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2.1.26 수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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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MotoGP 5라운드 FRA Le Mans 리뷰

 

프랑스 르망 서킷의 정식 명칭은 ‘Circuit De La Sarthe’이며 1923년 오픈하여 올해로 98년 된 서킷입니다. 르망 24시간 내구 레이스로 잘 알려진 르망 서킷은 총 연장 13.626km이며 1965년 사망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자 서킷 일부를 피트, 패독 등 현대 시설로 바꾸었고 유명한 ‘던롭 브리지’가 있는 곳을 포함한 ‘부가티 서킷’을 추가적으로 만들었습니다. 르망 서킷을 전체적으로 보면 아주 일부분인 부가티 서킷에서 모토GP가 개최되는 것입니다. 르망은 파리의 샤를드골 공항에서 남서쪽으로 200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부가티 서킷은 총연장 4.185km, 우 코너 9, 좌 코너 5개로 이루어져 있으며 메인 스트레이트 구간은 674m로 짧지만 완만하게 구부러진 T1은 고속으로 진입해야 하는 코너이며 곧바로 이어지는 급격히 짧은 T2, T3 코너는 전도가 가장 많이 나는 곳입니다. 던롭 브리지를 지나 내리막 우 코너도 매우 어려운 코너 가운데 하나입니다. 1969년 모토GP를 처음 개최하였고 1995년 HRC 팀 보스인 알베르토 푸치가 500cc 클래스에서 고속 T1에 진입하면서 전도로 심각한 부상을 입은 후 안전상의 문제로 인하여 4년간 모토GP가 개최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2000년부터 다시 모토GP를 개최하고 있으며 22년 연속 개최되고 있습니다. 1991년에는 두 번 개최되기도 했으며 올해로 총 33회째 개최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르망 이외에도 폴 리카르 13회, 클레르몽 페랑 10회, 노가로 2회, 랭스 2회, 루앙 2회, 알비 1회, 마나 꾸르 1회 등 7개 서킷에서 개최했습니다.



르망에서의 이전 기록들

렙솔 혼다의 마크 마르케즈

혼다의 르망 프리미어 클래스 마지막 우승은 2019년 마크 마르케즈가 폴 투 피니시(예선 1위, 결승 1위)로 우승했을 때 혼다의 프리미어 클래스 통산 300회 우승이었으며 2018년에도 마르케즈가 우승했습니다. 야마하의 르망 마지막 우승은 2017년 매버릭 비냘레스가 폴 투 피니시 우승이며 호르헤 로렌조 2015년, 2016년, 비냘레스의 2017년 3연승을 포함하여 르망 그랑프리 프리미어 클래스 통산 10회 우승 및 클래스 통산 500회 우승이었습니다.

리즐라 스즈키의 크리스 버뮬렌

스즈키의 르망 프리미어 클래스 우승은 2007년 크리스 버뮬렌이었으며 2016년 매버릭 비냘레스가 영국 실버스톤에서 우승하기 전까지 스즈키의 유일한 모토GP 우승이었습니다. 또한 2016년 비냘레스는 르망에서 3위를 차지했는데 2008년 로리스 카피로씨가 체코 브루노 그랑프리에서 3위를 차지한 이후 스즈키의 첫 포디엄이었습니다. 두카티는 지난해 르망 그랑프리 웨트 컨디션에서 다닐로 페트루치가 우승했는데, 프리미어 클래스 유일한 우승 기록이었습니다. KTM의 르망 서킷 최고 성적은 2020년 폴 에스파가로의 3위였으며 그전까지는 2003년 노리유키 하가의 8위가 가장 좋은 성적이었습니다.

렙솔 혼다의 케이시 스토너

2009년 이후 르망 그랑프리 모토GP 클래스에서 비 스페인 라이더가 우승을 차지한 것은 2011년 케이시 스토너와 지난해 다닐로 페트루치뿐이었습니다. 르망 그랑프리에서 프랑스 라이더의 프리미어 클래스 최고 성적은 2017년 요한 자르코의 2위, 1985년 레이먼드 로체 2위, 1987년 크리스티안 사론 2위입니다.

