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고 있다. 강원 산간지방에 생각보다 너무 많은 눈 폭탄이 내리는 바람에 아직 봄이 왔다고 말하기는 뭐하지만 그래도 봄이 오고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여전히 아침 저녁으로 찬 바람이 매섭긴 해도 예전보다 덜 낮은 기온이나 한 낮의 온도는 이미 봄이 왔음을 알리는 신호로 봐도 무방하다.

긴 겨울을 보내고 봄이 오는 시점에서 라이드매거진이 신나는 레포츠를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바로 스노우 바이크라는 눈 위에서 타는 레포츠다. 이미 겨울이 거의 다 간 시점에서 왜 이런 것을 소개하느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내년 겨울에는 이런 레포츠를 한 번 즐겨보자 하는 정도로 이해해주면 되겠다. 그리고 하나 더 덧붙이자면 많은 라이더들이 겨울에는 자전거를 봉인하는 동면 모드에 들어가는데 모든 라이더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주고도 싶었다.

춥고 눈까지 오는데 밖에 나가서 자전거를 탄다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런 부정적인 생각이 우선 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여기 생각의 변화를 이끈 사람들이 있다. 자전거를 타기엔 좋지 않은, 춥고 눈이 쌓인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즐거움을 찾아낸 사람들이다.

그들이 타는 자전거는 뭔가 생김새가 특이하다. 언뜻 보기엔 MTB 같지만 타이어의 두께에서 확연히 차이를 드러낸다. 이렇게 두꺼운 타이어는 눈길에서도 주행이 가능하고 빙판에서도 잘 넘어지지 않도록 디자인 된 것이라 하는데, 눈길을 달리는데 최적화 되어있다고 한다. 커다란 바퀴는 마치 근육질의 단단한 보디빌더를 보는 듯하다. 믿음직스런 형태다. 지금까지 봐온 자전거들과는 또 다른 매력을 지녔다.

눈이 많이 오는 북미, 북유럽에서 지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이 자전거는 ‘팻바이크’라 불린다. 넓은 타이어 때문에 뚱뚱해 보인다는 이유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즐기기 시작하면서 하나의 새로운 자전거 장르로 인정받고 있고, 관련 대회들도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고 한다.

확실히 일반 노면을 달리는 것과는 다른 느낌일 것이다. 하얀 세상에서 타는 자전거. 눈 위에서 발을 굴릴 때 마다 ‘뽀드득 뽀드득’ 눈이 뭉쳐지는 소리와 함께 주변으로 휘날리는 눈보라들. 몸은 비록 춥긴 하겠지만 그 이상의 즐거움으로 다가올 것 같다. 눈밭 안에서의 자전거,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상상하는 것 아니겠는가.

물론 스노우 바이크를 타려면 준비가 필요하다. 지금 당장 타고 있는 자전거로 도전한다고 해도 최소한 타이어를 교체해야 하고, 진짜 제대로 즐기려면 눈길에 맞는 자전거를 추가로 구입해야 한다. 그래서 당장은 무리일지도 모른다. 겨울이 다 지나간 시점에서 이런 레포츠를 소개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돌아오는 겨울에는 확실히 준비해서 제대로 즐겨보자 하는 의미도 있다.

안 될 것 같고, 불가능할 것 같은 상황 속에서도 항상 새로운 것은 만들어진다. 춥고 눈이 와도 얼마든지 자전거를 즐길 방법은 생기기 마련이다. 분명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도전할 수 있는 자전거다. 색다른 경험으로 다가올 것이다. 세상은 넓고 사람들은 다양하다. 뭐든 처음이 어렵지 막상 시작하면 즐겁고 재미있는 것들은 많다. 자칭 열혈 라이더라면 내년 겨울에는 스노우 바이크에 한 번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

제공 : 문서우 기자 / 라이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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