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SUV 시장의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를 예정이다. 디젤 세단의 뜨거웠던 경쟁 구도가 이제는 SUV로 이어져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디젤 세단 시장의 경쟁과는 약간 차이점이 있다. 디젤 세단 시장은 해외 모델들이 먼저 들어와 큰 인기를 누리자 국내 메이커들이 그 인기에 편승하고자 말리부, 그랜저, SM5 등의 디젤 모델들을 뒤늦게 내놓아 따라가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디젤 SUV 시장은 국내 SUV 모델들이 선점하고 있는 시장에 수입 SUV 모델들이 뛰어들어 한 바탕 경쟁이 벌어질 모습이라 다소 차이점이 있다.







여태까지는 국산 디젤 SUV들이 국내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었지만 이제 상황이 그리 녹록치 않을 것 같다. 해외 시장에서 검증 받은 쟁쟁한 모델들이 출시 준비를 끝내고 국내 시장에 등장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특히 다음 달 11일 국내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는 닛산의 도심형 SUV 캐시카이(Qashqai)는 그중 가장 눈여겨봐야 할 모델 중 하나다.







우선 타이틀부터 심상치 않다. 닛산이 강조하는 것은 유럽에서 판매 1위를 달성한 SUV라는 점이다. 어떤 시장에서든 베스트셀러라는 타이틀이 붙으면 소비자의 인식에서 상당한 점수를 받고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요즘처럼 똑똑한 소비자가 많은 세상에 나쁜 차가 많이 팔릴 수는 없는 법. 특히나 효율적인 소비성향이 강조되는 유럽 시장에서 판매 1위를 했다는 사실은 무시할 수 없다. 차를 구입할 사람은 그만큼 안심하고 차를 고를 수 있고, 파는 사람은 그만큼 자신 있게 소비자들에게 권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한국 닛산은 자사의 첫 번째 디젤 SUV 모델인 캐시카이를 국내에 선보이면서 2000년대 초반 수입차 시장은 물론 SUV 시장을 평정했던 혼다 CR-V에 이어 현재 수입차 판매순위 1위인 폭스바겐 티구안(Tiguan)으로 이어지는 인기 SUV의 계보를 이을 차세대 주자로 평가 받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그런 닛산의 기대가 그리 헛돼보이지는 않는다. 그런 기대가 현실로 이어지고 있는 중이기 때문이다.  









캐시카이는 지난 부산 모터쇼를 통해 국내에 첫 선을 보였을 때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기 시작하더니 지난 9월부터 시작한 사전 예약에서 불과 3주 만에 300대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 동안 국내시장 판매량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닛산에게는 그야말로 단비와도 같은 소식이다. 이는 세계적으로 200만대 이상 판매된 밀리언셀러로서 입지를 다진 캐시카이의 상품성이 국산 디젤 SUV와 비교해서도 많은 부분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정도로 소비자들에게 강하게 어필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결과가 단순히 베스트셀러라는 타이틀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캐시카이에 탑재된 첨단 기술은 단연 동급 최고수준이기 때문이다. 동급 최초로 전방 비상 브레이크와 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을 적용했고, 여기에 사각 지대 경고 시스템, 운전자 주의 경보 등 사고로부터 모든 탑승자를 보호하는 기능을 갖췄다. 또한 주차 공간이 협소한 국내 환경에 적합한 첨단 주차 기술도 탑재됐으며, 이동물체 감지 기능이 적용된 어라운드 뷰 모니터는 차량 주변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줘 편리하다. 여기에 인텔리전트 파크 어시스트를 통해 안전하고 편리한 주차가 가능한 점은 초보 운전자나 여성 운전자들 까지도 캐시카이를 구매 리스트에 올려놓는 이유가 될 수 있어 보인다. 

가장 관심을 받는 부분은 역시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디젤엔진이다. 특히 요즘 수입차 시장은 디젤엔진이 아니면 소비자들이 일단 관심도가 떨어진다고 할 정도로 쏠림현상이 심한데 국내에 출시되는 캐시카이는 1.6리터 터보 디젤 엔진을 탑재했다. 이 엔진은 낮은 rpm 영역에서부터 최대토크인 32.6kg.m(@1,750rpm)를 발휘함으로써 중∙저속 구간이 많은 국내 도심 주행 환경에서 강점을 가진다. 여기에 닛산의 기술과 노하우를 집약한 ‘엑스트로닉 CVT(Xtronic CVT)’의 조합은 신속한 반응속도와 함께 부드러운 주행감각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연비가 좋은 디젤엔진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실내공간이 작아 소비자들에게 아쉽게도 선택받지 못한 모델들과는 달리 2,645mm의 휠베이스에서 나오는 동급 최고 수준의 실내 공간도 경쟁력을 뒷받침한다. 여유 있는 2열 헤드룸과 레그품은 장거리 주행에도 탑승자들에게 안락함을 전해주며, 2개의 양면 플로어 패널을 이용해 무려 16가지 구성이 가능한 듀얼 플로어 시스템으로 적재성도 뛰어나다. 이 정도라면 콤팩트 SUV 모델의 공간 활용성이 아쉬워 선택하지 않았던 소비자들까지 끌어안게 될 가능성이 높다.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가격은 총 3가지 트림에 따라 3,200만원 부터 3,900만원까지 상당한 경쟁력을 갖췄다. 이 정도 가격이라면 국내 디젤 SUV 모델과 치열한 경합을 벌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과연 닛산은 캐시카이의 출시로 또 다른 흐름을 이어나갈 수 있을까? 닛산이 새로운 신모델로 몇 년간의 부진을 뛰어넘어 새롭게 질주해나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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