르망에서 개최된 최근 19회의 모토GP 레이스에서 무려 10회나 웨트 또는 레인 컨디션이었습니다. 또한 르망에서 모토GP 레이스가 완전한 드라이 컨디션에서 진행된 것은 2004년, 2010년, 2011년, 2014년, 2019년뿐입니다.



타이어 공급사 미쉐린

르망 그랑프리는 비가 예보되어 있기 때문에 웨트 또는 믹스 컨디션에 대비하여 미쉐린은 접지력을 향상시킨 소프트, 미디엄 컴파운드의 레인 타이어를 공급하게 됩니다. 레인 타이어는 프런트 소프트와 미디엄이 좌우 대칭 컴파운드이며, 리어 소프트, 미디엄은 좌우 비대칭 컴파운드입니다.

미쉐린은 프런트 슬릭 소프트와 미디엄 컴파운드는 좌우 대칭, 하드 컴파운드는 우측이 하드한 좌우 비대칭 컴파운드, 리어 슬릭은 소프트, 미디엄, 하드 모두 좌우 비대칭 컴파운드를 공급합니다.

 

브레이크 공급사 브렘보

르망 서킷의 브렘보 브레이킹 난이도는 1~5점 중 3점으로 난도가 중간 정도 되는 서킷입니다. 스트레이트 구간이 674m로 짧기 때문에 디스크가 냉각되는 시간이 부족할 수 있으며 비가 올 경우 스틸 디스크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한 랩에서 라이더는 총 31초 동안 9번의 브레이킹을 하게 되며 올 시즌 개최 서킷 가운데 세 번째로 짧은 서킷을 감안하면 결코 적은 브레이킹이 아닙니다. 브레이크 시스템은 레이스의 34% 정도 작동하게 되는데 이는 헤레즈, 발렌시아, 미사노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9개의 브레이킹 포인트 가운데 8개의 코너는 라이더가 최소 1G 이상의 중력 가속도를 받게 되며 그중 5개의 코너는 1.2G 이상입니다. 라이더가 레이스 처음부터 끝까지 브레이크 레버를 작동하는데 드는 하중은 총 975kg으로 매우 높은 편입니다. 9개의 브레이킹 포인트 가운데 2개 코너는 하드, 5개 코너는 미디엄, 2개 코너는 이지로 난도를 구분할 수 있습니다.

르망 서킷에서 T9이 가장 난도가 높은 코너로 이 코너에서는 4.5초 동안 브레이킹을 하는데 295km/h에서 108km/h까지 감속하며 라이더는 브레이크 레버를 6.4kg 하중으로 작동하며 1.5G의 중력 가속도를 받은 상태로 239m를 이동합니다.



금요일 연습 주행

금요일 오전 르망 서킷은 믹스 컨디션으로 비는 그쳤지만 노면은 젖어 있었고, 오전 FP1 세션 모토GP, 모토2, 모토3 클래스에서 무려 44회 전도가 있었습니다. 작년에도 웨트 컨디션에서 금요일 38회의 전도가 있었고 레이스가 열린 주말 3일간 무려 100회 가까이 전도가 있었습니다.

모토GP 바이크는 가벼운 전도에도 카본 페어링, 풋 페그, 레버 등의 파손은 수천만 원에 이르는 비용을 발생시킵니다. 만약 좀 더 빠른 속도에서 전도해 바이크 파손되면, 예를 들어 프레임, 스윙암, 브레이크, 휠, 배기 장치 등 다중 파손이 있을 경우 교체 비용만 억대를 훌쩍 넘어버립니다.

금요일 전도는 던롭 시케인 T3 좌 코너에서 많이 발생했는데 대부분 가벼운 전도였지만 두 번 전도한 라이더도 있었습니다. 모토GP 클래스의 경우 알레익스 에스파가로는 같은 T3에서 두 번 전도했고 알렉스 마르케즈, 알렉스 린스, 후안 미르, 잭 밀러, 페코 바냐이아, 매버릭 비냘레스, 파비오 쿼타라로 등이 전도했습니다. T3에서 전도가 많은 이유는 T13, T14 우 코너에서 스트레이트 구간을 거쳐 고속 코너인 T1, T2까지도 우 코너이기 때문에 기온이 낮은 상황에서 타이어의 좌측면이 냉각되기 때문에 그립이 부족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노면의 캠버(배수) 때문에 노면의 높이가 T3 아웃으로 낮아지며 뱅킹의 반대 방향으로 경사가 낮아지기 때문에 전도가 더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르망 서킷은 24시간 내구 레이스를 대표하는 서킷으로 아스팔트의 그립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T3 코너에서 전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타이어가 충분히 예열된 후에 평소대로 브레이킹을 해야 그나마 전도를 줄일 수 있습니다.

