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 북한에서 핵실험으로 보이는 지진이 관측되었다는 소식이 온라인 뉴스 사이트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핵에너지, 즉 원자력은 핵폭탄과 같은 무기를 만드는데 사용될 수 있으며, 방사능 오염과 같은 환경 파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원자력이 전 세계 에너지 소비의 7.2%를 담당하며, 우리나라에서도 전체 발전량의 약 30%를 원자력 발전에 의존하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 또한 남극과 같은 극한 지역의 탐험이나 우주개발에 있어서도 원자력은 중요한 에너지원이다.

한편 어떤 과학자들은 미래의 자동차로 ‘원자력 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다. 원자력자동차는 한 번 연료를 충전하면 무려 10년 이상을 연료 보급 없이 달릴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배기가스와 같은 오염물질을 내뿜지 않아 도심의 맑은 공기를 유지할 수 있다.


▲ 포드가 1958년 구상한 원자력 자동차 '누클레온'. 당시 원자력은 강력한 힘과 무한한 에너지의 상징과도 같았다.
포드를 비롯한 다양한 자동차 메이커에서 원자력 자동차 콘셉트를 디자인 했지만, 당시의 기술로는 원자력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 불가능했다.


▲ 1960년대 DC코믹스의 배트맨 만화에 나온 배트모빌 자동차. 원자력 배터리로 달린다는 설정이었다.
 아마 당시에는 '원자력'이라는 말이 붙으면 참신하고 강하다는 느낌을 주지 않았을까?
(물론 배트맨 영화에 등장한 사진의 자동차는 가솔린으로 달린다.)


▲ TES-3 이동식 원자력 발전차
1950년대 중반 소비에트연방에서 구상된 원자로 탑재 탱크.
전투용 탱크가 아니라, 거대한 원자로를 이동식으로 만든 차량이다. 실용화되지는 않았다.



원자력 자동차는 어떻게 달릴까?


▲ 화성 탐사로봇 큐리오시티. 약 30년간 연료공급 없이 활동할 수 있다.

원자력을 이용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가장 먼저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원자력 전지다. 최근 화성에 도착한 큐리오시티라는 우주탐사로봇은 원자력 배터리의 힘으로 움직인다. 배터리를 갈아 끼우지 않아도 무려 30년이나 움직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 전기자동차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효율이 나쁘며 무겁다는 단점이 있다.


▲ 영화 '백 투 더 퓨쳐'에 등장한 드로리언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원자력 자동차가 아닐까?
자동차냐 타임머신이냐를 떠나서 영화에서는 '원자력 배터리'로 움직인다는 설정이다.

한편 원자력 항공모함이나 잠수함에는 ‘원자로’가 탑재된다. 핵에너지를 이용해 물을 끓이고, 여기에서 발생하는 수증기로 터빈을 돌린다. 그리고 터빈은 스크류를 돌려 배를 움직이거나, 발전기를 통해 전기를 생산한다. 하지만 자동차에 탑재하기에는 원자로의 크기가 너무 크다.


▲ GM 캐딜락의 '월드 토륨 연료 콘셉트카' 프로젝트.
소형 토륨 원자로를 탑재한다는 계획이지만, 실제 차는 완성되지 않았다.

그런데 미국의 자동차메이커 캐딜락은 지난 2009년  ‘월드 토륨 연료 콘셉트카’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토륨이라는 원자력 연료를 이용해 레이저 광선을 만들 수 있는데, 이 레이저 파워로 물을 끓여 수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한마디로 초소형 원자로다. 이미 실험실에서는 문제없이 구현이 가능한 수준이며, 자동차에 탑재하는 것도 불가능은 아니라고 한다.



원자력 자동차의 문제점

하지만 원자력 자동차를 개발하려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고속도로를 달리던 원자력 자동차가 사고로 전복되어 폭발했고, 인근 수 km 지역이 방사능으로 오염되었습니다.’와 같은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방사선 차폐와 폭발 방지 기술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





▲ 토륨 레이저로 물을 가열해서 발전기의 터빈을 돌린다.
하지만 어마어마한 열이 발생하며, 방사능 누출과 폭발의 위험이 있다. 안전 기술의 개발이 먼저다.

가격도 문제다. 현재 미국 로스알라모스 연구소에서 개발 중인 미니 원자로의 가격은 2,500만 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자동차용으로 이를 더 작게 줄인다면, 가격이 얼마나 더 비쌀지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30년간 다른 연료 보급 없이 달릴 수 있다고 해도 엄청나게 비싼 가격이다.

게다가 원자력 자동차를 개발하는 과학자들이 잊고 넘어가기 쉬운 또 다른 문제가 있다. 원자력 자동차는 몇 십 년간 연료 주입이 필요 없지만, 그렇다고 몇 십 년 간 폐차할 때 까지 한 가지 자동차만 타고 싶어 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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