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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을 깨는 새로운 세대의 모터사이클링, 야마하 나이켄 필드 테스트
  • 글 임성진 사진 편집부
  • 승인 2018.12.26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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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모터사이클을 재미있는 동시에 위험한 물건이라고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태생적으로 두 개의 바퀴 스스로는 서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바퀴가 4개인 자동차와는 다르게 운전자가 주최가 되어 항상 균형을 잡아줘야만 한다. 야마하 나이켄은 혁신적이다. 모터사이클 본연의 기울여 달리는 즐거움을 그대로 보존하면서도 태생적인 구조의 불안함을 깨뜨렸다.

나이켄이 처음 대중에 콘셉트 디자인을 선보였던 때를 기억해보면, 역시나 ‘콘셉트 모델’에 그치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큰 디자인 변경없이 양산형으로 굳어져 가는 것을 보며 야마하의 추진력에 감탄했다.

이제 양산형태로 발매되는 나이켄의 첫 인상은 일찍이 우리가 봐왔던 트리시티의 대형화된 제품처럼 보인다. 앞바퀴는 두 개로 125cc 스쿠터인 트리시티에 비하면 사이즈도 크고 바퀴 간 공간도 훨씬 넓다. 마치 건장한 체격 남성의 벌어진 어깨를 보듯 든든해 보인다.

헤드라이트나 테일라이트 등 등화류에는 전부 LED를 썼다. 미래지향적인 전체 모양새에도 잘 어울린다. 연료탱크는 길고 둥그스름하다. 라인이 높지 않아서 시트에 앉아도 답답함이 없다. 시트는 베이스가 같은 MT-09의 그것보다 훨씬 넓고 평평하다. 장거리 주행을 해도 편안한 느낌을 보장할 수 있을 것 같다. 시트 높이는 만만해 보이는 820mm이지만 폭이 넓어서 수치에 비해서 발착지성이 좋지는 않다.

동승자를 태워야 할 리어시트는 그렇게 넓지 않지만 스포츠 바이크에 비하면 확실히 쓸만하다. 나이켄을 옆에서 보면 전반적으로 매우 길게 느껴진다. 축간거리가 길고 실루엣도 평평한 편이다. 스포츠 투어링 바이크치고 낮고 길게 깔린 느낌이다.

리어타이어는 두툼한 190mm로 고출력 바이크임을 드러낸다. 앞 타이어는 기존 로드 바이크의 상식적인 사이즈인 17인치 림이 아니라 15인치를 사용했다. 120/70-15 사이즈로 판매 중인 야마하 티맥스 DX와 같다. 물론 티맥스와 주행 배경은 다르지만 15인치 타이어를 두 개 배치하면서 상상할 수 있는 접지력의 증가가 얼핏 가늠이 되기도 한다.

시트에 앉아서 바이크를 세워보면 확실히 앞바퀴에서 오는 안정감이 다르다. 가운데 한 개의 바퀴가 노면에 닿아있는 느낌과 양쪽으로 두 개가 닿아있는 느낌은 완전히 달랐다.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시동도 안 걸었는데 벌써 뭔가 다르다는 느낌이 온다. 유사한 구조의 트리시티 125도 이정도의 ‘다른’ 느낌은 아니었다.

차량 전체 무게는 263kg으로 보통 스포츠 투어러에 비하면 상당히 무겁다. 그런데 이 역시 앞바퀴에서 버텨주는 기본 하중이 있어서인지 그렇게 무겁다고 느끼지는 않았다. 시동을 걸면 병렬 3기통 847cc 엔진이 중저음을 내며 예열을 시작한다. 겨울답게 시승 날 온도는 낮에도 0도를 왔다갔다 했다. 충분히 예열이 되고 클러치를 스르륵 붙여 1단 출발해보니, MT-09나 트레이서보다도 세팅이 부드럽다.

일단 두 개의 앞바퀴에서 오는 믿음직한 접지감이 기분 좋다. 무게중심에 적응이 안 된 모터사이클을 저속으로 다룰 때 많은 사람들이 양 발을 내려서 중심을 잡곤 하는데, 온전히 올라탔는데도 마치 다리를 내리고 가는 듯 안심된다. 서울 도심의 정체구간을 천천히 달려보니 더욱 그런 점이 부각된다.

