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3.6.1 목 11:07
상단여백
HOME 자동차 시승기
쉽고 편한 데일리 SUV 포드 쿠가
  • 라이드매거진 편집부
  • 승인 2017.02.17 16:31
  • 댓글 0

시승차를 운전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굳이 차를 분류하자면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시승자가 처음부터 적응해야 하는 차, 그리고 굳이 적응하려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차. 전자의 경우 시승 기간이 짧으면 가끔은 시승이 끝날 때 까지 그 차에 적응하느라 애쓰고 매력을 알기 위해서 이리저리 노력해야 할 때도 있다. 정해진 시간 내에 차량의 장점과 특징을 파악하고 그것을 결과물로 만들어내는 과정이 그다지 간단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후자의 경우 적응이 쉬워 그만큼 차량의 장점과 특징 파악이 빨리 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시승한 포드의 뉴 쿠가가 후자에 해당하는 차다.  

사실 쿠가는 작년 시승차를 받아 많이 타 본 경험이 있었기에 더 익숙한 점도 있었지만 차량의 특징 자체가 누구나 쉽고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차다. 세단만 몰다 SUV를 처음 몰아보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쉽게 적응할 수 있을 정도로 운전이 쉽고 편하다. 특히 비슷한 사이즈의 국산 SUV를 몰고 있는 사람이라면 잠시만 타 봐도 마치 계속 타왔던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운전할 수 있을 정도다. 주말에 잠깐 기분을 내기 위해 타는 차가 아니라 데일리카를 고를 때 이것은 매우 큰 장점이라 하겠다. 

쿠가는 2016년 봄 한국시장에 처음으로 선보인 모델이다. 쿠가 만의 성적표는 그리 만족할 수준은 아니었겠지만 포드가 한국시장에 진출하고 가장 좋은 성적표를 만드는 동안 라인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런 쿠가가 페이스리프트를 진행했고, 시승회를 통해 만나볼 수 있었다. 

행사장에서 처음 만난 뉴 쿠가의 외형은 페이스리프트 이전에도 그랬지만 여전히 무난했다. 디자인적인 요소에서 크게 튀거나 하는 부분은 없다. 국산 SUV나 비교가 될 만한 폭스바겐 티구안, 토요타의 RAV4, 혼다 CR-V 같은 모델과 나란히 세워놓으면 디자인적인 요소로 선택받기는 힘들지도 모른다. 이런 무난함은 시간이 지나도 질리지 않고, 오래 타도 구형 모델로 보이지 않는 장점을 가진다. 물론 디자인이야 지극히 주관적이거나, 개인적으로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니 딱히 장점이나 단점이라 할 만한 부분은 아니다. 하지만 쿠가를 타고 도로에서 시선을 받고 싶다거나, 수입 SUV를 탄다고 목에 힘을 주고 싶은 생각을 한다면 잘못된 선택이다. 그런 사람에게는 피아트의 500X나 닛산의 쥬크 같은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만족스러울 것이다. 

뉴 쿠가는 남성적이지도 그렇다고 여성적이지도 않다. 도심에 잘 어울리는 중성적인 이미지를 가졌다. 디자인 요소를 보자면 요리조리 짜임새 있고, 세련되고 야무져 보인다. 페이스리프트 이전 모델과 비교해 보면 큰 변화를 느낄 수는 없지만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신경을 썼다는 느낌을 받았다. 처음에는 변화된 부분을 느끼지 못해 스마트폰으로 페이스리프트 이전 모델 사진을 보며 비교해보니  소소하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꼭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 우리가 흔히 얘기하던 미국차 느낌은 이제 전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전에 사람들과 포드 이야기를 하면 꼭 먼저 나왔던 부분이 “미국차는...”과 같은 태생과 관련된 것이었다. 디자인도 그렇고 승차감도 그렇고, 게다가 구입 이후의 중고차 감가상각까지... 뭐든지 “자고로 미국차는 말이지~”란 이야기로 시작하고 끝이 났다. 하지만 이 차는 그 '미국차'라는 시각, 전제, 선입견을 모두 내려놓아도 된다. 페이스리프트 이전 모델의 시승기에서 대부분의 매체가 가장 강조했던 부분이 바로 어디서 만들어졌고 어디서 판매되는지 태생과 관련된 사실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미국차의 느낌은 찾아보기 힘들다. 포드라는 앰블럼을 떼어 버리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한다고 한다면 이 차를 미국차라고 단정할 수 있는 소비자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눈을 감고 차에 타서 이것저것 느껴보면 여태까지 독일차, 미국차, 일본차 같은 태생으로 특징을 구분지어 차를 평가해오던 사람에게는 당혹스러울 수 있다. 제발 이 차를 경험할 때 머릿속에서 미국차라는 선입견을 지우도록 하자. 그것이 이 차를 있는 그대로 제대로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니까. 

가격 대비 실내가 훌륭하다, 훌륭하지 않다는 판단은 기준에 따라 달라진다. 국산차와 비교하면 실내는 그리 훌륭하지 않지만 동급의 수입차와 비교하면 크게 떨어지는 편은 아니다. 가격 대비 실내가 고급스럽지 않다고 지적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 가격의 수입차에 럭셔리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세그먼트의 위치로 봤을 때 과하지도 그리 떨어지지도 않는 실내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도 인포테인먼트는 그리 편리하지도 친절하지도 않은 편이다. 사실 따져보면 이것마저도 장족의 발전이다. 과거에 포드가 항상 지적받아왔던 부분이 인포테인먼트 부분이었다는 기억을 더듬어보면 많이 나아지기는 했다. 솔직히 인포테인먼트 부분을 지적하는 사람에게는 옛날 포드차를 경험하게 해 주고 싶은 마음이다. 오죽 답답했으면 인포테인먼트를 동호회 사람이 모여 한글화를 했겠나. 

