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8.9.24 월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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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연비와 차체 밸런스가 뛰어난 2018 어코드 1.5 터보

중형 세단에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부분은 안락함과 트렁크 공간, 정숙성을 꼽을 수 있겠다. 하지만 중형 세단이 운동 성능까지 좋아진다면 어떤 차가 될까? 차량 보디의 무게중심을 낮춰 운동성이 좋은 10세대 어코드가 바로 그런 중형 세단이다. 지난 5월 31일, 어코드 2.0 터보 스포츠의 미디어 시승회를 다녀온 후, 거의 한달 만에 다시 어코드를 만나게 되었다.

이번 모델은 어코드 라인업에서 엔트리라고 할 수 있는 가솔린 1.5 터보 모델이다. 2.0 터보 스포츠 모델이 V6 3.5 가솔린 모델을 대체하는 것이라면, 1.5 터보는 2.4 가솔린 모델을 대체한다. 오랜만에 다시 보게 된 어코드가 무척이나 반갑기도 하는 한편, 지난 번 미디어 시승회 당시 해보지 못했던 와인딩 코스를 주행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서 무척 기대가 되었다. 외관과 차량 기본사양에 대해서는 지난번 ‘10세대 어코드 2.0 터보 스포츠 미디어 시승기’를 참고해주기 바란다.

 

2.0 터보 스포츠와 다른 점

먼저 어코드 1.5 터보 모델에는 혼다센싱이 빠져있다. 그 대신 액티브 셔터 그릴이 적용되어있는데, 평소 엔진 온도가 높을 때는 셔터를 열어서 냉각시키고, 냉각이 필요없을 경우에는 자동으로 셔텨를 닫는다. 그러면 차체의 공기역학적 성능이 증가되어 연료효율이 높아진다.

2.0 터보 스포츠가 복합연비 10.8 km/l를 보이는 데, 1.5 터보 모델은 이보다 22.3% 높은 13.9 km/l의 훨씬 높은 연비를 자랑한다. 작은 배기량의 가벼운 엔진과 더불어, 17인치 휠, 액티브 셔터 그릴의 장착효과이다. 실제로 시승하는 동안 도심과 고속화도로, 와인딩을 포함해서 400 km 가량 주행한 평균 연비는 15.6 km/l가 나왔다.

17인치 휠에는 사계절용 미쉐린 에너지세이버 225/50R17 타이어가 장착되어있다. 특히 1.5 터보 모델의 휠에는 재미있는 기술이 들어가 있는데 바로, 노면소음을 줄이기 위한 레조네이터(공명식 소음저감장치)가 적용된 점이다. 휠의 타이어가 안착되는 림에서, 넓은 부분을 배럴이라고 부르는데, 혼다에서는 이 배럴에 공명용 방(챔버)을 장착하여, 노이즈 캔슬링 기능과 함께 실내를 조용하게 만든다.

이 챔버에는 구멍이 숭숭 뚫려서 요철과 타이어가 만나 발생하는 소음을, 공명으로 상쇄한다. 작용 원리는 노이즈 캔슬링과 같은 방식이다. 없애고 싶은 소리와 동일한 소리를 만들어, 위상차가 반파장이 차이나게 발생시키면 서로 진동이 상쇄되며 노면소음이 줄어든다.

실내를 보면 2.0 터보 스포츠와 크게 달라보이지 않는다. 한 가지 다른 점이라면 버튼식 변속기 대신, 평소 사용에 익숙하던 변속레버가 장착되어 있다는 것이다. 변속 버튼 대신 달려있는 변속기는 스탭게이트 형식이 아닌 직선 형태로 되어있으며, 수동모드 변환이나 저단기어 선택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

혼다는 변속레버에서 조작하는 버튼 대신 스티어링휠 뒤쪽 패들쉬프트 레버를 준비해뒀다. 스티어링휠에서 손을 띄지 않고 주행하라는 뜻이다. 스티어링휠을 끝에서 끝까지 돌려서 두 바퀴를 돌고도 1/4가량이 더 돌아가는 765도의 타이트한 기어비는, 운전의 재미와 코너링에서의 조작성을 높여주는 요소이다. 

 

넓어진 최대토크 영역의 드라이브 트레인

이전 세대 어코드 2.4 가솔린 모델은 직렬 4기통에 최고출력 188 마력, 최대토크는 25 kgf.m를 CVT 변속기와 맞물렸다. 자연흡기 방식으로, 최고출력은 5,500 RPM에서, 최대토크는 3,900 RPM에서 발휘되는 i-VTEC 기술을 적용했었다. 하지만 이번에 적용된 1.5리터 직분사 VTEC 터보 엔진은 194마력, 26.5 kgf.m를 발휘해서 성능 수치상으로는 이전 엔진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주목할 부분은 바로 최대토크가 발휘되는 엔진 회전수 영역이다. 3,900 RPM에서 최고 토크를 발휘하던 지난 엔진에 비해 1,600 RPM부터 5,000 RPM까지 쭉 밀어주면서 엔진성능이 월등히 높아졌다. 마니아들이 좋아하는 가변 밸브 리프팅 구간, 소위 ‘VTEC이 터진다’는 곳은 가변 밸브 타이밍 기술이 적용되면서 희석되고 말았다. 하지만 터보차저를 적용하며, 감성을 버리고 실질적인 사용 영역에서 이득, 연비 상승과 오염물질의 저감 등을 얻었다. 고성능 고효율의 엔진인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중형 세단 답지않은 코너링

