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미국의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카운티에서 열린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 (이하 페블비치 )는 올 해로 65회째를 맞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클래식카 페스티벌이다 . 세계에 단 한 대밖에 없는 고가의 클래식카부터 차세대 콘셉트카까지 클래식카 전시회를 넘어 현재 자동차 문화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의미 있는 이벤트다 .
자동차 역사가 깊은 유럽이나 미국 등지에서는 자동차 생산업체가 주체가 아닌 페블비치나 비틀 선샤인투어처럼 개인 소유주들이 자신의 차를 직접 전시하며 자랑할 수 있는 페스티벌 형식의 이벤트가 많다 . 전시된 차들을 보면 고가의 희귀성 높은 자동차도 물론 많지만 오랜 시간 직접 닦고 조이고 기름칠하며 정 붙인 친구와 같은 차도 많다 .
자동차 문화는 페블비치 같은 전시회를 넘어 모터 스포츠나 자동차 산업의 전반적인 발전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회간접자본과 같은 역할을 한다 . 자동차 산업을 보다 풍부하고 내실 있게 키워 갈 수 있는 원동력은 많은 공장도 , 수많은 생산량도 아닌 바로 사회 저변에 깔려 있는 건전한 자동차문화다 .
이에 비해 국내 실정은 어떤가 ? 대한민국은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이라는 2013년도 누적 자동차판매량 5위를 기록한 기업이 거점을 두고 있는 자동차 생산 선진국가다 . 하지만 빠르게 성장한 자동차 산업에 비해 문화는 매우 더디게 성장하고 있다 . 전후 ( 戰後 ) 급격한 산업화로 인해 사회 전반적으로 이런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그 격차가 매우 크다 .
예를 들면 2013년 자동차 누적판매량 상위 10개 기업이 거점을 둔 나라 중 유일하게 대한민국만이 모터스포츠가 활성화 되지 않고 비인기종목으로 남아 있는 나라다 . 국내에서 가장 큰 서울모터쇼도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모터쇼에 포함되지 않는다 . 100여년 이상 자동차 산업을 발전시키고 다양한 자동차 문화가 파생된 선진국가와 아직 자동차 산업이 50년도 채 안된 우리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대한민국이 세계 자동차 산업에서 차지하는 규모에 맞는 문화를 가꾸고 발전해 나가야 중국과 인도 등 추격 국가들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으며 말과 광고로만 감성을 따지지 말고 자동차 매커니즘 안에 자동차 문화를 통한 감성을 넣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
이번 주말 (10월 4일 ~5일 ) 서울 신촌 명물거리와 연세로에서 SK엔카 클래식카 페스티벌이 열린다 . 아직 2회밖에 되지 않은 작은 발걸음이지만 일반인에게 클래식카를 수집하는 자동차 문화에 대해 소개할 수 있는 좋은 이벤트다 . 더불어 전시와 함께 클래식카를 직접 타볼 수 있는 시승회 , 복고풍 분위기에 맞게 추억의 먹거리 시식 , 웨딩카 포토존 등 다양한 이벤트가 열린다 .
이번 페스티벌은 SK엔카에서 주최하며 관람비 등이 전혀 들지 않는 무료행사다 . 전시되는 차들 역시 SK엔카가 보존하고 있는 클래식카와 일반인들이 보유한 클래식카를 전시하는 형태다 . SK엔카는 국내 중고차 거래량이 가장 많은 업체이자 30대 직장인 남성의 점심시간 필수 즐겨찾기 사이트로 이름이 높은 곳이다 . 중고차 업체란 이미지를 클래식카 페스티벌과 잘 융화시켰으며 자동차 문화 저변 확대에 좋은 취지를 가지고 기획한 이벤트다 . 마침 개천절 연휴와 겹치니 친구와 연인과 색다른 복고풍 자동차의 매력에 빠져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
글
라이드매거진 sjlee@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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