FP2 세션은 드라이 컨디션에서 진행되었고 르망 서킷의 베스트 랩 기록을 가지고 있는 요한 자르코가 1위를 했고 역시 홈 그랑프리를 맞은 파비오 쿼타라로가 2위를 했습니다. 쿼타라로는 지난 헤레즈에서 암 펌프 증상을 겪고 곧바로 수술을 했는데, 이번 주행에서 암 펌프 증상 없이 좋은 컨디션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부진이 이어진 발렌티노 로씨는 탑 10에 들었는데, 지난 헤레즈 테스트에서 밸런스 변경, 서스펜션 수정 등 여러 변화를 가진 것이 이번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마크 마르케즈는 아직 팔의 근력이 100% 아닌 데다 솔직히 자신감이 부족하다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르망 서킷의 T1, 2는 담력이 강한 라이더일수록 더 강한 브레이킹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전도할 경우 매우 큰 부상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이곳에서 랩 타임 격차가 클 수 있습니다. 토요일, 일요일도 비 예보가 있기 때문에 플래그 투 플래그 레이스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합니다.



토요일 예선

비가 오지 않았지만 노면이 젖어있거나, 노면이 마르면 비가 오는 등 르망의 날씨는 무척 변덕스러웠습니다. 이런 변덕스러운 날씨는 조그만 섬에 위치한 호주 필립 아일랜드에서 볼 수 있지만 르망도 못지않습니다. 토요일 오전 FP3 세션은 웨트 컨디션에서 진행되었고 마크 마르케즈가 레인 타이어로 주행 복귀 후 첫 세션 1위를 차지했습니다. 믹스 컨디션이라면 가장 강력한 라이더는 단연 마크 마르케즈입니다. 특히 플래그 투 플래그 레이스에서는 압도적인 주행과 더불어 기막힌 작전까지 흠잡을 때가 없습니다. 마르케즈는 2018년 아르헨티나 리오 혼도 그랑프리 웨트 컨디션에서 다른 라이벌보다 랩 당 2초나 빨랐었고 발렌티노 로씨를 추월하다 함께 전도한 장면을 모두 기억하실 겁니다.

금요일은 쿼타라로와 비냘레스의 일관적인 랩 타임 페이스가 눈에 띄었지만 노면이 완전히 젖은 상태에서의 상황은 많이 달랐습니다. FP3 세션에서 비냘레스 16위, 모비델리 17위, 쿼타라로 19위, 로씨 21위로 야마하 라이더들은 거의 최후미에 랭크되었습니다. 쿼타라로는 웨트 컨디션에서 바이크의 속도가 늦고 코너에서 뱅킹이 쉽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만약 비가 오지 않는다면 결승에서 야마하 라이더 특히 쿼타라로, 비냘레스의 페이스가 최고조이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예상되지만 비가 온다면 상당히 고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모비델리는 FP3 세션이 종료되는 시점 플래그 투 플래그 바이크 스왑을 연습하려고 세컨드 바이크에 올라타려다 주저앉으며 바이크가 넘어졌는데요. 훈련 중 다친 무릎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그랑프리에서 세션의 순위는 중요하지 않고 페이스 역시 크게 레이스에 작용하지 않을 겁니다. 이유는 단 하나 날씨가 워낙 변덕스럽기 때문입니다. 적절한 레인 타이어를 선택하기 위해 주행해야 하지만 금방 노면이 말라 슬릭 타이어를 사용해야 하고 미케닉들은 다시 드라이 세팅을 바꿔야 했기 때문에 일반적인 그랑프리보다 라이더들은 충분한 주행을 하지 못했습니다.