좌회전 우회전을 반복하면 할수록 독특하고 신기하다. 앞바퀴의 또렷한 접지력이 심적으로 이렇게 사람을 평온하게 바꾸는구나 싶었다. 그러면서도 기울여 도는 이륜차만의 감각도 그대로 갖고 있었다. 쉽게 말해 그냥 보통 바이크처럼 타도 위화감이 거의 없다. 이런 점은 나이켄을 처음 경험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공감하는 부분이다.

외곽도로로 나가 속력이 오를수록 더 그렇다. 가속을 할 때는 같은 엔진을 쓴 MT-09처럼 강력하게 가속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시종일관 노면에 붙어 달린다는 느낌이 강하다. 앞 포크는 바퀴 당 2개씩으로 강성을 충분히 확보하면서도 노면 추종력이 뛰어나다.

바이크가 방향을 바꾸는 데 사용한 평행사변형 링크를 사용한 LMW 액커맨 지오메트리는 기존의 트리시티보다 확장된 사용범위를 고려해 더욱 정확하고 날카로운 코너링을 구사할 수 있도록 개선됐다.

엔진 출력자체는 베이스가 된 MT-09와 유사하나, 코너링 속도를 별로 손해보지 않고도 매우 큰 안심감 속에서 코너링을 ‘즐길 수’ 있다. 눈이 오락가락, 영하를 왔다갔다하는 추운 날씨와 미끄러운 노면환경인데도 커브길을 조심해야 할 포인트가 아니라 즐기게끔 해줬다는 결과가 감동적이다. 필드 테스트를 위해서 중미산 일대 도로를 평소와 비슷한 페이스로 달리면서도 차가운 기온 외에는 아무것도 방해될 것이 없었다.

두 바퀴에서 오는 안심감을 극대화할 수 있던 곳은 비포장로였다. 넓고 탁 트인 비포장로를 이렇게 즐겁게 달린 것은 처음이었다. 좌우로 방향을 바꿔도 적당히 균형만 잘 잡아주면 ‘무섭다, 불안하다’는 느낌없이 좁게 돌 수 있다. 이곳 역시 엊그제 내린 눈이 쌓여있거나 일부 녹아 물렁한 상태였다.

물론 일반적인 스포츠 투어링 타이어가 장착된 나이켄 역시 앞바퀴나 뒷바퀴나 미끌거리는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부분적으로 접지력을 잃고 회복하는 과정이 매우 부드럽고, 그 시간동안에 반사적으로 몸이 반응해 균형을 잡는 여유를 길게 가질 수 있었다. 때문에 일반적인 이륜차로 미끄러졌을 때와 비교하면 몸이 반응하는 정도가 달라진 것이다. 쉽게 말해 미끄러져도 꽤 여유 생긴다.

진흙위에서 원 돌기, 8자 돌기를 해보니 뒷바퀴는 TCS를 가장 스포티한 1단계로 해도 계속 미끄러지지만, 앞바퀴는 계속 버텨준다. TCS를 끄면 앞바퀴와 뒷바퀴의 접지력 차이는 더욱 벌어진다. 그런데 신기하게 재밌다. 오프로드 차량이 아니어서 지상고도 낮고 타이어도 미끄럽지만, 앞이 빠지지 않는다는 것을 체감하니 마음속 걱정거리가 확 줄어든 느낌이다. 나이켄 시승 내내 마치 크고 새로운 장난감을 쥐어준 것처럼 즐기고 있었다.

