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자동차 산업에서 가장 많은 노력을 들이는 기술은 단연 ‘자율주행’일 것이다. 스포츠카처럼 취미성이 강한 제품은 덜하지만, 대중차 브랜드나 운송과 같은 상용 브랜드에서는 자율주행 기술이 차량의 많은 부분을 바꿔놓을 수 있기 때문. 물론 현재 기술 보완이나 법률적 문제들이 있지만, 이것들만 해결되면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의 수준에서 개념이 완전히 바뀌며 산업 전반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오는 기술이 될 것이다. 이런 자율주행에 대한 자동차 학도들의 열정이 한자리에 모였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11월 29일 ‘2021 자율주행 챌린지’ 본선을 서울 상암동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에서 진행했다.

자율주행 챌린지는 국내 대학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돕고 우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이 2010년부터 진행해온 ‘대학생 자율주행차 경진대회’의 새로운 명칭이다. 올해는 실제 도심에서의 자율주행 기술 연구 활성화를 위해 서울시와 공동으로 개최했다. 현대차 그룹은 참가팀에 기술 및 차량 제작을 지원했고, 서울시는 통신, 도로, 교통 신호 등 대회 환경울 구축하는 역할을 맡았다. 올해 대회에는 23개 팀이 참가를 신청했고, 가상 환경에서의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검증하는 방식으로 예선을 치렀다. 그 결과 계명대, 성균관대, 인천대, 인하대, 충북대, KAIST 6개 대학팀이 본선에 올랐다.

본선은 시범운행지구 내 4km 구간에서 각 대학팀의 자율주행차량이 동시에 출발, 기록에 따라 순위를 매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만일을 대비해 테스트 구간은 서울시의 협조로 일반 차량과 자율주행 테스트 차량을 분리하는 교통 통제가 이뤄졌으며, 테스트 차량 내에도 운전자와 평가자가 탑승해 비상상황이나 돌발상황에서 차량을 빠르게 통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차량 내부와 코스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전달되는 영상을 중계진들의 설명과 함께 행사 무대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으로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었다.

평가는 차량 회피 및 추월, 교차로 통과, 신호등‧차선‧제한속도‧스쿨존 등 교통 법규를 준수하면서 정해진 코스를 최대한 빨리 주행해야 하며, 위반한 항목에 대해선 점수를 차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총 두 번의 주행을 통해 가장 좋은 기록을 토대로 순위를 매긴 결과 우승은 KAIST, 준우승은 충북대가 차지했다. 우승팀에는 상금 1억 원과 북미 견학 기회를, 준우승팀에는 상금 5천만 원과 중국 견학 기회를, 그리고 나머지 본선 진출 팀에게도 상금이 수여됐다. 우승한 KAIST팀 이대규 학생은 “이번에 참가한 팀 중 유일하게 GPS를 쓰지 않았는데, 이 한계를 상황 판단 기술로 극복한 게 주요 우승 요인이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대회는 무엇보다 국내 최초 전기차 기반으로 실제 도심 교통환경에서 여러 대의 자율주행 차량이 동시에 주행하며 기술 시연을 펼쳤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여러 대학뿐만 아니라 지자체와도 유기적으로 협력해 자율주행 생태계를 공고히 구축하는 데 지속적으로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현대차 로보셔틀

이날 행사장에는 본선 참가팀들이 제작한 자율주행차와 함께, 현대차그룹 산하 브랜드에서 제작한 자율주행 관련 모빌리티 및 콘셉트 차량들도 함께 전시되어 눈길을 끌었다. 올해 8~9월 세종 스마트시티에서 현대차가 시범서비스로 운영한 레벨 4 수준의 로보셔틀, 운전자의 생체 신호를 인식해 실내 공간을 최적화하는 기아의 R.E.A.D 시스템,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전동화 등 현대모비스의 핵심기술을 집약한 수소 자율주행 콘셉트카 M.VisionS, 트레일러 드론으로도 소개됐던 ‘e-보기’를 바탕으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는 현대로템의 디펜스 드론 등이 전시되어 관람객뿐 아니라 주변을 지나는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했다.

현대로템 디펜스 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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