(왼쪽부터) 파비오 쿼타라로와 잭 밀러

예선에서 파비오 쿼타라로가 2년 연속 폴 포지션을 차지했습니다. 예선 종료 몇 분 전만 하더라도 혼다 세 명의 라이더가 1, 2, 3위에 이름을 올렸는데 이는 2017년 스페인 헤레즈 그랑프리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지만 노면이 급격히 마르면서 기쁨은 잠시 쿼타라로, 비냘레스, 잭 밀러, 모비델리, 자르코가 그들을 앞서는 랩 타임을 기록했습니다.

노면 온도가 15℃까지 오르면서 서킷 전체 최고 기록인 1분 31초 185에 1.5초 뒤진 1분 32초 600의 폴 포지션 랩 타임이 기록되었습니다. 위에도 썼듯이 드라이 컨디션에서는 야마하 라이더들의 페이스가 최고조입니다.

지난 헤레즈 우승자인 두카티의 잭 밀러는 예선 3위를 했지만 FP, QP 세션의 페이스는 들쑥날쑥 일관성이 전혀 없었습니다. 드라이 컨디션이라면 야마하 세 명의 라이더가 우승 가능성이 매우 높고 믹스 컨디션 또는 웨트 컨디션이라면 마르케즈, 잭 밀러의 우승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낮은 노면 온도로 인해 T3 좌 코너에서 부족한 그립을 잘 활용해야 하는 큰 과제가 있습니다. T3 코너에서 그립 이상의 뱅킹이나 브레이킹을 한다면 바로 전도로 이어지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파비오 쿼타라로는 2019년 말레이시아 세팡 그랑프리부터 4연속 폴 포지션을 차지한 이후 올 시즌 포르티망, 헤레즈에 이어 르망 폴 포지션으로 3회 연속 폴 포지션을 차지했으며 자신의 통산 13회 프리미어 클래스 폴 포지션으로 세테 지베르나우, 로리스 카피로씨와 같은 기록입니다. 지난해에 이어 르망 2년 연속 폴 포지션으로 프랑스 라이더로는 최초의 2연속 폴 포지션 기록이며 르망에서 폴 포지션을 기록한 세 번째 프랑스 라이더입니다. 폴 포지션 규정은 1974년부터 시작되었는데 1987년 크리스티안 사론과 2018년 요한 자르코가 프리미어 클래스 폴 포지션을 차지했습니다.

쿼타라로는 이전까지 12회 폴 포지션에서 우승 3회, 포디엄 7회를 기록했습니다. 또한 이번 그랑프리에서 우승을 차지하면 프랑스 라이더로는 두 번째 프리미어 클래스 홈 그랑프리 우승자가 되며 첫 번째 라이더는 1954년 피에르 모네레였습니다.



일요일 결승

5전 프랑스 르망 그랑프리는 2017년 체코 브루노 이후 처음 진행된 플래그 투 플래그 레이스이기도 했지만 레이스 내용이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모토3 클래스는 오전의 비로 인해 웨트 컨디션으로 진행되었지만 먹구름이 걷히면서 노면이 조금씩 말랐습니다. 그리고 모토2 클래스는 노면의 곳곳이 젖어 있기는 했지만 마른 곳이 더 많았기 때문에 드라이 레이스가 표시됐습니다. 모토GP가 시작될 즈음 노면의 거의 말랐기 때문에 레이스는 드라이 레이스를 표시했고 기온 17℃, 노면 온도 31℃로 노면 컨디션은 레이스 개최 기간 중 가장 안정적이었습니다.

일요일 오전 웨트 컨디션에서 진행된 웜 업 세션에서 지난해 르망 그랑프리 우승자인 다닐로 페트루치가 1위를 했고 잭 밀러가 2위, 예선에서 다소 부진했던 페코 바냐이아가 4위를 했습니다. 야마하 라이더 가운데 발렌티노 로씨가 7위로 가장 좋은 랩 타임을 기록했고 모비델리 9위, 비냘레스 10위, 쿼타라로 13위였습니다. 완전히 젖어있는 웨트 컨디션이면 야마하 라이더들의 속도가 나쁘지 않지만 믹스 컨디션에서 비냘레스, 쿼타라로 등 속도가 나지 않는다고 할 정도로 페이스가 많이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FP와 QP 세션에서 보여줬듯이 드라이 컨디션에서 쿼타라로와 비냘레스의 페이스는 매우 빨랐습니다. 드라이 레이스였기 때문에 타이어는 라이더 모두 앞뒤 모두 소프트 컴파운드의 슬릭을 선택했습니다.

