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8.8.13 월 17:06
상단여백
HOME 자동차 시승기
[시승] 완벽을 추구하는 밸런스, 10세대 혼다 어코드

마니아들은 혼다 하면 ‘VTEC’을 떠올린다. 하지만 보통 혼다 차량을 구매해서 타는 사람들은 평범한 차량이라고 생각한다. VTEC이란 마니아들에게만 감성적인 부분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지난 달 31일, 2018 혼다 어코드의 미디어 시승회에 다녀왔다. 경기도 양평군 현대블룸비스타에서 개최된 시승은 양평에서 이천까지 편도 52 km를 왕복하는 코스다. 시승차는 어코드 2.0 터보 스포트. 한 차량에 두 사람이 배정되어, 52 km를 달린 후에는 운전자를 교대하여 주행했다. 고속도로 위주로 주행해본 탓에 생각보다 시간이 무척 짧게 느껴졌다. 주행은 이번에 추가된 혼다 센싱을 고속도로에서 테스트하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올때는 뒷좌석에 앉아 시승했다. 어코드는 모드에 따라 변화되는 스티어링 조향감과 액티브 댐핑, 촘촘한 10단 변속기와 엔진의 조화로 달리기 성능 또한 맘에 들었다.

 

혼다의 2리터 직분사 VTEC 터보 엔진

혼다가 지난 번 세대까지 자연흡기 VTEC 엔진들을 이어왔던 것도 한편으론 마니아들의 감성적인 부분을 충족시키기 위함이었으리라. 하지만 시대는 변했고, 전 세계적으로 디젤차는 이미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었으며, 내연기관 자동차들은 이대로 가만히 있는다면 퇴출될 위기에 빠졌다. 기존의 자동차 제조사들은 낮은 환경오염과 높은 효율을 얻어야 하는 고민에 빠졌다. 자연흡기만 고집할 수 없어진 혼다는, 4세대 시빅 타입R에 터보차저를 장착한 VTEC 엔진을 선보였다.

혼다의 시빅 타입R에 장착된, 2리터 4기통 직분사 VTEC 터보 엔진은 지난 1월, 2018 워즈오토가 발표한 올해의 10대 엔진으로 뽑혔다. 혼다는 이 엔진을 낮은 회전수 대역부터 최대 토크를 발휘하도록 튜닝해, 어코드에 얹었다. 어코드는 6,500 RPM에서 최대출력 256마력을 내며, 최대토크는 1,500 RPM부터 4,000 RPM까지 37.7kgf.m를 발휘한다. 레드존은 6,500 RPM부터, 퓨얼컷은 6,900 RPM이다. 터보차저이므로 압축비는 9.8:1, 보어와 스트로크는 각각 86 x 85.9 mm로 스퀘어 타입의 엔진이다. 터빈은 관성이 적은 모노스크롤 임펠러를 적용했으며, 부스트압은 전자식 웨이스트게이트로 제어한다. 엔진은 리스폰스가 좋고, 넓은 최대토크 영역과 촘촘한 10단 변속기의 궁합으로, 부드럽고 꾸준하게 차를 가속시킨다.

 

편안한 주행을 돕는 인테리어

어코드 시트에 앉아 시동버튼을 누르자, 기존에 저장되어있던 위치로 시트가 움직였다. 마찬가지로 하차할 때 시동을 끄면, 시트가 뒤로 물러나면서 하차가 편하도록 돕는다. 몸에 착 달라붙는 시트는 과장을 조금 섞어서 포근한 느낌이 났다. 시트 높이는 낮은 편이지만 실내 대시보드를 낮게 설치하고, 요즘 추세인 돌출형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를 설치하여 시야가 탁 트여있다. 혼다코리아에서 상품개발을 맡고있는 신범준 실장은 주행 전 리셉션에서 ‘인테리어는 콘서트홀을 모티브로, 탁 트인 개방감을 중점으로 디자인 되었다’고 설명했다.

시트벨트 클립은 클립 부분과 벨트 연결부가 ㅅ자로 꺾어있어 허리에 좀 더 밀착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버튼식 변속기도 평소 중형 세단 급에서는 보기 힘든 부분이다. 변속레버의 컬럼이 없어서 컵홀더나 무선충전기를 이용할 때도 전혀 거추장스럽지 않다. 차량 안에서 새로운 공간을 발견 한 것 같다.

변속 버튼 눌리는 감각은 조작감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처음 후진할 때는 후진 버튼과 드라이브 버튼의 위치를 찾아 눈으로 확인했지만 몇 번 만지다보면 금방 익숙해질 수 있는 인터페이스다. 각 버튼 테두리에는 현재 변속기 상태를 표시하기 위한 LED가 점등된다. 버튼마다 크기와 위치, 모양이 다르게 되어있어 오조작 할 것 같지는 않다. 또한 계기판과 헤드업 디스플레이에도 현재 변속기의 선택 상태가 잘 표시된다. 정말 맘에 든다.

