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는 여성이 모터사이클을 타는 것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가지고 있을까? 대중이 과거에 비하면 상당히 개방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도 색안경을 쓰고 보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와 선뜻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개방적인 문화를 가진 미국에서는 여성 모터사이클 라이더들이 어떻게 비춰지고 있을까? 미국을 돌아다니며 여성 모터사이클 라이더를 만나고 촬영해 온 사진작가 Lanakila MacNaughton가 바라본 여성 라이더의 시각을 음미할 수 있는 기회가 와 소개하고자 한다.
그녀는 사진과 짧은 글을 통해 여성이 누릴 수 있는 자유로움과 모터사이클의 관계를 테마로 흥미로운 전시를 계획했다. 그녀는 “이 전시는 여성의 고립된 인식 해방에 대한 새로운 계기를 촉진하고 기계인 모터사이클을 통해 독립과 자유를 고무하는 것을 목적으로 프로그램했다”고 밝히며 사진전의 의미를 설명했다.
또 "나는 여러분이 사진에서 볼 수 있듯 무척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여성 라이더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서로 다른 경험과 스타일을 발견할 수 있었으면 한다“며, ”그로 인해 자신을 다시 돌아보고 자유롭고 싶은 여성의 독립심과 열정, 그리고 개성을 제시하고자 한다“며 궁극적으로 사진을 통해 그녀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에 깊이를 뒀다.
이 사진전은 앞으로 몇 개월 동안 로스 엔젤레스 리버사이드 미술관에 전시 될 예정이며 전시 마감일은 오는 3월 16일까지다.
LANAKILA MACNAUGHTON
그녀는 포틀랜드에서 사진작가를 하고 있으며 바이크를 타는 라이더다. 어렸을 때부터 많은 야외 활동을 즐겨왔고 다양한 사진 촬영을 통해 경험한 것을 정리해나가기 시작했다. 20대 초반에 모터사이클에 대해 푹 빠져들어 카메라 렌즈를 통해 모터사이클 문화의 다양한 측면을 촬영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회를 통해 각 여성 라이더들이 무엇 때문에 모터사이클을 타게 되었고, 어떤 것을 위해 오늘도 달리고자 하는지를 집중 조명하고 싶었다고 이야기한다.
Tamara Raye
그녀는 음악과 모터사이클, 총, 폭탄에 관심이 많다. 지금은 롤러코스터를 관리하는 엔지니어로 디즈니랜드에서 일하고 있다. 이 촬영 전시회를 위한 첫 촬영 대상으로 선택된 주인공이기도 하다.
작가의 의도대로 젠틀한 밀리터리 복장을 입고 나타난 그녀는 끝내주게 섹시한 옷을 입고 달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뜨거운 태양아래 롱 비치 캘리포니아에서 그녀의 트라이엄프 바이크와 함께 지난해 4월 촬영했다.
Summer
‘여름’이라는 시원한 닉네임을 가진 그녀는 헤어 스타일리스트다. 취미로 스노우보드와 자전거 타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그녀의 집에는 타란튤라와 권총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개성강한 사람이라는 걸 바로 알아차릴 수 있다.
작가와 그녀는 곧 웨스트 할리우드에서 촬영을 시작했고 오랜 기간 모터사이클을 탄 듯 자유자재로 실력을 뽐냈다. 섹시한 눈빛으로 시트에 앉아 달리며 손으로 키스를 날려주는 그녀는 여유가 있어 보였다. 특히 혼다 모터사이클은 낡은 모델이었지만 그녀의 펑크 스타일과 너무나 잘 어울렸다.
Chevy
쉐비는 할리우드에서 재능 있는 헤어 스타일리스트로 각광받고 있다. 촬영 팀은 트럭으로 그녀의 바이크를 따라가며 사막까지 함께 달렸다. 그녀는 놀라운 스타일과 열정을 가진 라이더였다. 그 누구보다도 촬영에 흥분되어 있었고 함께 복장과 촬영지를 선택했다.
그녀가 적극적으로 도운 덕에 멋진 장소를 찾아냈고 몇 가지 소품들, 이를테면 담배나 담요 등을 가지고 촬영을 시작했다. 고전적이고도 분위기 있는 사막 촬영을 하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막힘없이 진행됐다. 특히 그녀가 탄 카페레이서의 고동소리는 독특하고도 부드러웠다.
ESMB
이스트 사이드 모토는 여성 바이크 라이더 클럽이다. 오래 된 BMW와 혼다, 그리고 트라이엄프를 능숙하게 다루는 그녀들은 전시회에 지원하고자 일부러 팀을 결성한 사람들이다.
세 명의 라이더는 마치 오래 전부터 함께 달린 듯 호흡을 기막히게 맞춰주었고 분위기도 다른 누구보다 좋았다. 날씨가 그다지 좋지 않아 흐렸지만 깊은 색조감을 내기에 좋았다. 혼다 CB FOUR는 매끄럽게 꼬여 뻗어가는 배기관이 아름답게 보였고, BMW는 양 쪽으로 튀어나온 엔진이 독특했다. 앞으로 이 3명이 달리는 모습을 또 볼 수 있었으면.
Ashmore
애쉬모어는 처음부터 얼굴에 커다란 미소를 띄고 있었다. 이미 10년 가까이 모터사이클을 타 온 그녀는 자신감이 넘치는 라이더였다.
그녀의 할리데이비슨은 자극적인 보라색을 띠고 있었는데, 펄이 아름답게 가미된 매력덩어리다. 그것은 마치 달리는 보석과도 같았다.
그녀는 사막 사이를 가로지르는 도로를 달리며 호수까지 느긋하게 질주했다. 누구라도 괴로워할만한 코스였지만, 그녀의 손목부터 감싸 올라오는 초록색 용이 사막의 더위조차 잊게 했다.
Hot Rides SF
작년 8월 뜨거웠던 태양 아래, 핫 라이즈 SF를 처음 만날 수 있었다. 그녀들은 대담한 스타일과 여성 특유의 향기가 충만한 여성 라이더 클럽이다.
커피숍에 주차된 30대의 바이크가 확실하게 존재감을 드러내는 와중 헬멧을 손에 든 여성들이 왁자지껄 모터사이클 앞에 포즈를 취했다. 번화가에서 이들은 단연 눈길을 끌 수밖에 없었다.
이들은 대부분 할리데이비슨이나 혼다 혹은 트라이엄프로 구성된 바이크들을 타고 달렸다. 햇살을 온몸으로 부딪치는 개방감에 취한 그녀들은 자연스러운 포즈를 취하며 나비처럼 달리기 시작했다. 그녀들과 함께라면 천 마일도 두렵지 않을 정도로 즐거워 보였다.
Marie Noelle
그녀는 20세, 로스앤젤레스에 산다. 촬영을 위해 그리피스 천문대 근처를 달리기로 했는데 특히 푸른 하늘과 스모그 낀 도시의 하늘이 절묘하게 어울렸다.
베이지 컬러의 가와사키 바이크는 W650이라고 했다. 그녀는 그 바이크가 무척 맘에 드는 듯 했다. 부드럽고도 독특한 엔진음을 가진 그 바이크는 작은 체구의 그녀와 잘 어울린다.
그녀는 쓰고 있는 헬멧조차도 사랑했다. 라이딩을 영혼의 탈출구라고 말하는 그녀는 바이크를 타면서 자유를 느낀다고 했다. 바이크와 참 잘 어울리는 그녀는 가죽재킷을 걸치고 능숙하게 와인딩을 즐기는 듯 했다.
(하)편으로 이어집니다.
제공 : 임성진 기자 / 라이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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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드매거진 sjlee@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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