레이스는 드라이 레이스로 시작했지만 3랩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4랩에서 플래그 투 플래그가 선언되면서 라이더들은 5랩에서 바이크를 스와프(다른 타이어가 장착된 동일 차량으로 교체)했습니다.

처음 스타트에서 두카티 레노보 팀의 잭 밀러가 선두로 치고 나갔고 이후 몬스터 에너지 야마하의 매버릭 비냘레스, 파비오 쿼타라로가 예상대로 강한 페이스로 선두 그룹을 이끌었습니다. 페트로나스 야마하 SRT의 발렌티노 로씨는 올 시즌 가장 좋은 7위, 팀 메이트인 프랑코 모비델리는 8위로 나쁘지 않은 페이스였습니다. 하지만 T10에서 인 코너로 주행하면서 발렌티노 로씨, 폴 에스파가로와 접촉, 결국 코스를 이탈하면서 전도했습니다. 

모비델리는 토요일 바이크 스와프 하는 과정에서도 훈련 중 부상당한 왼쪽 무릎으로 인해 넘어지는 장면을 연출했는데 이번에도 전도 후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모비델리는 레이스를 재개했지만 결국 16위로 챔피언십 포인트 획득에는 실패했고 월요일부터 물리치료를 받을 예정입니다. 쿼타라로와 함께 홈 그랑프리이자 서킷 최고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프라막 레이싱의 요한 자르코는 2랩에서 11위까지 순위가 밀리기도 했습니다.

큰 변화가 없을 줄 알았지만 4랩에서 플래그 투 플래그가 선언되었고 5랩에 라이더들은 바이크를 바꾸기 위해 피트 인 했고 렙솔 혼다 팀의 마크 마르케즈가 가장 빠르게 바이크를 바꿔타고 선두로 나섰습니다. 마르케즈의 플래그 투 플래그에서의 페이스는 누구도 쫓기 어려울 정도로 최정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번에는 큰 실수를 하고 말았습니다. 8랩 T14에서 리어 타이어가 그립을 잃으면서 전도, 18위까지 순위가 떨어졌고 11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린 10랩을 남겨둔 시점에 T6에서 다시 전도하면서 결국 리타이어 했습니다.

마르케즈는 “비가 내린 기회를 살리지 못해 화가 나지만 이것은 경쟁의 일부이고 헤레즈나 포르티망과 같이 드라이 컨디션이 아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조금 유리했지만 기회를 살리지 못해 아쉽다”고 했습니다. 마르케즈의 복귀 후 레이스가 아니라 평상시의 마르케즈라면 100% 우승을 가져갔을 겁니다. 부상의 정신적, 신체적, 레이스 운영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커 보입니다.

팀 스즈키 엑스타의 후안 미르는 4랩에서 순위를 9위까지 올렸지만 피트 인 하기 전에 전도하면서 결국 리타이어하고 말았습니다. 팀 메이트인 알렉스 린스는 마르케즈에 이어 두 번째로 바이크를 스와프하면서 포디엄을 기대했지만 피트 아웃 하자마자 T4에서 전도하며 20위로 순위가 떨어졌고, 다시 T3에서 전도로 리타이어 했는데 린스는 포르티망, 헤레즈, 르망까지 세 경기 연속 전도 리타이어 했습니다. 린스는 이번 레이스가 열린 3일간 무려 다섯 번이나 전도했습니다.