 

드디어 장착된 혼다 센싱

처음 주행은 ECON 모드로 했다. 계기판의 우측 속도계는 아날로그 방식이었으나, 좌측의 엔진 회전계는 풀 컬러 LCD 계기판이다. 타코미터를 감추고, 주행 중 필요한 여러 가지 정보를 계기판 좌측에 표시할 수도 있다. 계기판은 ECON, 스포츠, 노멀 모드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전환된다. 시승 코스는 지방의 좁은 도로에 설상가상 도로공사까지 하고 있었다. 저속으로 달리면서 차량간의 간격을 조절했는데, 가속페달의 반응성은 평소처럼 신경써서 밟지 않더라도 상당히 부드럽게 주행했다. 그렇다고 일부러 출력을 다운시켜 조작되기 보다는 가감속을 부드럽게 해서 타력주행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고속도로에 진입하여 혼다센싱을 테스트해봤다. 앞차와의 간격조절도 잘 되었다. 최대한 가까운 거리로 세팅하면 어코드 세 대 정도 들어갈 만큼, 여유있게 거리를 벌렸다. 옆 차선에서 다른 차가 끼어드는 것도 잘 감지했다. 차선을 룸미러 근처에 있는 카메라로 감시하여, 옆 차가 차선을 넘어오면 제동하여 적정 거리를 유지했다.

차선 유지 보조장치도 테스트 했다. 직선에서는 차선 가운데에서 잘 움직였다. 반면 곡선도로에서는 좌우로 조금씩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보였다. 차선 유지 보조장치의 경우 어느정도 움직임을 허용하는 것과 아예 경보만 하는 것 등으로 옵션으로 설정 가능한데, 테스트 당시에는 그런 옵션이 있는지 확인하지 못했다. 이 부분은 따로 시승을 통해서 실험할 생각이다.

 

시원한 달리기 성능

스포츠 모드로 바꾸자 계기판 테두리의 녹색 등이 붉은색으로 바뀌었다. 타코미터는 4시까지 표시되는 것이 1시까지로 줄어들었다. 그 남은 공간은 부스트 게이지가 표시됐다. 가속페달을 밟았다. 엔진 회전수가 올라가자, 뒤쪽에서 오오오오옹 하는 6기통 자연흡기 소리가 났다. 소리가 상당히 크게 들려서, 바깥에서는 굉장히 시끄럽다고 생각될 만한 음량이었다. 변속할 때도 마치 수동 변속기 차량에서 클러치를 밟고 변속레버를 조작 한 후 가속페달을 다시 밟는 것처럼, 엔진 소리가 한 템포 쉬고 들어왔다. 실제로는 변속 로직에 따라 즉각 다음 단으로 변속 되지만, 운전자 입장에서는 엄청 흥분되는 가상 사운드였다.

1.5 Bar 까지 표시되는 부스트 게이지는 가속페달을 밟자 즉각 0.5 Bar까지 올라갔다. 페달을 더욱 깊숙이 밟자 부스트 게이지는 1 Bar를 조금 넘어서는 부분까지 올라갔다. 어코드는 안전을 위해서 205km에서 속도제한이 걸려있다. 정지 상태에서 100 kmh까지는 6초대, 200 kmh 까지는 26초대, 400 m 드래그 성능은 14초대로 알려져 있다. 10단 변속기는 기어비가 촘촘해서 가속을 부드럽게 유지해줬다. 변속충격 없이 1,550 kg의 어코드를 계속 가속해갔다.

스티어링 조작감은 모드에 따라 달라진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스티어링의 조향감이 무거워지며 좀 더 스포티한 느낌을 준다. 액티브 댐핑도 함께 변화한다. 승차감, 롤과 피칭이 노멀모드보다 줄어든다. 서스펜션은 전륜에 맥퍼슨 스트럿, 후륜에는 멀티링크 구조로 되어있다. 타이어는 굿이어 이글 투어링 235/40R19 타이어가 장착되었다. 이글 투어링은 사계절 타이어로, 속도등급은 최대속도 210 km/h인 H등급 타이어다. 급격한 코너에서도 액티브 댐퍼와 함께 노면을 잘 잡아주어서 안정감이 있었다. 제동력은 밟는대로 제동력이 증가하는 리니어한 세팅이었다.

