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8을 촬영하다가 앞 유리로 떨어진 노란 은행잎 하나가
어느덧 가을이 가고 있음을 알려줍니다.



그러고 보니 날씨가 추워져 두꺼운 옷만 꺼내 입을줄 알았지
그간 가을이 가고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바닥을 보니 타이어 옆에 낙엽이 눈에 들어옵니다.



둘러보니 온 사방이 총 천연색으로 물들어 있습니다.
차만 보이던 눈에 주변의 가을 색들이 순식간에 들어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들을 왜 보지 못하고
차만 보고 있었던 것일까 의아스러울 정도입니다.



그러고 보니 나도 모르게 차량의 면에 반사되던 컬러들을 신경 쓰고 있었나 봅니다.
이제는 오히려 208의 면에 가을의 색을 담으려 노력해 봅니다.



그러고 보니 208의 헤드라이트도
가을의 배경과 잘 어울리고



208의 후미등도 울긋불긋 가을 색과 썩 잘 어울립니다.
앞 유리로 떨어진 노란색 은행잎이 알려주지 않았다면 모를 뻔 했습니다.



노란색 은행잎과 빨간색 스포일러 등이
가을 색에 맞춰 이렇게 잘 어울리는 줄 왜 몰랐을까요?



208의 면이 아니라 푸조의 엠블럼 속에도
가을 색은 숨어 있었습니다.



가을의 흔적은 치워도 가려도 숨겨지지 않습니다.
구석구석 낙엽들이 가을임을 말해줍니다.



사철 푸른 대나무 잎으로 가을임을 숨겨보려 해도
뒷유리에 비친 푸른 하늘이 숨길 수 없음을 알려줍니다.



고개를 돌렸을 때 눈에 보이는 꽃만 보고
지금이 잠시 가을임을 잊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압구정 골목길은 이미 가을입니다.
가을의 분위기를 곳곳에서 물씬 느낄 수 있습니다.



최대한 가을임을 알아 볼 수 없는 곳에
감쪽같이 208을 세워놔 보려 노력해도



조금만 넓게 보면 지금이 가을임을 속일 수는 없습니다.
지금 몇 발자국만 움직여 보세요. 주변에서 가을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어떤 곳에 208을 세워 두더라도
지금이 가을의 끝자락임을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지금이 가을임을 생각해보면
평소 무심코 지나치던 골목의 돌담길도



매일 주차를 하던
길 옆 주차장에도



여유가 없어 올려다보지 못했던 푸른 하늘도
지금이 가을임을 확인시켜 줄 것입니다.



하지만 뒤늦게 알아버린 가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네요.
아쉽게도 지금이 가을임을 너무 늦게 알아버렸네요.



눈에 보이는 군고구마통과 나무 장작들이 어색하지 않은 것을 보니
얼마 남지 않은 가을과 더 가까워진 겨울을 느낄 수 있습니다. 



208의 시승을 마치고 돌아온 카메라 속 수백장의 사진들에서도
따뜻한 가을빛이 숨어 있었습니다.



푸조 208과 함께하면서 지금 보내고 있는 가을이
얼마나 아름다운 계절인지를 확실히 느끼게 되었습니다.



겨울로 넘어가는 늦가을의 문턱에서
푸조 208이 당신에게 물어봅니다.

글

카컴매거진  sjlee@carcomzine.co.kr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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