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차처 엔진처럼 주류에서 벗어나 독창적인 제품을 선보이는 가와사키는 올해의 테마를 ‘하이브리드’로 잡은 듯하다. 지난 달 양산제품인 닌자 7 하이브리드를 발표하며 모터사이클 업계 최초로 하이브리드 모터사이클을 발표한 가와사키는 지난 7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진행된 국제 모터사이클 전시회(EICMA)에서 네이키드 버전인 Z7 하이브리드를 공개하며 두 하이브리드 모델과 함께 2024년을 맞이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와 함께 닌자 ZX-4RR로 4기통 400cc 모델의 부할을 알리며 애매해져버린 기존 2기통 400cc 모델들을 업그레이드한 닌자 500과 Z500도 함께 선보였다.

Z 7 하이브리드

가와사키는 몇 년 전부터 전기나 하이브리드, 수소 엔진 등 다양한 친환경 파워트레인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대부분 스쿠터를 중심으로 개발하는 것과 달리 매뉴얼 모터사이클을 기반으로 개발하고 있음을 드러내 확실히 개성있는 브랜드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그 중 가장 먼저 선보인 것이 하이브리드로, 지난 10월 닌자 7 하이브리드를 공개한데 이어 이번 행사에 Z 7 하이브리드까지 함께 공개하며 시장의 판도를 바꿔버리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탑재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수랭 2기통 451cc 엔진과 전기 모터를 결합했다. 43.5kW(59.1마력)의 엔진과 9kW(12.2마력)을 결합해 시스템 총 출력 59마력/10,500rpm, 최대토크 60.4Nm/2,800rpm의 성능을 낸다. 여기에 e-부스트 기능을 사용하면 5초 동안 순간적으로 출력이 69마력으로 증가해 650~700cc급과 대등한 성능을 발휘한다. 탑재된 배터리는 리튬 이온 방식으로, 48V 27.2A 용량이 탑재되어 순수 전기모드로만 최대 12km 이동할 수 있다. 배터리 무게는 13kg, 차량 전체 무게는 227kg이어서 스포티한 주행을 즐기는데 영향을 줄 수준은 아니며, 배터리를 차량 중앙에 배치해 질량 집중화에 도움을 준다. 별도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처럼 별도로 충전하는 방식이 아닌, 주행하는 과정에서의 회생제동 시스템을 통해 배터리가 충전되는 방식이다.

배터리에 탑재된 전력을 바탕으로 성능 추구형인 스포츠-하이브리드, 연비 추구형의 에코-하이브리드, 골목길이나 지하 주차장 등에서 조용히 이동할 수 있는 EV 모드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연비는 WMTC 기준 25km/L로 250cc 클래스 못지 않은 높은 연비를 제공하며, 에코-하이브리드 모드의 경우 이보다 더 높은 연비를 보여준다고 한다.

변속기는 자동과 수동 중 원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으며, 수동 모드에서는 혼다의 DCT 방식처럼 클러치 레버를 제거하고 좌측 핸들바 버튼을 통해 변속하는 방식이다. 연료 절약을 위해 스포츠 모델에선 처음으로 아이들링 스톱 기능이 적용됐으며, 수동 모드로 주행 중 정차하면 자동으로 1단 기어를 선택해주는 ALPF 기능도 탑재됐다. 또한 전후진 걷기 모드가 적용되어 저속으로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나 주차 시에 유용하다.

닌자 500/Z500

가와사키 닌자 500

300cc로 시작한 2기통 엔진이 업그레이드를 거듭해 이제는 쿼터급으로 분류하기 애매한 500cc급까지 도달했다. 물론 새로 등장한 직렬 4기통 400cc 엔진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한 목적이 더 크겠지만. 이 업그레이드된 엔진을 닌자 시리즈와 Z 시리즈에 투입해 유럽 A2 라이센스(47마력 이하 모터사이클) 시장을 겨냥했다.

가와사키 Z500

수랭 2기통 451cc 엔진은 최고출력 45.4마력/9,000rpm, 최대토크 42.6Nm/6,000rpm의 성능을 낸다. 여기에 사용자 친화적으로 설계된 경량 격자 섀시와 가벼운 차체 무게는 다루기 쉬울 뿐 아니라 우수한 운동성을 함께 제공한다. 슈퍼스포츠 스타일의 짧은 휠베이스와 긴 스윙암 구성으로 여기에 최적화된 트레일 설정을 더해 가벼우면서도 자연스러운 핸들링을 구현했다. 변속기는 6단 구성으로, 어시스트/슬리퍼 클러치로 저단 변속 시 뒷바퀴가 불안정해지는 것을 막아준다. 또한 전 모델 및 사양에 기본적으로 스마트폰 연결 기능이 탑재되어 스마트폰 알림 표시나 라이딩 로그 기록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함께 발매되는 SE 사양은 LCD 방식의 계기판이 TFT 디스플레이로 바뀌며, USB-C타입 충전포트가 더해진다. 닌자 500 SE는 스마트키 시스템이 더해지고, Z500 SE는 언더카울이 추가된다. 이 밖에도 라디에이터 가드, 탠덤 시트 커버 등 다양한 액세서리가 함께 발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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