 

조수석 쪽 사각지대를 비춰주는 레인와치

2018 어코드는 미국버전의 차량을 들여와서, 운전석 쪽 사이드미러는 평면미러, 보조석쪽 미러는 곡면미러로 되어있다. 이는 모든 미국 버전의 차량이 같으며, 양쪽 모두 광각만 쓰던 운전자라면 운전석 쪽에 사각이 늘어나 무척 불안해한다. 우회전 방향지시등을 작동하면 조주석 쪽에 달린 레인 와치 카메라가 작동해서, 인포테인먼트에 우측의 사각지대를 비춘다. 사각지대를 확인하기에는 확실히 좋은 방식이지만 평소 후진시에도 카메라를 잘 믿지 않는 특성상
레인 와치 카메마를 보고 차선변경을 하기는 불안했다. 광학식 거울이 편하게 느껴졌는데 사실 레인와치 카메라가 운전석쪽에 달렸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낮은 무게중심과 롤 센터 거리

어코드를 가지고 급격한 주행해보니 좌우 롤이 적고, 안정감이 있었다. 이건 단지 쇽 업쇼버의 감쇄력을 조절하는 ‘액티브 댐핑’이 좋아서 인걸까?

어코드는 새로운 리어 서스펜션과 서브 프레임 구조, 두께가 얇아진 연료탱크을 적용했다. 덕분에 보디 롤에 영향을 미치는 보디의 무게 중심(CG, Center of Gravity)의 높이가 기존 어코드 대비 1.5 % 낮아졌다. 이 무게 중심은 현가 상질량(懸架 上質量, Sprung Mass) 또는 소위 ‘스프링 상질량’의 중심이다.

자동차 서스펜션은 그 구조와 양쪽 바퀴간의 거리(윤거), 차량 높이 등의 세팅에 따라 롤 센터(Roll Center)가 달라진다. 롤 센터는 쉽게 말해서 차량 보디가 코너링 중에 그 축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것을 말하는데, 서스펜션 구조 도면을 가지고, 기하학적인 작도를 통해 구할 수 있다. 롤 센터와 무게 중심의 거리가 멀면 약간의 코너링에도 차량 보디가 심하게 기울어진다. 반면, 롤 센터와 무게 중심이 가까우면 강한 코너링을 하더라도 보디는 기울어짐이 적다.

어코드는 무게 중심 높이를 낮추고, 서스펜션 세팅을 통해 롤 센터와 무게 중심 간의 거리를 줄여 차량의 롤을 줄였다. 또한 운전자의 엉덩이 위치인 힙 포인트(Hip Point)를 무게 중심과롤 센터 사이에 두어 롤 관성(롤 慣性, Inetia)이 기존 어코드보다 4.3 % 줄었다. 롤 관성은 쉽게 말해서 버스에서 서 있을 때는 코너링때 몸이 바깥으로 많이 쏠리지만, 앉거나 쭈그리면 무게 중심이 낮아지면서 몸이 바깥으로 덜 나가려고 하는 정도를 말한다. 신범준 실장은 “전륜 구동중 탑 클래스 수준의 낮은 무게 중심, 그리고 낮은 롤 관성을 실현했다“며 차체 운동 성능에 대해 자신감을 보였다.

 

넓고 편안한 뒷좌석

이번 어코드는 기존보다 차체가 낮고 넓어졌다. 차폭은 1,860 mm으로 기존 대비 10 mm, 휠베이스는 2,830 mm로 이전보다 55 mm 늘어났다. 덕분에 차내 객실공간을 뒤로 밀어내 차고를 15 mm 낮춘 1,650 mm로 만들 수 있었다. 넉넉한 레그룸과 헤드룸, 숄더룸은 무척 넓은 공간을 확보해, 뒷좌석을 대형차 느낌으로 만들어준다. 특히 열선시트와 고급스러운 센터 팔걸이는 잠시나마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곳이었다. 뒷좌석용 공조기는 있지만 따로 제어는 되지 않는다. 시트가 대형차처럼 누워있는 각도 까지는 아니었으나, 쇼파처럼 편안했다. 어찌나 편한지 차량 시승중이였음에도 불구하고 깜빡 잠이 들어버렸다.

 

어코드의 균형잡힌 밸런스

혼다 어코드는 터보 VTEC을 적용함으로써 마니아적인 감성을 잃었다. 하지만 토크가 상승했고,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영역이 늘어났다. 확 튀어나가는 맛은 없어졌지만 실용영역에서부터 토크가 증가했기 때문에 이전보다 힘이 좋아졌다고 느껴진다. 또한 어코드 1.5 터보와 2.0 터보 스포츠는 제 3종 저공해 차량, 하이브리드 모델은 제2종 저공해 차량 인증을 받았다.

한국 수입차협회(KAIDA)의 자료에 따르면 어코드의 판매량은 2016년 3,681대, 2017년 6,755대로 계속 상승중이다. 수입차 중에서는 7위이다. 이번 2018 어코드의 판매량은 신차효과와 더불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어코드는 전체적으로 균형이 잘 잡혀있다. 차체, 파워트레인, 서스펜션, 실내공간 어느 것 하나 모난 곳 없이 밸런스를 잘 이루어냈다. 혼다는 이번 어코드를 내놓으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어코드는 월드베스트셀링 모델이자, 혼다를 대표하는 모델이다. 앞으로 어코드의 약진이 기대된다.

<저작권자 © 라이드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조준우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상단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