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사이클에서 라이더와 가장 넓은 밀착 면적을 가지는 부분, 바로 사람의 엉덩이와 맞닿는 시트다. 코너에서 린 인을 하거나 오프로드에서 스탠딩을 하는 등 몇몇 상황을 제외하면 대부분 라이더는 시트 위에 앉아 주행한다. 몸무게를 고스란히 실어야 하는 만큼 착좌감의 중요성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공도 주행 시 대부분의 모터사이클 라이더라면 오래 앉아 있어도 불편함 없는 시트를 선호한다. 물론 머신 장르에 따라 편안함의 기대치는 다르다. 간혹 양산형 모터사이클 중 순정시트가 불편한 경우가 있다. 또한 오랜 사용으로 시트가 낡거나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손상을 입을 때도 있다.
<시트 커스텀에 사용되는 다양한 컬러의 가죽>
이 같은 경우 시트 커스텀이 방법이다. 시트 커스텀은 안락한 라이딩을 위해 편안함을 살리는 것은 기본, 원활한 발착지성이나 주행포지션에 맞게 시트 높낮이 조절도 할 수도 있다. 물론 드레스업 측면도 빼놓을 수 없다. 스쿠터의 경우 시트가 차지하는 비율이 넓어 컬러나 스타일의 변화로 차체 전반에 분위기가 바뀌기도 한다.
<촬영이 이뤄진 커스텀시트에서 그간 작업한 기종별 베이스패턴>
라이더와 모터사이클 사이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시트. 여기에 각기 다른 고민을 가진 세 대의 모터사이클을 준비했다. 타인에 의한 훼손, 밋밋한 외관, 가죽의 노후화 등 이유는 제각각이다. 이러한 문제를 시트 커스텀으로 해결하는 과정을 소개한다.
상처 난 시트를 멋지게 환골탈태, BMW R1200R
별다른 문제없이 주행을 이어온 BMW R1200R. 여느 때처럼 집 앞에 주차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누군가 밤사이 테러(?)를 한 것. 같이 한 시간만큼 새것 같지는 않지만 나름 깔끔하게 관리했던 터다. 생각보다 손상이 심해 커스텀 시트에 의뢰했다.
시트를 교환하는 김에 스타일과 시트 높이도 변화를 주기로 했다. 마침 외형이 식상하기도 했고 시트 높이 또한 살짝 낮은 감이 들었던 차다. 매장에는 다양한 컬러의 가죽이 구비돼있었다. 조언을 얻어 차량에 어울릴만한 브라운 컬러를 선택, 빈티지한 느낌을 살리고 높이도 살짝 높여 달라고 주문했다.
상담이 끝나고 시트 커스텀 작업이 시작됐다. 시트를 차체에서 분리하고 시트 바닥 안쪽에 커버를 고정했던 스테이플러 심을 분리한다. 훼손된 커버를 벗긴 뒤에는 기존 스펀지 위에 원하는 높이만큼 새로운 스펀지를 덧댄다. 접착제로 단단히 고정한 뒤 햇볕에 말린 후, 앉았을 때 불편하지 않도록 그라인더로 스펀지 형상을 잡아주면 기본 작업이 끝난다.
이후 벗겨낸 커버를 바탕으로 베이스패턴을 만든다. 그리고 선택한 가죽을 패턴에 따라 재단한다. 재단 후 원하는 스타일대로 재봉 작업에 나선다. 재봉이 끝나면 외피에 포인트를 줄 문자를 새긴다. 그렇게 완성한 시트 외피 내부에는 물이 스미지 않도록 비닐 커버를 더해 스펀지를 덧댄 베이스 플레이트에 고정한다. 바짝 당겨 단단히 고정해야 외피에 주름이 생기지 않는다.
BMW의 경우 순정 시트를 고정한 스테이플러 심이 철이 아니라 스테인리스 소재다. 따라서 그와 동일한 소재를 사용한다. 주름 없이 단단히 외피를 고정하고 나니 새로운 스타일의 시트가 탄생했다. 빈티지한 느낌의 가죽 컬러와 턱앤롤(Tuck & Roll) 스타일로 클래식한 느낌까지 든다.
새로운 시트를 장착한 만큼 시트전용 방수커버도 함께 마련했다. 인조가죽이라 천연에 비해 물에 강한 편이지만 커버를 씌워서 나쁠 것은 없다. 이전보다 살짝 높아진 시트높이는 미묘한 차이지만 주행 시 훨씬 편안한 기분이다. 찢긴 시트로 인한 좌절감이 새로운 시트로 치유됐다.
