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의 과학 잡지에 심심찮게 등장했던 '21세기에 등장할 미래의 자동차'들은 한결같이 우주선을 닮은 디자인에 바퀴가 차체 안에 들어가 있고 전기 동력으로 움직인다는 설명이 붙어있었다. 하지만 기술적으로는 80년대의 상상을 뛰어넘었음에도, 아직까지 거리를 달리는 자동차 중에 우주선 모양의 자동차는 찾아볼 수 없다.

폭스바겐은 제네바 모터쇼에 초고연비 기술을 적용한 차량인 XL1을 공개할 예정이다. XL1은 불과 47마력 800cc TDI 엔진을 탑재한 하이브리드 카로, 27마력의 전기모터와 5.5kWh 배터리팩이 동력을 보조한다. 스펙만 보면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0.9리터의 연료로 100km를 주행할 수 있는 놀라운 경제성을 보여준다.

이런 성능에는 디자인도 큰 역할을 담당한다. 공기저항을 최대한 줄이는 디자인으로, 저항계수 0.189라는 놀라운 수치를 자랑한다. 참고로 350km/h 이상을 넘나드는 슈퍼카들도 대부분 공기저항계수 0.2 이상을 기록한다. 조향을 담당하는 앞바퀴는 노출되었지만, 뒷바퀴를 차체 안쪽으로 숨겨 와류 발생을 줄였다. 그 결과 앞에서 말한 우주선 모양의 디자인이 완성되었다. 여기에 나비 날개처럼 펼쳐지는 도어가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더했다.

복고 SF적인 디자인이냐 미래지향적 디자인이냐를 떠나서 차체에 사용된 경량화 기술은 아우디가 자랑하는 첨단기술을 아낌없이 투입했다. 전장 3,888mm, 전폭 1,665mm의 작지 않은 차체지만 무게는 795kg에 불과하다. 경량 알루미늄 합금으로 프레임을 만들고, 운전석은 카본파이버 프레임이 둘러싸고 있다. 가볍지만 운전자의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구조다. 서스펜션은 앞 더블위시본, 뒤는 세미 트레일링 링크 방식을 적용했다. 세라믹 브레이크 기술도 적용되었다.

주행성능을 보면 0-100km/h 가속에 12.7초가 걸린다. 다이내믹한 주행성능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전기 모터만으로 50km를 달릴 수 있고, 10리터 연료탱크를 가득 채우면 499km를 달릴 수 있다. 서울-부산을 왕복하더라도 연료비는 5만원이 채 나오지 않는다.

폭스바겐은 XL1을 50대 생산할 예정이다.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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