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 모터 카는 11월 17일 ‘다른 시각(A Different View)'이라는 주제로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의 사진전을 열었다. 이 전시회는 롤스로이스 공장이 있는 영국 웨스트 서섹스의 굿우드에서 열렸다. 굿우드는 전 세계 자동차 광들이 모이는 스피드 페스티벌이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칼 라거펠트는 자동차 광들에게는 생소한 이름이지만, 패션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는 살아있는 전설 같은 인물이다. 끌로에와 펜디의 수석 디자이너였고, 지난 30여 년간 샤넬 제국을 이끌어온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바로 라거펠트다. 단순한 디자이너가 아닌 늘 변신을 시도하며, 남다른 시각을 가진 사진작가로도 잘 알려져 있다. 2011년에는 당대 최고의 사진작가의 작품을 싣는다는 피렐리 타이어의 캘린더 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다른 시각’이라는 제목의 이번 사진전에 부제를 정하라면 ‘칼 라거펠트의 눈으로 본 롤스로이스’ 정도가 되지 않을까? 전시회의 오프닝에서 라거펠트는 “나는 세상을 추상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며 산다. 세상과 패션, 그리고 자동차를 내 카메라 렌즈를 통해 보면서 작품과의 거리를 유지하는데, 그렇게 함으로서 현실의 눈으로 보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상상할 수 있다. 내가 촬영한 롤스로이스 사진들은 콘크리트의 현실에 대한 추상적 표현이다”라고 했다.

사진에 찍힌 피사체는 롤스로이스지만, 라거펠트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롤스로이스에 비친 빛과 자연의 모습이다. 롤스로이스는 라거펠트에게 빛을 담은 캔버스일 뿐이다. 그의 사진 속에 담긴 롤스로이스는 자동차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관객은 사진의 이미지 속에서 다시 롤스로이스를 상상하며, 뇌리에 남은 사진 속 장면은 결국 롤스로이스를 상징하는 이미지로 기억된다.

롤스로이스 CEO 토스텐 뮬러 오트비스는 “칼 라거펠트의 독특한 사진 작품을 전시할 수 있었던 것은 커다란 영광이다. 그의 작품은 끊임없는 열정과 혁신을 보여주며, 디테일에 주목하게 된다. 모든 롤스로이스는 예술 작품을 만드는 것처럼 영감을 통해 완성된다. 칼 라거펠트의 작품은 롤스로이스가 추구하는 바를 정확히 표현 한다”고 말했다.

108년의 전통, 그리고 어떤 대상과의 비교도 거부하는 강한 개성과 화려함을 지녔지만 한편으로 고풍스러운 옛 이미지를 그대로 지키고 있는 브랜드 롤스로이스. 과거와 현실, 그리고 예술과 자동차의 융합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칼 라거펠트와 롤스로이스는 서로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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