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처음 모터사이클을 사고 집에 갔을 때 아내가 정말 싫어했어요 . 아이들은 절대로 태우지 말라는 당부 (?)도 했었죠 . 그런데 어느 날 스파이더를 가져왔더니 축구 하러 간 아이를 태워 오라고 하더군요 . 지금은 아내가 더 좋아해요 . 출퇴근 할 때도 쓰더라고요 .”
데니스 라폰테 씨는 캔 암 스파이더에 관한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안전한 이동수단임을 거듭 강조했다 . 스파이더는 큼지막한 앞바퀴가 두 개나 달린 삼륜차다 . 모터사이클의 개방감과 자동차의 안전성을 섞은 새로운 형태의 이동수단이다 .
데니스 라폰테 BRP 디자인 & 이노베이션 & 기업 이미지 총괄 부사장
이달 19일 , 국제 디자인 총회 (IDC)가 열린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데니스 라폰테 씨를 만났다 . 그는 BRP 사의 디자인 , 이노베이션 및 기업 이미지 총괄 부사장 직을 맡고 있다 . 역할은 크게 두 가지다 . 먼저 회사의 성장을 위해 미래의 제품을 만들어 내는 거다 . 7년 전에는 스파이더가 존재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새로운 형태의 이동수단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 새로운 아이디어를 통해 미래를 만들어가는 게 그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 두 번째는 현재 제품이 다른 회사의 제품과 경쟁에 밀리지 않도록 유지하고 , 모터사이클 시장에서 더 성장하도록 만드는 게 또 다른 업무다 .
“우리는 세 가지를 중심으로 일을 하고 있어요 . 획기적이어야 하고 , 기능성도 중요하죠 . 마지막으로 사람들이 보고 놀랄 수 있도록 ‘Wow factor’를 넣어야 합니다 .” 그의 말이다 .
그가 우리나라를 찾은 이유는 광주에서 열린 국제 디자인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 이곳에선 세계 여러 디자이너들이 모였고 ,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최신 디자인 트렌드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는다 . 그리고 한국에 오기 전엔 일본에서 굿 디자인 (Received Good Design) 상을 받은 캔 암 스파이더 F3 관련해 인터뷰에 참석했다 .
캔암 스파이더의 디자인 핵심은 ‘Y 구조 ’
“다른 모터사이클 회사의 고객을 뺏는 게 아니라 모터사이클을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즐겁게 탈 수 있도록 하는 게 우리의 목적입니다 . 여성들도 쉽게 운전할 수 있어요 .”
데니스 라폰테 부사장에 따르면 스파이더는 새로운 시장을 넓히는 선봉장이다 . 기존 모터사이클 마니아들을 끌어오기 보단 , 모터사이클에 전혀 관련 없는 사람들에게 어필한다는 얘기다 . 결국 시장이 늘어나면서 모터사이클 산업이 함께 발전할 거라 내다봤다 .
“기본형 디자인부터 새로운 디자인까지 여러 시도를 했어요 . 처음에는 휠 하나만 있는 것도 만들었고요 , 두 개 또는 세 개면 어떨지 , 휠 배치는 어떻게 할지에 대해 고민했죠 .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다고 보시면 됩니다 . 그 결과 Y-프레임을 만들게 됐고요 , 앞엔 바퀴 2개를 두고 뒤에 1개가 있죠 . 알파벳 Y 모양으로 배치를 한 겁니다 .”
스노우 모빌처럼 안정적인 삼각형을 유지하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것 . 그가 거듭 강조한 내용이다 . 바퀴가 두 개인 모터사이클은 방향을 바꿀 때 무게중심을 옮기며 타야 해서 노면 상태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 스파이더는 자동차처럼 원하는 방향으로 운전대를 꺾으면 되기에 훨씬 쉽고 안전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
“첫 번째 스파이더 시험용 모델을 만들었을 때예요 . 우리 팀은 미국 조지아에 있는 한 트랙을 빌렸고요 . 사람들에게 스파이더를 소개하기 전날 비가 엄청나게 왔는데 , 우리 엔지니어 중 한 명이 두 번째 모델을 몰고 트랙을 달렸습니다 . 이 차엔 전자 장비가 완전히 들어가지 않은 프로토타입 (시작차 )이었죠 . 결국 트랙을 돌다가 물이 고인 곳을 지나며 바퀴 하나가 공중에 뜬 채로 빙글빙글 돌아버리는 사태가 생겼습니다 . 다음 날 , 날씨가 너무 좋았고 우려와 달리 스파이더는 사람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어요 . 정말 큰일 날 뻔 했죠 . 이 일을 계기로 바퀴가 하나라도 땅에서 떨어지면 움직이지 않도록 만들었습니다 .”
안전과 관련된 얘기를 이어가던 그는 스파이더의 탄생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 그에 따르면 스파이더는 모터사이클보단 차에 가깝다 . 모터사이클이면서도 자동차와 비슷한 방식으로 자세를 유지한다는 게 이유다 .
캔 암 스파이더는 오픈카 ?
“스파이더 F3를 만들 땐 새로운 디자인을 생각했습니다 . 일본이나 미국에서 유명한 크루져 타입은 우리에게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고요 , 인간 공학적으로 접근하면서도 모던한 , 현대적인 스타일링을 원했습니다 . 결국 자동차 디자인을 많이 사용했죠 . 강력하며 , 단단한 자동차 말입니다 .”
멋지지만 타는 사람이 불편한 크루져 타입 대신 , 편안하면서도 시선을 끄는 강렬한 디자인을 집어넣기 위해 자동차의 디자인을 가져다 썼다는 얘기다 . 그렇지만 모터사이클의 본질을 버리진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 메탈 섀시가 보이도록 만들었으며 , 엔진 부품도 보이도록 드러냈다 . 후드 밑에는 수납공간을 만들었고 , 불필요한 것들을 빼 순수한 (Pure) 바이크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
“스파이더 라는 이름은 뭔가 거창해 보이지만 사실 큰 뜻은 없어요 .(웃음 ) 여러 차에 스파이더라는 말이 들어있어서 직원들끼리 부르던 게 이 차 이름 탄생의 배경이죠 . 막상 지어놓고 보니 꽤 마음에 들어요 .”
스파이더는 원래 프로젝트명이었다 . 1996년 , 프로젝트를 시작할 무렵 그의 사무실엔 서른 가지쯤 되는 작은 자동차들이 있었는데 알파로메오 스파이더 , 페라리 스파이더처럼 대부분 지붕이 열리는 차였다고 . 모터사이클 본연의 오픈 -에어링에 스포츠카의 ‘wow factor’를 접목한 결과가 스파이더인 셈이다 .
앞으로도 새로운 시도 계속할 것
안전하면서도 충분히 즐겁게 탈 수 있는 캔 암 스파이더 . 모터사이클과 자동차의 장점을 섞은 독특한 콘셉트의 새로운 이동수단이다 . 데니스 라폰테 부사장은 캔 암 스파이더의 매력을 알리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인지도를 높이는 게 가장 큰 도전이고 , 한국시장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매력에 빠지길 기대했다 .
“사람들이 생각하기 전에 이미 우리는 새로운 차를 만들 겁니다 . 새로운 고객들에게 관심을 두고 ,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일 거고요 . 그리고 단 한 시간만이라도 스파이더를 타보면 매력에 푹 빠질 겁니다 . 기회가 되면 꼭 타보세요 !”
글
박찬규, 문서우 star@ridemag.co.kr, msw@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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