을 기어이 메카니즘으로 승화한 것이다.

 

<다음 편에서 계속>

<저작권자 © 라이드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임성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상단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