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레이싱이 추구하는 스포츠 머신은 무엇일까? MotoGP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머신으로 꼽히는 RCV시리즈는 해를 거듭할수록 진화해 왔다. 그리고 일반 도로용 버전을 만들어 내놓겠다는 뉴스가 범람한지 얼마 후, 실체가 공개됐다. 그리고 지금 우리 앞에 정식 공개됐다.
▶ RC213V-S 개발 중 테스트 라이드
RC213V는 모터사이클 로드레이스의 최고봉인 MotoGP의 현행 머신이다. 우리가 기다리는 스트리트용 RCV는 RC213V-S라는 타이틀을 달고 나타났다. 수랭 4스트로크 16밸브 DOHC V형 4기통 엔진, PGM-DSFI 퓨엘 인젝션 시스템은 48밀리미터 스로틀 바디와 호흡을 맞춘다.
▶ V형 다기통 엔진은 RCV의 상징이다.
엔진 배기량은 999cc에 그치지만 159마력을 11,000rpm에서 발휘한다. 토크는 10.4kgm를 10,500rpm에 내놓지만 숫자만 봐서는 최근 양산 슈퍼바이크에 비해도 감흥이 적은 편이다. 차량 중량은 188킬로그램. 경량화를 한계치까지 추구했다는 두카티 슈퍼레제라보다 조금 무겁고 출력도 낮다. 환상적인 스펙 차트를 기대했다면 실망이 클 수도 있겠다.
시트높이는 830밀리미터이며 휠베이스는 1,465밀리미터에 그친다. 앞/뒤 휠은 7스포크 단조 마그네슘 재질이다. 또 앞은 올린즈 TTX25 포크를 썼고 작동 폭은 130밀리미터, 뒤도 역시 올린즈제로 작동 폭 64밀리미터 세팅의 TTX36 쇽 옵저버를 사용했다. 브레이크 시스템은 앞/뒤 모두 브렘보로 각각 4피스톤 캘리퍼와 320밀리미터 구경 디스크, 2피스톤 캘리퍼와 220밀리미터 구경의 디스크 로터를 장착했다.
▶ 클립 온 핸들바 양 쪽으로 매달린 가벼운 무게의 백미러
▶ MotoGP에서 RC213V를 타고 월드 챔피언을 따낸 마크 마르케즈의 감상
실망이 큰가? 여기까지는 스탠다드 버전의 숫자들이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스포츠 라이딩 마니아들을 위해 혼다는 스포츠 킷이라는 이름을 붙인 고사양을 따로 준비해뒀다. 같은 배기량의 엔진으로도 스포츠 킷을 더한 RC213V-S는 13,000rpm에서 무려 215마력을 낸다. 토크도 소폭 올라 12.1kgm을 낸다.
▶ 군더더기 없는 모습은 영락없는 GP머신 그대로
스포츠 킷은 스탠다드 버전에 비해 무려 10킬로그램이나 감량한 177킬로그램을 자랑한다. 건조중량은 160킬로그램으로 양산형 버전이라고 하기에도 경악스러운 수치들 뿐이다. 엔진 내경인 보어x스트로크는 스탠다드 버전과 완전히 같은데도 파워는 159마력과 215마력으로 완전히 다르다. 여기에서 알 수 있는 건 ‘혼다는 충분히 할 수 있지만, 필요할 때 제대로 한다’는 의미다.
▶ 연료는 꽤 무겁다. 무게 중심을 낮추기 위한 설계
▶ MotoGP 포디움에 종종 오르는 단신 라이더 대니 페드로사가 본 RC213V-S
완전한 RCV와 같은 GP머신 스트리트 리갈 버전이 아닌 양산형 슈퍼바이크 CBR1000RR의 경우도 순정 사양에서의 파워는 현행 타사 슈퍼바이크 경쟁모델에 비해 뒤쳐진다. 반면 튜닝이 허용되는 레이스에서 뛰는 CBR1000RR은 종종 그들을 앞선다. 이유가 뭘까? 포텐셜의 한계치가 높기 때문이다. 혼다는 이런 식으로 탄탄한 기본 메커니즘으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내포한 엔지니어링을 추구해왔다.
▶ 스포츠 킷은 경량화를 위해 10킬로그램을 더 빼 차량중량(건조중량이 아닌) 177킬로그램.
혼다는 RC213V-S를 일본 구마모토 혼다 팩토리에서 하루 단 한 대만 생산할 예정이다. 물론 고객이 주문한 후에 제작하는 방식으로 판매할 것이라 밝혔다. 혼다가 ‘Spirit of Honda’라고 밝히는 데에는 그만한 포부가 담겨있다. 혼다의 철학이 깊숙이 배어있는 RC213V-S는 스탠다드 버전 기준 2억 3,500만원부터 시작한다. 진짜 드림 바이크라 할 만한 이 모델을 개인 차고에 두고 싶다면 서둘러야 한다. 혼다 RC213V-S 스페셜 웹사이트를 방문해 7월 13일(CET00:00)에서 9월 30일(CET24:00)까지 주문을 넣을 수 있다.
▶ 월드 챔피언 마르케즈가 타 본 RC213V-S
글
임성진 jin@ridemag.co.kr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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