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하의 대표 스포츠 투어러인 FJR1300 시리즈는 타 브랜드의 동급 모터사이클과 한 눈에 비교되는 모델이다. 바로 스포티한 디자인부터 크게 다르다. 전통적인 슈퍼스포츠 바이크의 트윈 스파 섀시 설계나 고출력 병렬 4기통 엔진, 그리고 서스펜션이나 브레이크 세팅까지 투어러보다는 스포츠 바이크에 가깝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투어링’이라는 명제를 놓고 단순히 높은 스포츠성만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 장시간의 라이딩 환경에서도 운전자를 안락하고 편안하게 해주어야 한다. 이에는 시트의 거주성, 스트레스 없는 라이딩 포지션, 확실한 방풍성능, 넉넉하고 부드러운 토크 특성이나 짐을 실을 수 있는 적재성까지 두루 만족시켜야 한다.

 

 

야마하가 추구하는 스포츠 투어링 바이크로써의 FJR은 무엇보다 인간의 컨트롤성이 중심되어야 한다는 사상이 바탕에 깔려있다. 즉 단순하게 스포츠 성향을 포기할 수도, 안락한 거주성을 포기할 수도 없다는 뜻이다. 그 고민에 대한 해답을 내놓는 것이야말로 FJR1300AS가 한 단계 더 진화할 수 있는 길이었다.

 

 

FJR1300AS의 프로젝트 리더(개발 총괄 책임자)는 Shuichi Mori다. 그는 지난 1996년 야마하에 입사해 처음에는 크루저 계통의 모터사이클 개발에 참여해왔다. 그러다가 2000년 이후로 쭉 야마하 대표 슈퍼스포츠 바이크인 YZF-R1을 개발 했고, 대형 스쿠터의 차체 설계를 담당 한 이력도 있어 다방면에서 활약한 경험자다.

 

 

그리고 이번에 스포츠 투어러인 FJR1300AS의 프로젝트 리더를 맡아 한 단계 진화한 스포츠 투어링 바이크 개발을 진두 지휘했다. 지구상 그 누구보다도 FJR1300AS를 잘 아는 그가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다.

 

 

Shuichi Mori

FJR1300AS 개발 총괄 책임자

 

2000년 독일 인터모토 쇼에서 데뷔한 뒤 이듬해인 2001년에 유럽에 발매를 시작한 FJR1300은 ‘유럽 횡단 투어러’로 동승자와 함께 10일 3,000킬로미터의 여행을 순조롭게 대응할 수 있는 콘셉트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부드러운 엔진 토크 특성으로 인한 장거리 고속 순항 성능, 쾌적하고 안락한 특성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민첩한 운동 성능을 겸비한 다재다능한 캐릭터는 ‘스포츠 투어러’ 카테고리에 정확히 부합되는 완성도를 자랑했죠. 그 결과 유럽의 라이더들로부터 뜨거운 지지를 받아 10만 대에 육박한 누계 판매 대수(2012년도 까지)를 기록하게 됐습니다.

 

 

2013년 모델로 유럽에 도입된 새로운 FJR1300AS의 콘셉트는 ‘다이내믹 투어링’을 기본으로 편안함과 바이크를 조종하는 즐거움 두 가지를 핵심 요소로 삼았습니다. 진화의 포인트는 바이크의 기본 성능 향상과 전자 제어 기술을 활용해 조종하는 즐거움을 끌어올리고 투어러로써의 편의성을 향상 시킨 점입니다.

 

 

개발하면서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은 기본 성능의 향상이었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신형 FJR은 프레임과 엔진 등 기계의 기본 골격은 크게 변경하지 않았어요. 초대 FJR이 데뷔한 후 순차적으로 ABS를 추가 탑재했고, 디자인을 다듬는 것과 동시에 통합 브레이크 시스템을 채용했죠. 마침내 클러치 없이 기어변속을 할 수 있는 일종의 세미오토 미션인 YCC-S(전자 제어 기어)를 탑재하게 됐습니다.

 

 

업그레이드를 위해 검토를 하면서 FJR을 개발해 온 선배 기술자들의 노하우와 개발 완성도의 깊이에 무척 놀랐습니다. 우리는 그 균형을 유지하면서 한층 더 숙성을 진행하는 것이 목표였죠.

