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새로운 것을 시도하면 그것이 성공하길 바란다. 당연한 말이지만, 여기서 성공의 정도가 어느정도일지는 아마 조금씩 다를 것이다. 이상적으로 바라는 성공과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했을때의 성공의 크기는 아마 분명 차이가 있을 것이다. BMW 모토라드에서 가장 성공한 모델이라면 단연 박서 엔진의 GS 시리즈를 꼽을 수 있다. 초창기 제품을 개발했던 담당자들도 이 정도로 성공할 것이라 예상할 수 있었을까?

 

초기엔 독일어로 ‘Gelände/Straße(오프로드/온로드)’를 의미하는 G/S로 표기했으나, 1987년부터는 ‘Gelände Sport(오프로드 스포츠)’의 의미로 바꾸며 GS로 이름을 변경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름에서처럼 온로드는 물론이고 오프로드에서도 잘 달릴 수 있도록 구성된 이 모델은 BMW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수평대향 2기통 ‘박서’ 엔진을 탑재해 지금까지 그 유구한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50년이 채 안 되는 역사임에도 지금은 다른 제품들을 모두 제치고 BMW모토라드를 이끄는 핵심 라인업으로 확고히 자리잡고 있다. 대체 어떤 매력이 있었길래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었는지 BMW의 역대 모델들을 통해 박서 엔진 GS 시리즈의 인기 비결을 알아보았다.

 

 

R 80 G/S-BMW 최초의 GS

1980년부터 생산을 시작한 BMW의 첫 어드벤처 모델인 R 80 G/S지만, 생산의 이유를 살펴보려면 조금 더 시간을 거슬러 올라 1978년을 살펴봐야 한다. 지금까지도 극한의 레이스 중 하나로 꼽히는 파리-다카르 랠리가 이때부터 개최됐고, 높은 주목을 받으면서부터 BMW 역시 여기에 출전할 수 있는 구성의 어드벤처 모델을 고민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BMW 엔지니어와 테크니션들이 힘을 합쳐 개발한 프로토타입은 상부에서의 지시 없이 개발된 모델로, 완성도는 등록에 필요한 승인까지도 충분히 가능한 형태였다고. 이 프로토타입은 ‘식스 데이즈’와 같은 경기에서 우수한 승차감으로 호평받으며 주목받기 시작했고, BMW모토라드의 경영진은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프로젝트를 승인해 채 2년도 되지 않아 결과물을 내놓았다.

R 80 G/S PD

R 80 G/S에 탑재된 797.5cc 공랭 엔진과 모노 레버(싱글 스윙암)의 조합을 통해 고속도로는 물론이고 시골길이나 비포장길 등 다양한 지형에서도 우수한 조종성을 보였다. 이후 R 80 G/S는 1983년 개최된 파리-다카르 랠리에서 우승하며 더욱 주목받기 시작했고, BMW는 우승을 축하하기 위해 1984년 기본형보다 더 큰 연료탱크를 지닌 R 80 G/S-PD ‘Paris-Dakar’를 출시했으며, 이후 스페셜 모델인 R 80 GS 칼라하리도 선보였다.

 

 

R 100 GS – 스포츠성을 강화

배기량은 980cc로 업그레이드되어 더욱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였고, 모노레버 채용으로 인해 가속 시 차랑 뒷부분이 들리는 샤프트 효과를 줄이고 스윙암을 강화하기 위해 토크 브레이싱이 더해진 패러레버 스윙암으로 변경했다. R 80 G/S와 마찬가지로 파리-다카르 버전이 함께 발매됐다.

 

 

R 1100 GS – 공/유랭의 시작

R 80 GS와 R 100 GS에는 공랭식 수평대향의 ‘에어헤드’ 엔진이 사용됐던 반면, 이 모델부터 부분 오일 냉각 방식이 적용된 공/유랭 방식의 ‘오일헤드’ 엔진을 탑재하기 시작했다. 배기량은 1,085cc이며, 실린더당 밸브의 숫자가 이전 2개에서 4개로 늘어났다. 그리고 카뷰레터 방식에서 인젝션으로 바뀌었고, 패러레버 스윙암은 동일하지만 쇼크 업소버에 예압(프리로드)를 조절할 수 있는 별체식 조절기가 더해져 짐이나 동승자 여부, 노면 상태 등의 조건에 맞춰 세팅을 변경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앞 서스펜션에 BMW의 상징적인 기술인 텔레레버도 처음으로 도입됐다.

