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캅은 우리 머릿속에 강인한 힘을 가진 로봇 경찰로 기억되고 있다. 어릴 적 로봇을 좋아하는 사내아이라면 누구나 로보캅 특유의 기계음을 따라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반은 인간, 반은 기계인 로보캅은 최근 크게 인기를 끌어 온 ‘아이언 맨’과는 달리 인간과 기계 사이에서의 고뇌나 생명에 대한 가치 등을 무게감 있게 다룬 SF 명작으로도 꼽힌다.
그런 로보캅이 2014년을 맞아 리메이크 되었다는 소식이다. 지난 1987년 개봉돼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로보캅이 세련된 블랙슈트를 입고 돌아온다. 얼마 전 영화사 MGM은 1987년 작 ‘로보캅’의 리메이크작인 ‘로보캅(2014)’의 공식 예고 영상을 공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영상은 특히 로보캅에 대한 지난 추억을 간직한 팬들의 기대를 가득 모으고 있는 새로운 로보캅이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궁금했던 갈증을 해소해주고 있다. 게다가 시기적으로 우연히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미국 디트로이트가 얼마 전 막대한 부채를 견디지 못해 파산보호 신청을 했기 때문이다. 이는 원작 속 미래의 디트로이트가 마치 지금의 현실을 반영하듯 어려운 재정에 궁지로 몰려 결국 경찰력 등 치안을 민간에 맡긴 상황을 그리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영상으로 보듯 새로운 로보캅은 기존 원작에 등장한 로보캅보다 훨씬 세련되고 진보된 외모를 가졌다. 게다가 로보캅이 주 이동수단으로 사용하는 ‘로보사이클’의 멋진 자태가 로보캅을 더욱 돋보이게 해준다. 제작진은 로보캅이 애용하는 이동수단으로 자동차가 아닌 뛰어난 기동력의 모터사이클을 설정했다. 사이버틱한 외관을 가진 로보사이클은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을 만큼 매력적이다. 특히 과거의 로보캅이 탔던 모터사이클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로보사이클의 기본 차체는 어떤 모델을 사용했을까? 바로 가와사키의 Z1000이다. 하지만 사진을 아무리 자세히 들여다봐도 가와사키 특유의 디자인이나 혹은 네이키드 바이크인 Z1000의 모습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단지 앞 바퀴에 살짝 드러난 브레이크 캘리퍼가 단서가 될 뿐이다. 그만큼 로보사이클은 원래 기본이 된 차체를 전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모든 부분의 디자인을 덧입혔다.
전체적으로 낮은 차체를 가진 로보사이클은 마치 레이서 레플리카 모델을 보듯 공격적이며 풀 페어링을 씌운 모습이다. 낮은 위치에 자리 잡은 윈드스크린부터 뒷바퀴를 감싸는 휀더까지 모든 부분이 검은색으로 뒤덮여 있어 묵직한 중압감을 자랑한다. 페어링은 유광과 무광을 번갈아 써 입체감이 뛰어나고 마치 애니메이션에서 튀어나온 듯 한 질감을 자랑한다.
사이드 페어링은 양 쪽으로 경찰을 뜻하는 'POLICE'가 적혀있고 경찰 뱃지를 나타내는 마크도 새겨져 있다. 핸들 부는 보통의 모터사이클과 같이 개방되어 있지 않고 외부의 충격에도 견디며 조종을 계속할 수 있도록 보호 할 수 있는 덮개가 씌워져 있다. 로보캅의 콘셉트 때문인지 로보사이클은 심지어 앞/뒤 브레이크 부품인 디스크 플레이트까지 검은색으로 도장된 커버로 쌓여있다. 본래의 은빛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아마도 경찰이 설정인 만큼 외부의 총격에도 견디게 한다는 콘셉트인 것 같다.
전면 부 또한 철저히 강인한 인상을 이어간다. 약해 보이는 유리로 된 전조등은 온데간데없고 오직 작은 크기의 LED 헤드라이트가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한 마디로 깨질만한 부분은 전혀 없다. 그야말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검정색 보호구로 감싼 로보캅과 완전히 일체화 되어 있다. 한 가지 흠이 있다면 로보캅이 올라탔을 때 라이딩 포지션이 꽤 어색하다는 점이다. 풋 스텝이 일반적인 모터사이클과 달리 원래 위치로부터 훨씬 먼 뒷바퀴 옆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로보사이클로 주행을 시작하면 로보캅은 마치 모터사이클 위에 ‘얹혀 있는’듯한 모양새로 달리게 된다. 이는 아마도 로보캅의 슈트가 자유자재로 구부러지기 힘든 구조이기 때문일 것으로 추측된다. 아마도 로보캅을 연기하는 당사자는 상당히 곤욕스러운 자세로 촬영을 진행하느라 체력소모가 상당했을 것이다. 물론 모터사이클을 운행하는 주요 장면에서는 스턴트맨이 대역을 했다고 한다.
2014년에 개봉할 예정인 ‘로보캅’의 새로운 줄거리는 원작과 비슷하다. 근 미래인 2028년 디트로이트가 배경이며, 심각한 부상을 입어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어렵게 된 알렉스 머피(조엘 키나먼)가 대기업의 기술력으로 로보캅이 되는 이야기가 기본이다. 로보캅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혼란스러워 하며 상부의 명령에 따른 임무를 무미건조하게 수행하지만 가족을 만나게 되면서 본래의 인간성을 되찾으며 악을 응징한다는 ‘권선징악’ 스토리다.
이 영화는 호세 파딜라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진두지휘 했으며 게리 올드만, 샤무엘 L. 잭슨이 출연하게 된다. 세상에 선보인 많은 SF영화 중에서도 로보캅이 많은 이들의 가슴속에 남아 있는 것처럼,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을 찾을 2014년판 로보캅은 내년 2월 개봉예정이다. 모터사이클을 좋아한다면 극장에서 영화 속 주인공 로보캅과 함께 달리는 강인한 로보사이클의 멋진 자태를 감상하며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은 어떨까?
제공 : 임성진 기자 / 라이드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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