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는 지난 6월 10일 경기도 양평에서 모터사이클 전문 매체를 대상으로 혼다 CBR650F, CTX1300 미디어 시승회를 진행했다. 혼다는 굵직한 신모델 발표마다 전문 매체를 초청해 제품 프리젠테이션 및 시승 행사를 지속 진행해 왔는데, 단순 보도자료 배포가 아닌 주도면밀한 시승 체험 및 품평이 가능해 좋은 평을 받아왔다.
이번 발표된 차종은 미들급 로드 스포츠 바이크 CBR650F와 첨단 사양이 포함된 미래지향적 크루저 CTX1300다. 두 모델 모두 대형 기종으로 혼다의 다양한 신기술이 집약된 대표 모델이다. 많은 전문 매체 기자들의 관심이 모아진 가운데 홍보 담당의 제품 설명이 이어졌다.
CBR650F는 기존 스포츠 바이크의 즐거움에 라이프스타일을 더해 훨씬 더 대중 지향적인 모델로 재탄생한 과거 CBR600F 시리즈의 후계다. 비슷한 배기량의 정통 로드스포츠 모델인 CBR600RR과는 다른 콘셉트로, 자유롭게 많은 사람들이 스포츠 바이크를 즐길 수 있도록 운전자 친화적 성향을 띄고 있다.
특히 스타일링은 단번에 90년대를 풍미했던 CBR600F 시리즈가 떠오를 정도로 유사하다. 감각적으로 마무리된 역삼각형 모양 싱글 헤드라이트와 높은 위치의 분리형 핸들, 낮고 푹신한 일체형 시트와 부담 없는 출력 특성까지 고스란히 담아내 많은 젊은 층의 지지를 받을 듯하다. 추가로 과거 로망으로 여겨졌던 CBR을 기억하는 소비자들에게도 크게 어필할 것으로 예상된다.
CTX1300은 ‘Comfort Technology eXperience’에서 이니셜을 따온 콘셉트로 개발된 신개념 투어러 CTX 시리즈의 두 번째 모델이다. CTX1300은 CTX시리즈의 상위 모델로써 수랭식 V형 4기통 1,261cc 엔진이 장착되어 파워풀한 성능과 함께 전 회전역에서 발휘되는 묵직하고 안정감 높은 주행성이 특기다. 쉬운 조작성을 기본으로 짜릿한 성능까지 갖춘 미래 지향적 스타일의 투어러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혼다의 신무기다. 특히 ABS, TCS 등 전자장비를 갖추고 여행용 패니어 케이스를 기본 장비, 라이딩을 즐겁게 해 줄 블루투스 오디오 시스템 등 각종 편의사양을 더해 흡입력이 더욱 강하다.
상세한 제품 소개를 마친 뒤 유명산 정상에 설치된 혼다 시승 부스를 베이스 캠프로 전문 매체들이 차례로 두 신 기종을 체험해 볼 시간이 됐다. 안전 장비를 착용한 시승 기자들은 조를 이뤄 신모델을 품평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는데, 대부분 ‘역시 기본기가 확실한 혼다’라는 반응이었다.
라이드매거진이 시승한 CBR650F의 진면모는 ‘사용자 친화적인 스포츠 바이크’라는 점이다. 특히 혼다는 기존 CBR500R이 병렬 2기통 엔진을 사용해 무척 다루기 쉽고 유용한 파워를 가졌지만 다소 부족한 최대출력에 대한 갈증을 풀어줄 마땅한 모델이 없었다고 설명하며 CBR650F에 높은 가치를 부여했다.
이렇듯 CBR650F는 4기통 스포츠 바이크로써 짜릿한 특유의 회전질감을 부담 없이 만끽할 수 있다는 점이 무척 매력적이다. 특히 약 3,000rpm부터 8,000rpm까지 회전역에서 두툼하고도 부드럽게 밀어붙이는 토크 특성은 감탄할 만하다. 무작정 날카롭기만한 정통 스포츠 바이크와는 달리 어느 시점에서 스로틀을 열어도 신경질부리는 일이 없다.