운전이 편하다는 것은 여러 가지를 뜻한다. 자기가 마음먹은 대로 차를 컨트롤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운전석에 앉아 이런 저런 조작을 보다 편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크다. 쿠가는 그런 점에서 상당히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차다. 수입차를 처음 모는 사람이라도 별다른 설명이나 익숙해지는 과정을 수반할 필요가 없다. 굳이 설명해 주자면 2개나 있는 USB 단자가 센터콘솔에 숨어있다는 정도만 알려주면 될 정도다.

운전석에 앉아 가속페달을 밟아본 첫 느낌은 무게중심이 조금 높게 느껴진다. 그렇다고 불안하지는 않고 운전이 매우 쉽고 편하다. 앞서 미국차라는 선입견을 지우라고 강조했지만 운전 느낌만 놓고 보자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독일차의 느낌과 가장 비슷하다. 서스펜션의 세팅도 엔진의 응답성도 모두 우리가 흔히 느껴왔던 독일차의 느낌이 자꾸 떠오른다. 그래서 미국차라는 선입견을 지워야 제대로 된 시승이 가능하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파주 헤이리를 출발해서 연천을 찍고 돌아오는 코스는 대략 140km 정도였다. 고속으로 달릴 수 있는 코스와 마을을 지나는 코스 등 코스가 다양해 뉴 쿠가의 주행능력을 다각적으로 파악하기에 딱 좋은 코스였다. 코스 중간 중간 AI와 구제역 등 거점 소독코스가 있어 간간히 시승차가 소독약을 뒤집어쓰고 시승 흐름이 끊기는 경험을 했지만 어쩔 수 없는 법. 그래도 코스는 운영진이 뉴 쿠가의 능력을 제대로 경험하도록 신경 써서 잡은 느낌이 들었다. 

 

달리면서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부분은 실생활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RPM 구간에서 찾아 볼 수 있었다. 전혀 부족함 없는 넉넉한 출력을 보여 시원스러운 운전을 할 수 있었다. 저속토크가 뛰어나 중저속에서 답답함이 전혀 없었다. 실생활에서 만족스럽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부분이다. 시승차의 대열은 무전기로 이런 저런 안전 사항을 체크하며 달리는 선두차량의 뒤를 이어서 달렸는데 가끔 추월해야 할 때도 벅차하는 차량은 한 대도 없었다. 아마도 실사용 범위에서 답답함을 느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주행 중 차선을 바꾸며 차량을 이리저리 움직여 봤지만 뉴 쿠가는 민첩하게 운전자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움직임은 경쾌하고 반응은 시원했다. 스티어링 휠의 조작 느낌은 중간보다 살짝 가벼운 편에 속하고 저속이나 고속에서 변하는 것은 없다. 이 정도 세그먼트 모델에서 흔하게 느낄 수 있는 정도의 스티어링 조작감이다. 크지 않은 차체에 직렬 4기통 2.0L 디젤엔진을 장착했으니 잘 움직이는 것이 당연한 결과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작년에 며칠간 탔던 쿠가와 비교했을 때보다 움직임이 조금 더 세련되어진 느낌이다. 쿠가에서 축척된 많은 데이터를 꾸역꾸역 갈아 넣고 세팅하는 데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움직임에서 아쉬운 점을 찾기는 힘들었다. 출력이 생각보다 좋아 여행을 간다는 가정 하에 장정 4명이 함께 타고 짐도 가득 실은 뒤 빠르게 출발해보면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들기도 했다. 

 

S모드로 설정해놓고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얼마나 잘 매칭되는지 경험해 봤다. 역시나 실생활 영역에서는 아무런 부족함을 느낄 수 없었다. 마음먹은 대로 이리저리 휙휙 움직이는 시도를 하는 것 자체가 역시 조금은 신난다고나 할까. 하지만 고속으로 달릴 수 있는 코스가 상대적으로 적고 대열을 이뤄 달리는 상황이라 고속의 느낌을 충분히 평가해 볼 정도로 달리지 못한 것은 다소 아쉬웠다. 서스펜션 세팅은 중간보다 조금 단단한 수준. 하지만 몸으로 느껴지는 진동으로 피로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는 아니다. 서스펜션을 통해 전해지는 느낌은 나쁘지 않다. 즐겁게 운전을 하면서 딱 알맞은 정도라고 해야 할까. 노면을 읽어 몸으로 전해지는 느낌이 즐겁다. 

글의 서두에서 언급했지만 페이스리프트 이전의 쿠가는 썩 좋은 성적표를 받지는 못했다. 조금은 아쉽고 아까웠다. 판매량만으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것이, 판매 순위만으로 모든 평가를 전부 결정당하는 것이. 순위 리스트에는 아쉽게 오르지 못했지만 동급 세그먼트 모델을 구매하려는 사람이 꼭 한번 타보고 최종 결정을 내렸으면 하는 차. 그 차가 바로 포드의 뉴 쿠가다. 

<저작권자 © 라이드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라이드매거진 편집부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상단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