 

엔진은 연료 공급계에서 배기까지 종합적으로 최적화를 도모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다이렉트 이그니션과 방열성이 뛰어난 라이너리스 직접 도금 실린더를 사용한 설계, 그리고 마찰 손실을 저감하는 새로운 피스톤 링 등을 채용했습니다. 또한 배기관의 형상 및 촉매 위치 등을 개선해 뛰어난 토크 특성과​​ 출력 특성을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서스펜션의 내부 구조도 전면 재검토 했습니다. 새로운 세팅을 통해 채용한 래디얼 타이어의 성능과 특성에 맞추고, 투어링 모델로써 안정감과 스포츠 모델로써 경쾌한 느낌을 겸비 FJR다운 핸들링을 연마해 나갔습니다.

 

 

프론트 카울의 형상 변경에 따라 공력 특성도 철저하게 고민했습니다. 간단히 생각하면 프론트 카울을 크게 해 유입되는 주행풍을 줄이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도 있었죠. 하지만 그렇게 하면 FJR다운 스포츠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경쾌한 핸들링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거든요.

 

 

그 부분에서의 균형을 잡는 것에 매우 공을 들였습니다. 바람을 흘려보내는 것 뿐 아니라 적당히 주행 풍을 유입시켜 운전자 조종 공간의 풍압을 컨트롤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거든요. 이러한 조율을 하기 위해 스크린 하단의 어퍼 카울 중앙에 에어 인테이크를 마련하는 것으로 해결책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풍압을 적절히 제어하면서 운전자는 쾌적한 콕핏에서 라이딩에 전념할 수 있게 했죠.

 

 

FJR1300AS는 그 밖에도 야마하가 가진 최신 전자 제어 기술을 다수 채용했어요. 하지만 그 중심에는 언제나 운전자, 즉 사람이 있다는 것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죠. ‘라이더의 감성’에 대한 기계의 반응성을 아날로그 영역보다 높은 차원에서 실현하는 것이 전자 제어 시스템의 존재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스로틀 밸브 구동에는 YCC-T(전자 제어 스로틀)를 채용하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흡입 공기량을 더욱 효과적으로 조정할 수 있게 되어 부드러운 스로틀 응답과 한편으로는 예리한 반응성을 겸비한 장비로 거듭났죠. 무엇보다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의 기능은 최대한 단순하게 사용하게끔 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엔진 특성을 선택할 수 있는 ‘D-MODE’는 T모드와 S모드 단 두 가지 종류로만 축약했고, 각 모드의 캐릭터를 제대로 구분할 수 있게 분류했습니다.

 

 

그 일환으로 부드러운 가속을 돕는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은 복잡다단한 설정 없이 단지 ON/OFF의 선택만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스위치로 조작 가능한 전자 제어 서스펜션은 1인승, 1인승+짐, 2인승, 2인승+짐으로 구분되는 4개 서스펜션 세팅을 선택할 수 있고, 그 다음 단계로 주행 조건 변화와 취향에 따라 각 세팅별로 소프트, 스탠다드, 하드 세 가지로 감쇠력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보다 세밀하게 조정하고 싶은 운전자를 위해 여기에서 한 단 계 더 세밀하게 7단계로 감쇠력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승차감에 있어서는 타협할 수 없다는 생각이 깊었어요.

 

 

전동 조절 스크린이나 그립 워머 컨트롤, 계기부의 자세한 세팅은 왼쪽 핸들에 있는 다기능 핸들 스위치에 집약해 두었습니다. 이 모든 컨트롤 상황은 가장 오른쪽 계기반인 도트 매트릭스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며 직관적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구성했죠. 그러기 위해서 디스플레이 그래픽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도 많았습니다.

 

 

모든 세팅은 미세 조절을 할 수도 있지만 간단히 추천 모드를 통해 러프하게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가능하다면 조정할 수 있는 폭을 최대한 넓혀두고 운전자에게 직접 권한을 주는 것이 좋지 않으냐는 의견이 많았죠. 한편 기능을 복잡하게 하는 것은 최대한 지양하려고 했습니다.

 

하편에서 계속됩니다.

 

제공 : 임성진 기자 / 라이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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