특히 라이딩 포지션은 스포츠 바이크라 연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편안하다. 핸들 포지션이 높고 시트 높이가 낮은 이유도 있지만, 가장 큰 특징은 착석위치와 핸들 그립과의 거리가 무척 가까워 상체를 쓸데없이 숙일 필요가 없는 점이다. 때문에 주행 시야는 더욱 여유가 넘치며 스티어링을 자연스럽게 조작하기 편하다.
브레이킹 성능도 나쁘지 않다. 듀얼 디스크를 채용했으나 작은 구경의 단동식 2 피스톤 캘리퍼를 사용해 절대 제동력은 무난한 수준이다. 한국 사양은 ABS 미포함으로 ABS 옵션을 추가할 수 없는 점은 다소 아쉽다.
서스펜션은 정립식 구성인데 이너튜브 구경 41밀리미터, 스트로크는 120밀리미터 폭으로 움직인다. 이는 보통의 로드 스포츠 바이크 수준이다. 계기반은 좌우로 디지털 액정이 설치되어 속도 및 엔진 회전을 한 눈에 알기 쉽도록 배치하였으며 각종 차량상태도 손쉽게 체크할 수 있다.
배기음은 아이들링시 어느 정도 존재감을 느낄 수 있으나 주행을 시작하면 회전수에 따라 포효하는 엔진음외에 순정 사일렌서의 배기음은 조용한 편이다. 배기 파이프는 4가닥으로 뻗어나온 매니 폴더가 엔진 우측 아래로 모여 사일렌서에서 집합되는 형태로 미관이 수려하다. 스윙암 또한 본격적인 스포츠 타입으로 고강성 알루미늄 캐스팅 설계다.
가로로 늘어선 병렬 4기통 엔진을 채용하고도 차체 폭은 상당히 슬림하다. 따라서 처음 대형 모터사이클을 타 보는 초심자라도 CBR650F라면 즐겁게 라이딩 스킬을 쌓아갈 수 있다. 스티어링도 매우 중립적이라 의도대로 움직이며 마음먹으면 강하게 밀어붙이며 테크닉을 쌓기도 좋다. 여러모로 사용자 친화적인 스포츠 바이크라는 설명이 와 닿는다.
CTX1300은 NC시리즈와 엔진 및 섀시 플랫폼을 공유한 CTX700의 후속작으로 외관 스타일을 제외한 모든 부분이 한 차원 높은 고사양이다. 가장 특징적인 엔진은 흔치 않은 V형 4기통으로 1261.4cc 배기량을 자랑한다. V형 4기통 엔진은 저회전에서 트랙션 감각이 훌륭하고 고회전으로 올라갈수록 병렬 4기통에 맞먹는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크루저 감각으로 해석한 대배기량 V4 엔진이 주는 독특한 필링은 타 브랜드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매력이다.
브레이크 시스템은 전/후 연동 ABS가 기본으로 리어 브레이크만 작동해도 전/후 유압이 동시에 가해지는 편의사양이다. 풋 브레이크를 자주 사용하는 크루저 특성상 아주 요긴하다. 시트고는 735밀리미터로 매우 낮다. 앉은 상태에서도 편안하게 양 발을 착지하는 것은 물론 요령만 있으면 후진도 어렵지 않다.
여행용 패니어 케이스는 기본 사양이며 차체와 잘 어우러지는 디자인이 감각적이다. 용량은 35리터로 적당하지만 더 큰 용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탑 케이스를 별도 장착해야 한다. 단,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배거스타일 크루저의 매력을 유지하려면 순정 상태가 가장 아름답다.
짧은 형태의 스크린은 역동적인 이미지를 더하지만 방풍성은 없다시피 하다. 옵션으로 장착되는 롱 스크린이 더해지면 더욱 쾌적한 크루징을 즐길 수 있지만 바람을 직접 느끼며 느긋이 달리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블루투스로 연결되는 오디오 시스템도 훌륭한 편의사항 중 하나다. 최대출력 40와트 스피커가 계기반 양 쪽으로 장비되어 있다. 가운데의 TFT LCD에는 다양한 차량 정보가 높은 품질의 그래픽으로 표시된다. 각종 오디오 컨트롤도 이 액정을 통해 할 수 있다.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도 탑재되어 있다. 출발 및 주행 중에 발생하는 뒷바퀴의 휠 스핀을 억제해 스로틀 조작 시 높은 토크에 대한 불안감을 줄여준다. 특히 비포장도로나 젖은 노면 등 미끄러운 도로에서의 출발, 가속 시 심적으로 높은 안정감을 준다.