이번 그랑프리에서 두카티 라이더들의 활약이 가장 돋보였습니다. 두카티 레노보 팀의 잭 밀러는 바이크 스와프 전 코스 아웃하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지만 ‘레인 마스터’답게 엄청난 페이스를 보였습니다. 잭 밀러는 피트 인 하면서 피트 레인 주행 속도인 60km/h를 초과하여 더블 롱 랩 페널티를 부과 받고도 우승을 차지하는 괴력을 보였습니다. 롱 랩 페널티는 적어도 3초 정도의 랩 타임 손해를 보게 되는데 두 번이면 6초 이상 손해를 보게 되지만 2위를 차지한 자르코보다 3.970초나 앞서며 우승을 한 것입니다.

잭 밀러는 2012년 케이시 스토너 이후 첫 연속 우승한 호주 라이더로 이름을 올렸으며 헤레즈에 이어 연속 우승을 기록했습니다. 밀러는 시즌 초반 부진으로 엄청난 비난을 받아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지난 헤레즈에서 첫 드라이 컨디션 우승으로 심적 부담을 많이 덜어냈었습니다. 밀러는 레인 또는 믹스 컨디션에서 무척 강한 모습을 보입니다. 믹스 컨디션은 노면이 젖어 있거나 또는 조금 마른 정도의 애매한 노면 컨디션일 경우인데, 밀러는 특히 믹스 컨디션에서 믿기 어려운 페이스로 보이는데요. 바로 타이어가 제대로 예열되지 않은 주행 초반 다른 라이더들과 2초 이상 빠른 페이스를 보인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런 주행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번 르망의 금요일, 토요일 노면은 10℃를 조금 넘는 수준으로 그립이 엉망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밀러의 페이스는 최고였습니다. 이런 페이스에서 밀러는 크게 무리하지 않고 자신이 앞선 쿼타라로, 자르코보다 빠르다는 것을 알고 선두로 나섰고 안정적으로 주행했다고 했는데요. 마지막으로 자신이 두카티의 최고 라이더가 아닐 수 있지만 앞으로도 꾸준히 지금과 같이 계속하고 싶다는 말을 했습니다.

팀 메이트인 페코 바냐이아는 예선 16위로 부진했고 2랩에서는 19위까지 순위가 떨어졌고 밀러와 마찬가지로 피트 레인 주행 속도위반으로 더블 롱 랩 페널티를 부과받아 13위까지 순위가 밀렸지만 최종적으로 4위까지 순위를 만회했습니다. 바냐이아는 피트 레인에서 3km/h를 초과했고 페널티로 인해 7초를 잃었다고 했습니다. 사실 피트 리미터(피트 레인용 속도제한장치)가 있지만 처음 작동할 때는 70km/h 정도로 떨어지는데 라이더는 최대한 빨리 피트 인 하기 위해 최대한 달리다가 속도를 줄이기 때문에 리미터의 문제라기보다 라이더들의 실수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바냐이아는 개막전 폴 포지션을 차지했었지만 포르티망 11위로 예선에서는 기복이 조금 있습니다. 하지만 레이스 중후반 페이스가 현재 모토GP 라이더 가운데 가장 빠르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개막전 3위, 2전 6위, 3전 2위, 4전 2위, 5전 예선 16위로 출발 후 더블 롱 랩 페널티에도 4위를 한 것입니다. 바냐이아는 잭 밀러에 16초나 뒤졌지만 20랩부터 27랩까지의 페이스는 전체 라이더 가운데 가장 빨랐습니다. 챔피언십 포인트 리더에서 2위로 내려왔지만 리더와는 불과 1점 차이로, 아직 우승이 없음에도 2021 시즌 월드 챔피언 타이틀 획득에 가장 가까운 라이더 가운데 한 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프라막 레이싱의 요한 자르코는 바이크를 스와프한 시점에서 선두와 18초 차이의 10위였지만 순위를 끌어올리며 올 시즌 세 번째 2위를 차지했습니다. 자르코는 레이스 스타트 직후 모비델리를 피하면서 순위가 떨어졌고 특히 던롭 시케인에서 그립 때문에 고전했습니다. 하지만 바이크를 스와프하면서 페이스를 끌어올리며 팩토리 팀 라이더는 아니지만 지난 헤레즈에 이어 두카티의 1, 2위 독식을 만들었습니다.

