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가 미들급 듀얼퍼포즈 시장의 자리 굳히기에 나섰다. 얼마 전 새로운 얼굴로 등장한 V-Strom 650XT ABS 신형이 그 주역이다. V-Strom 650을 베이스로 와이어 스포크 휠을 채용해 오프로드 주파성을 높인 이 모델은 프론트 페어링의 변화와 함께 어드벤처 바이크로 완성도를 더했다. 이로써 새로운 스타일링으로 온로드를 비롯해 오프로드 영역까지 아우르는 스즈키의 타깃 확장이 예상된다.
엔진은 V-Strom 650 모델과 동일하다. 645cc 수랭 DOHC V-트윈 엔진은 중저속 영역에서 특유의 고동감과 두터운 토크를, 고속에서는 원활한 가속 특성을 보인다. 이러한 세팅은 베이스 모델의 무난한 출력특성을 그대로 계승했다. 다만 이전의 온로드 성향이 짙었던 외형 변화가 눈에 띈다. 캐스트 휠 대신 새롭게 채용한 와이어 스포크 알루미늄 휠은 오프로드 대응성을 높였다. 브리지스톤 트레일 윙 듀얼 스포츠 타이어는 튜브리스 타입으로 외부 충격에 강하며 접지력도 뛰어난 편이다.
또한 프론트 페어링에 스즈키 고유의 색을 더했다. 1987년 스즈키가 DR-Z에 최초로 선보인 특유의 부리 모양 디자인을 새롭게 적용한 것이다. 덕분에 베이스 모델인 V-Strom 650의 플랫한 노즈 프론트와는 달리 장르 특성이 강하게 부각된다. 비크(beak) 형상의 원조인 스즈키답게 디자인 아이덴티티는 뛰어나다. 라디에이터로 공기 흐름을 고려한 에어덕트는 기본, 시인성 좋은 60/55W 할로겐 듀얼 헤드라이트는 신형 고유의 개성 넘치는 인상을 완성한다.
장거리 투어에 유리한 대형 윈드스크린은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때문에 라이더의 체형과 포지션에 따른 적절한 세팅이 가능하다. 20리터의 연료탱크는 동급 대비 넉넉한 용량으로 충분한 항속거리를 보장하며, 편안한 니그립이 가능하도록 슬림한 형태를 띤다. 835밀리미터의 시트고는 날렵한 시트 형상과 함께 비교적 높은 발착지성을 선사한다. 시트 표면은 미끄럼 방지 처리로 라이딩 시 동승자의 편의도 배려했으며, 엠보싱 처리된 V-Strom로고와 붉은 스티치로 포인트를 더했다.
강성을 고려한 트윈 스파 프레임은 알루미늄으로 제작해 경량화를 이뤘다. 조절 가능한 프론트 및 리어 서스펜션은 라이더의 취향은 물론, 적재 무게에 따라 세팅을 달리 할 수 있어 상황에 맞게 조절하면 된다. 150밀리미터의 스트로크는 일반적인 어드벤처 바이크에 비해 다소 아쉬운 수준이지만 미들 클래스 기준으로 크게 부족함 없는 수준이다.
Tokico 트윈 피스톤 캘리퍼는 듀얼 310밀리미터 디스크와 함께 무난한 제동성능을 발휘한다. 이와 더불어 기본 사양으로 채용된 ABS시스템은 갑작스러운 제동상황에도 원활한 컨트롤이 가능케 도와준다. 리어의 경우 260밀리미터의 싱글 디스크를 채용해 부드러운 제동을 선사한다.
밝기 조절이 가능한 계기반은 기어포지션, 외부온도, 연료소비량, 스피도미터, 오토미터, 듀얼 트립미터, 냉각수 온도, 시계 및 연료 게이지가 표시된다. 스즈키만의 SDTV(스즈키 듀얼 스로틀 밸브) 퓨얼 인젝션 시스템은 주행에 적합한 연료배합으로 연소효율은 물론, 부드러운 파워를 낼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한다.
어드벤처 투어러 특성에 맞는 다양한 옵션 파츠도 선택할 수 있다. 톱 케이스와 사이드 케이스는 플라스틱과 알루미늄의 두 가지 소재로 제공되며, 투어링 윈드 스크린, 너클 커버, 스키드 플레이트, 그립 히터, LED 포그 램프 등 폭 넓은 구성으로 장르에 따른 스타일을 극대화할 수 있다.
온로드 성격이 짙었던 V-STROM에 어드벤처 색을 강하게 입힌 V-STROM 650XT. 새롭게 적용된 스즈키 고유의 비크형 프론트 페어링은 와이어 스포크 알루미늄 휠, 튜브리스 래디얼 타이어 등과 함께 어드벤처 영역을 고려한 적절한 변화를 이뤘다. 스즈키가 신형 V-STROM 650XT로 듀얼퍼포즈의 리딩 브랜드로 긍정적인 포지션을 이룰 수 있을지 판단하기는 조금 이르다. 그러나 대안이 많지 않은 미들급 어드벤처 시장에 환영받을 모델임은 분명하다.
글
김정아 kja@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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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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