 

 

R 1150 GS –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

1999년부터 생산된 R 1150 GS는 한국에 처음 정식 도입된 GS 모델이기도 하다. 배기량이 1,130cc로 업그레이드됐으며, 5단 변속기가 적용된 이전과 달리 이 모델부터 6단 변속기가 도입됐다. 2002년부터 옵션인 ABS 시스템이 전자 서보 보조식의 연동 브레이크로 바뀌었으며, 배출가스 개선 등 환경규제에 맞추기 위해 각 실린더마다 2개의 스파크 플러그가 적용됐다.

 

그리고 이 모델부터 장거리 여행에 적합한 모델의 이름을 기존 ‘파리-다카르’에서 ‘어드벤처’로 바꿨다. 30L짜리 옵션 연료탱크와 더 큰 스크린, 일체형 시트, 20mm 높은 전후 서스펜션, 기어비를 낮춘 1단 기어, 열선 그립 및 ABS 등 기본형 모델과 차별점을 두었다. R 1150 GS는 2004년까지, R 1150 GS 어드벤처는 2005년부터 2006년까지 생산했음에도 이전 R 1100 GS의 2배에 가까운 판매량을 보이며 GS 시리즈가 BMW의 주력 모델로 올라서게 된다.

 

 

R1200RS – 수랭으로의 전환

2004년부터 BMW 모토라드는 R 1150 GS를 대체하는 R 1200 GS를 선보였다. 배기량을 40cc 늘려 최고출력을 100마력으로 높이는 동시에 무게를 이전 모델 대비 무려 30kg이나 경량화하는 파격적인 변화로 다루기 한결 수월해지며 GS의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기 시작했다. 여기에 2007년 부분변경을 통해 배기량 변화 없이 최고출력이 5마력 상승했으며, 새로운 일체형 ABS 시스템을 더했다. 2008년부터는 전자 서스펜션 조절(ESA)과 자동 안정성 제어(ASC), 트랙션 컨트롤(DTC) 등의 기능이 더해졌다. 2010년 또 한번의 부분 변경으로 엔진 회전한계를 8,500rpm으로 높이며 최고출력도 110마력/7,750rpm으로 상승한다.

 

2012년 인터모트에서 BMW는 2013년 R1200 시리즈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배기량의 변화는 없지만 기존 공유랭 방식에서 수랭식으로 변경한다는 것. 이로 인해 최고출력은 15마력 상승하지만, 무게가 9kg 증가하게 됐따. 이후 LED 헤드라이트나 스마트키, 퀵시프트, 도난 방지 시스템, 로우 시트 옵션 추가 등 소소한 업데이트가 이어지며 2019년까지 명맥을 이어간다.

 

 

R 1250 GS – 첨단 기술의 투입

2019년 BMW는 신기술을 대거 투입한 풀체인지 모델 R 1250 GS를 출시했다. 이전보다 파격적으로 향상된 1,254cc의 배기량으로 최고출력 134마력/7,750rpm, 최대토크 143Nm/6,250rpm의 대폭 업그레이드된 성능을 발휘했으며, 연비도 4% 향상됐다. 여기에 ‘시프트캠’으로 명명된 가변 밸브 타이밍(VVT) 기술을 통해 상황에 맞춰 성능과 효율을 높일 수 있게 됐다. 강력한 파워를 다루기 쉽도록 총 7개의 주행모드를 제공해 노면 상태나 날씨 등 환경요인은 물론이고 사용자의 취향에 맞춰 임의의 설정도 가능하게 했다.

 

방향지시등이나 후미등, 주간주행등까지 전 등화류에 LED가 투입됐으며 어댑티브 코너링 라이트가 더해져 와인딩 코스에서도 나아가는 방향의 시야를 더욱 원활히 확보할 수 있다. 안전을 위해 ABS 프로가 기본 적용되어 급제동은 물론이고 모터사이클이 기울어진 상태에서도 안정적으로 제동할 수 있다. 또한 DTC와 드래그 토크 컨트롤(MSR) 등이 차체를 안전하게 제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조종 편의를 위해 이전보다 핸들바를 30mm 높여 앉은 자세나 선 자세, 내려서 모터사이클을 끌어야 할 때도 조종성을 높였다. 계기판은 TFT 디스플레이가 적용되고 커넥티비티 기능을 더해 경로 안내나 음악 감상, 전화 통화 등의 제어가 계기판과 핸들바 스위치를 통해 간편하게 이뤄지며, 계기판 옆으로 USB 소켓을 더해 이동 중에도 충전이 가능하다. 

<저작권자 © 라이드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