시속 100km 이상의 속도로 달리다가도 브레이크 레버를 쥐면 노면으로 파고드는 느낌이 들만큼 단단하게 버티며 감속한다. 브레이크 성능은 눈에 보이는 그대로다. 두 개의 타이어가 노면을 단단하게 물며 속도를 줄이는데 조금만 더 세게 잡으면 정지해 버릴 것같은 느낌이 들정도로 강력하다. 그만큼 마스터실린더는 무턱대고 민감한 세팅이 아니어서 조율이 잘 돼 있고, 마치 브레이크가 잘 듣는 자동차를 타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서스펜션은 앞/뒤 모두 조절이 가능한 타입이어서 개인 입맛에 맞게 조절할 수도 있다. 특히 리어 쇽은 조절식 리모트를 가지고 있어서 출발 전에 장력을 세팅하기 좋다. 슬리퍼 클러치나 TCS는 MT-09와도 같은 사양이어서 스포츠 라이딩하기에 좋다. 상향 퀵 시프터도 기본사양이다.

또한 D-MODE로 주행 상황에 따라 라이딩 모드를 변경해 엔진 성향을 바꿀 수 있고, 투어러답게 크루즈컨트롤도 쓸 수 있다. 시승에서는 가장 스포티한 엔진 반응인 1번 모드를 주로 사용했다. 세 모드가 매우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지만 3번 모드는 악천후에 사용하면 안심감이 클 것이다.

만량 주유시 연료탱크는 18리터를 채울 수 있어 부족하지는 않았으나 워낙 강한 가감속을 반복하는 시승 상황에서 연비가 좋지는 않았다. 최고출력은 115마력이 10,000rpm에서 나오는 고회전형 엔진인데다가 높은 안심감속에 자꾸만 속도를 내보게 되는 성향이 연비를 낮게 만든 듯 하다.

높은 직진 안정성과 스포티한 선회 움직임을 양립하기 위해 강도나 강성에 따라 공법과 재질을 분리한 하이브리드 타입 차대를 제작해 사용했다. 헤드 파이프 주위는 철, 피봇 주위는 알루미늄으로 혼용했다. 더불어 긴 휠베이스는 시속 200km이상도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게 해줬다.

국내에 발매되는 색상은 그레이 차체 컬러에 블루 휠을 장착한 1가지 조합이다. 가격은 2,170만원으로 책정됐다. 야마하가 말하는 스포츠 LMW의 첫 제품으로 양산 판매되는 나이켄은 여러 가지 실험정신이 들어간 획기적인 제품이다. 트리시티에 채용된 LMW의 느낌은 이미 알고 있었기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막상 타보면 상당히 다르다. 스포츠 성향이 기본인 강한 엔진과 큰 차체에서 오는 색다른 조화, 수동 미션과 퀵 시프터 등의 추가로 잃지 않은 경쾌함에 더해진 스포츠 LMW의 조합은 완전히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했다고 할 수 있다.

이 차체를 가지고 시장에서 유행하는 어드벤처 타입의 긴 서스펜션과 스탠딩 가능한 라이딩 포지션, 오프로드 타이어를 끼우는 등 즐거운 상상을 기자 혼자만 했을 것이라 생각지는 않는다. ‘엔진은 고출력 중심인 3기통 대신 감성도 좋고 접지감이 더 뚜렷한 슈퍼테네레의 2기통으로, 그리고 패니어 케이스는 사각 하드타입으로...’ 타면 탈수록 모험심을 불러일으키는 온로드 스포츠 투어러는 처음이다. 그만큼 구조적인 혁신과 맞물릴 수 있는 다양한 상상이 가능한 플랫폼이라는 뜻이다.

야마하 나이켄은 레저용으로 제작된 기울어지는 3륜 스포츠 모터사이클을 과감하게 일반에 대중화시킨 의미있는 모델로 남을 것이다. 실제로 탔을 때 감동은 상당했고, 누구나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 제품은 우리가 기존에 들이대던 잣대로 단순히 가격대비 가치만을 놓고 고민하기에는 아깝다. 보통 모터사이클과 전혀 새로운 기준과 아이디어가 녹아있고 그런 제품을 대중화되기 앞서 먼저 접해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반적인 완성도도 상당해 완전히 새로운 라이딩 경험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생각을 현실로 이끌어 낸 야마하의 추진력이 이제야 빛을 발했다. 야마하 나이켄은 우리가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새로운 레저용 모터사이클 카테고리의 개척자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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