몬스터 에너지 야마하 모토GP의 파비오 쿼타라로는 14.468초 뒤진 레이스 랩 타임으로 3위를 차지했습니다. 쿼타라로는 두카티 팩토리 라이더와는 다르지만 실수를 하면서 롱 랩 페널티를 부과 받았는데요. 바이크를 스와프 하면서 자신의 피트가 아닌 비냘레스의 피트에 바이크를 세우는 실수를 한 것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비냘레스의 피트로 가기 전에 에스폰소라마의 에니아 바스티아니니의 Pit로 가는 것을 미케닉들이 막았던 겁니다. 그런데도 자신의 피트가 아닌 비냘레스의 피트로 간 것입니다.

바이크 스와프 후 처음부터 강하게 밀어붙였고 10랩 정도 되었을 때 리어 타이어가 슬라이드 했고 프런트 타이어의 컴파운드는 상당히 많이 마모가 되었다고 했습니다. 타이어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았기 때문에 2랩을 더 주행했다면 바냐이아에게 3위를 빼앗겼을 거라고 했는데요. 사실 드라이 컨디션이었다면 쿼타라로가 포디엄의 가장 높은 곳에 올랐을 겁니다. 페널티에도 불구하고 3위를 차지하며 16점을 추가 챔피언십 포인트 리더로 다시 올랐습니다.

쿼타라로, 모비델리, 바냐이아, 후안 미르 등 루키급 라이더들은 플래그 투 플래그를 처음 겪었기 때문에 이런저런 실수가 나온것입니다. 사실 쿼타라로의 실수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피트의 입구에서 바라보면 바이크가 1열 횡대로 쭉 서있기 때문에 60km/h로 달리는 라이더의 입장에서 파란색 바이크를 보면 자신의 피트로 착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교롭게도 파란색 리버리의 바스티아니니 옆 피트는 스즈키의 파란색 바이크가 있었고 바로 옆은 비냘레스의 바이크가 있었으니 마음 급한 쿼타라로에게 비슷하게 보였을 겁니다.보는 팬 입장에서는 웃음이 나오지만 라이더나 팀은 굉장히 가슴 졸였을 겁니다.

쿼타라로와 함께 드라이 컨디션에서 일관적이고 빠른 페이스를 보였던 매버릭 비냘레스는 자신의 실수가 있었지만 믹스 컨디션에서 YZR-M1은 속도가 나지 않는다고 했는데요. 이유는 타이어 그립에 있으며 아예 노면이 많이 젖으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그립이 전혀 없었다고 했습니다.

지난해 우승자인 테크 3 KTM 팩토리 레이싱의 다닐로 페트루치는 5위로 KTM 이적 후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혼다는 마크 마르케즈가 전도 리타이어 했지만 알렉스 마르케즈, 나카가미, 폴 에스파가로가 나란히 6, 7, 8위를 했습니다. 처음으로 Q2에 진출했던 아프릴리아의 로렌조 사바도리는 12위로 주행하던 12랩에서 바이크에 기계적 문제로 리타이어 했고, 팀 메이트인 알레익스 에스파가로 역시 6위로 주행하던 16랩에서 기계적 문제로 리타이어 하며 아프릴리아는 두 라이더가 모두 바이크 문제로 리타이어 하는 불운을 겪었습니다.

올 시즌 챔피언십은 아직 초반이지만 야마하와 두카티의 뜨거운 한 판이 될 것 같습니다. 마크 마르케즈는 올 시즌 월드 챔피언에 대한 욕심이 전혀 없다고 했고 마르케즈가 아니면 혼다 라이더 가운데 챔피언십 타이틀 경쟁을 할 수 있는 라이더도 없습니다. 스즈키는 이번 그랑프리의 리타이어가 정말 뼈아픕니다. 다만 후안 미르는 지난해 5전까지의 챔피언십 포인트보다 8점 더 많기 때문에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혼다, KTM, 스즈키는 올 시즌 공급된 미쉐린의 좌우 비대칭 타이어에 대한 대비가 있어야 합니다. 이것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현재의 상황에서 크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다음 그랑프리는 발렌티노 로씨의 홈 그랑프리인 이탈리아 무겔로로 5월 30일 개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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