차량 외부에서 미리 냉난방을 작동시켜, 차내 환경을 쾌적하게 할 수 있는 리모콘 시동 시스템이나, 전동시트 등은 2.0 터보 스포츠 모델과 다르지 않다. 다만 혼다 센싱의 부재로 스티어링휠의 버튼들이 좀 허전해 보인다. 시동을 거니 익숙한 액정 디스플레이 계기판이 들어온다. 우측은 차량 속도를 표시하기 위한 아날로그 바늘이 움직이고, 좌측은 각종 정보 표시부터 드라이브 모드에 따라 변하는 엔진 회전계 표시부터 평균 연비, 오디오 제어 등이 가능하다. 변속레버를 D로 옮기고 주행에 들어갔다. 수동차량 운전을 하는 사람에겐 역시 레버 방식이 좀 더 익숙한 것 같다.

고속화도로에 진입해서 ECON 모드를 테스트했다. 확실히 배기량이 낮은 탓에, 부스트가 적정압력까지 오르기 전 까지는 가속페달에 잘 반응하지 않았다. 일반 주행시 노멀 모드보다 훨씬 낮은 회전수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와인딩에 접어들어서 스포츠모드로 바꾸었다. 스포츠모드에서는 회전수를 높게 사용하면서 부스트가 준비된 상태로 있었다. 덕분에 본격적으로 가속페달을 밟게도 전에 연료 게이지가 조금씩 떨어지는 것이 눈에 보였다. 아마도 와인딩이 끝나면 평균 연비가 확 떨어져 있을 것이다.

패들쉬프트로 수동변속 기능을 테스트해봤다. 2.0 터보 스포츠처럼 엔진 회전수에 맞춘 가상사운드가 나는 것 같지는 않았다. VTEC 특유의 날카롭고 건조한 배기음이 났고, CVT 특성상 변속충격은 없었다. 2.0 터보 스포츠가 가상사운드를 통해 실제 변속은 즉시 이루어지지만, 가상사운드에는 일부러 딜레이를 넣어 스포츠성을 가미한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여러 번 테스트 해보니 수동변속보다는 D모드가 훨씬 빠르게 가속했다. 패들쉬프트를 사용해서는 7단까지 수동으로 변속이 가능했다.

코너에 진입해서 스티어링 휠을 돌려 탈출하는 과정까지의 동작이 무척 부드럽다. 기어비가 높은 스티어링 휠이 손에 착 달라붙어 적은 조작으로도 쉽게 차량을 핸들링 한다. 요즘 유행하는 토크 백터링 기술이 적용되지 않았음에도, 운전석 아래 엉덩이가 닿는 부분인 힙포인트와 차체 보디 무게 중심을 가깝게 설정하여 코너를 돌아나가는 느낌이 무척 경쾌하다. 앞바퀴 굴림이라는 특성과 앞뒤 무게배분의 차이를 염두해두어야 하겠지만, 50:50 무게 배분에 스티어링 휠 회전수가 록투록 두바퀴 반이 조금 되지 않았던 S2000이 문득 생각나기도 한다.

1.5 터보 모델은 엑티브 컨트롤 댐핑이 적용되지 않았지만 차체 롤이 무척 적다. 무게중심을 낮추고 롤센터를 가깝게 세팅한 탓이다. 2.0 터보 스포츠를 처음 탔을 때는 혼다 측에서 이야기한 롤센터나 낮은 무게 중심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저 스펙 좋은 전자장비가 제어하기 때문에 그런 높은 롤 제어 성능이 나오는 줄로만 오해했다. 하지만 기본기가 그만큼 좋았기 때문에, 액티브 컨트롤 댐핑을 적용함으로써 승차감과 롤을 완벽에 가깝게 잡을 수 있었던 것이었다.

기존의 2.0 터보 스포츠의 미디어 시승이 끝났을 때는 어코드의 서스펜션과 보디 세팅에 대해 잘 알지 못했었다. 이번 1.5 터보 모델을 따로 시승하면서야 낮은 무게중심, 무게중심과 가까운 롤센터 서스펜션 세팅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단지 엔진에 따라 무게가 조금 다를 뿐인데, 롤센터를 수정하기 위해 1.5 모델과 2.0 터보 스포츠 모델의 앞, 뒤 윤거가 각각 10 mm, 5 mm 차이를 두는 것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여기서 윤거는 좌우 바퀴간의 거리를 말한다. 윤거가 넓어지면 서스펜션 구조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대부분은 롤센터가 올라간다.

무려 9차례에 걸쳐 새로운 모습을 보인 혼다의 어코드. 베스트셀링 모델 답게, 시승 내내 모난 곳 없는 주행을 경험할 수 있었다. 무게중심을 낮춰, 주행성능이 뛰어난 2018 어코드 1.5 터보는 다른 모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좋은 가솔린 차량이다. 만일 주행보조기능이 필요 없고, 경쾌한 주행을 가능케 하는 기본기 좋은 중형 세단을 찾는다면 1.5 터보 모델이 어떨까? 2018 어코드 가격은 3,64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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