V형 4기통 엔진의 필링도 고스란히 살아있다. 특징은 역시 혼다답게 무척 부드럽고 회전역에 따른 이질감이 적다는 것이다. 회전수가 오를수록 파워가 점차 강력해 지는 것은 분명히 느껴지지만 심적으로 예상 가능하도록 일정한 곡선을 그리는 것이 특징이다. 출발 가속부터 강력하게 밀어붙이는 토크는 마치 대형 고급 승용차와 같은 느낌이다.
린 특성은 무척 경쾌하다. CTX1300에 채용된 V형 4기통 엔진은 크랭크샤프트가 세로로 배치되어 속력에 따른 관성이 적다. 따라서 좌/우 어느 쪽으로도 마음만 먹으면 무척 간단하게 기울여 코너링을 시작할 수 있다. 차량 중량대비 정말 간단한 조작만으로도 방향이 바뀌기 시작해 대담하게 달릴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약간 아쉬운 것은 넘치는 운동성에 비해 뱅킹 한계는 일반적인 크루저와 다를 바 없다는 점이다.
혼다코리아 서정민 상무이사는 “CBR650F는 합리적인 가치를 가진 스포츠 바이크이며 연 100대 판매를 목표하고 있다”며 대형 스포츠 바이크의 입문기로 훌륭한 포지셔닝을 부각했다. 한편 CTX1300에 관련해서는 “기존 크루저와 달리 파격적인 디자인을 가졌으며 많은 고객들이 선호하는 사양들을 가득 담았다”고 소개하며 목표 판매량으로는 연 50대로 발표했다.
이처럼 대형 모터사이클 도입에 적극적인 혼다코리아는 신모델 발키리를 이 달 내 출시할 것으로 밝혔다. 또한 엔트리 스포츠 바이크인 CBR250R의 후속 모델 CBR300R을 오는 7월 내로 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던 베스트 셀러인만큼 배기량 상향 조정 등 개선된 후속 모델도 발 빠르게 도입하는 모습이다.
한편 혼다코리아는 올해 모터사이클 판매 목표대수를 12,000대로 설정했다. 최근 판매 추이를 볼 때 큰 무리없이 달성할 수 있는 목표라고 설명한 서정민 상무이사는 “굵직한 타 수입 브랜드가 대형 모터사이클에 주력한다면 혼다코리아는 질 높은 소형 모터사이클 보급에 여전히 힘을 실을 것”이라며 말을 이었다.
또 전국 딜러망에 대해서는 올해 안에 대구 딜러를 신설할 예정이며 이로써 전국 6개 딜러쉽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현재 소형 모델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소형 판매점 구축에 관해서는 “현재 48개점을 운영하고 있으나 차차 늘려 55개점으로 확장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나갈 것을 암시했다.
세계 모터사이클 시장은 오랜 시간 지속해 온 극단적 성향의 양극화(저렴한 소형 스쿠터 시장과 마니악한 소비자가 찾는 고가 모델) 대신 ‘접근성이 뛰어나고, 타기 쉬우며, 높은 안전성을 갖춘 모델’이 점차 인기를 높여가고 있는 추세다. 혼다는 그런 점을 일찌감치 파악하고 글로벌 모델 집중 공략, 생산 단가 최적화 및 품질 유지를 통해 꾸준히 진보하고 있다.
한마디로 트렌드를 정확히 읽고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고급 모델에 대한 차별화 또한 꾸준히 이뤄지고 있어 고무적이다. 결국 모터사이클은 사람이 타는 것이며 사용자 친화적인 제품은 사랑받기 마련이다. 혼다 모터사이클이 그 의미를 잊지 않듯, 공식 수입사인 혼다코리아 또한 같은 마인드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길 바란다.
제공 : 임성진 기자 / 라이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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