순정 시트로는 부족해! 개성을 담아 시트 커스텀, SYM 피들3
남색 차체에 검정색 시트. 무채색의 조화가 무난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볼수록 어두운 시트색상이 피들3 분위기를 전반적으로 가라앉히는 기분이다. 초반에 심플한 매력으로 다가왔던 시트 형상은 이제 밋밋한 느낌이다. 밝고 화사하게 꾸미고 싶다.
최대한 깔끔함을 잃지 않고 효과적으로 분위기를 전환하는 방법을 찾다보니 시트 커스텀에 대한 의견이 지배적이다. 팽팽한 시트로 착좌감이 아쉬웠던 찰나 적절한 대안이다. 커버가죽만 바꾸면 돼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작업도 가능하다. 새로운 시트로 분위기 쇄신을 꾀하기로 했다.
추천받은 색상은 베이지와 브라운이다. 발랄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 최대한 밝은 톤으로 정했다. 그만큼 관리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하지만 외적인 미를 위해 감당키로 했다. 이전 스테이플러 심을 제거하고 순정 시트 외피를 바탕으로 패턴 제작에 나선다. 베이스 패턴을 제작하고 그 위로 클래식한 느낌을 살려 줄 이중 스티치 박음질을 위한 스케치를 한다.
외피 안쪽에는 R1200R과 마찬가지로 10밀리미터 테라폼 스펀지를 덧댔다. 볼륨감도 부각되고 착좌감도 한결 나아진다. 완성한 외피는 앞선 작업과정과 동일하게 바짝 당겨 베이스 플레이트에 고정하고 외피가 주름지지 않도록 열기를 가해 펴준다. 그리고 테두리를 정리해주면 된다. 스케치 선까지 깨끗이 닦아내면 시트 작업은 완성이다.
시트 외에 핸들 그립까지 동일한 색상으로 맞추면 훨씬 세련될 것이라는 제안을 받았다. 작은 디테일 대비 상당한 효과를 낼 것으로 판단, 그립까지 깔맞춤 하기로 결정했다. 손잡이를 탈거하고 새롭게 가죽을 덧댄 그립을 장착했다. 시트와 핸들그립의 변화로 전혀 다른 피들3가 탄생했다. 스쿠터에게 시트커스텀은 투자가치 충분한 드레스업이다. ·
세월은 못 속여! 오리지널을 오리지널답게, Vespa GTV 250
오래된 느낌의 클래식스쿠터와 오래돼 낡은 클래식스쿠터는 다르다. 관리가 잘 된 클래식스쿠터가 빛을 발하는 이유다. 오롯이 과거의 아름다움만을 품고 있길 바랄 뿐, 세월의 흔적이 드러나는 것은 반갑지 않다. 오드리 헵번을 회상하면 그녀의 노년보다 로마의 휴일이 떠오르는 것처럼 말이다.
오랫동안 함께 한 베스파 GTV 250의 시트가 세월의 흔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가죽시트가 낡아 변색과 함께 벗겨지기 시작했다. 오래된 가죽의 질감은 좋아하지만 이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새로운 가죽으로 교체가 필요하다.
순정 상태의 올리브 그린 차체에 다크브라운 컬러는 더할 나위 없는 궁합이다. 컬러는 흡사하게 유지하고 약간의 포인트만 넣어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힐 생각이다. 그간 커스텀 시트를 거친 작업 결과를 보고 큰 걱정 없이 시트를 맡기기로 했다.
베스파 순정 시트는 천연가죽이다. 천연가죽은 인조가죽에 비해 많은 비용이 든다. 원단 값만 해도 열배 가까이 차이 난다. 또한 공정과정도 훨씬 까다롭다. 가죽이 손상을 입어서는 안 되니 다룰 때도 신중해야 하며 스케치와 재단, 재봉할 때조차 더 많이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기본이 되는 작업 과정은 비슷하다. 그러나 스케치를 할 때부터 가죽 안쪽에 결을 피해 바깥쪽에 조심스레 그려나가는 모습이다. 가위로 기본 패턴을 자를 때도 인조가죽에 비해 묵직하게 잘려나간다. 매 순간 소재로 인한 공정과정의 조심스러움이 느껴진다.
심플함을 헤치지 않는 선에서 적당한 디테일을 넣어 시트 작업을 완성했다. 관리는 까다롭지만 인조가죽에 비해 통기성도 좋고 오랜 사용에도 편안한 착석감을 유지하니 신경 쓸 가치가 있다. 무엇보다 천연 가죽 고유의 빛깔이나 질감이주는 분위기를 포기할 순 없다. 제 몸에 딱 맞는 듯 새로운 옷을 갈아입은 GTV 250, 신차라고 해도 믿을 것 같다.
취재협조 커스텀시트(http://www.customseat.kr)
글
김정아 kja@ried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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덱스, '파니갈레 V4 S 탄다' 두카티 코리아 1호 엠버서더 위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