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의 8세대 캠리가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공개됐다. 캠리는 전 세계 100여 개 국가에서 판매되는 토요타의 베스트셀링 모델로 토요타를 상징하는 모델이자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한 모델이다. 특히 캠리는 ‘북미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세단’으로, 이는 지난 15년 간의 압도적인 판매량이 증명한다. 이 같은 결과를 기반으로 토요타의 대중차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한 모델이 바로, 캠리다. 

이번에 공개된 신형 캠리 세단은 토요타의 TNGA(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토요타는 전 세계 각국의 수요에 맞춰 자동차 개발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개별적인 플랫폼이 100여 개까지 늘어났으나, TNGA를 통해 차량별 부품을 공유하고, 유연하고 효율적인 설계를 통해 상품성 높은 차를 만든다는 새로운 전략을 세웠다.

프리우스에 이어 TNGA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된 8세대 캠리는 단순히 신형 세단을 출시한 것에 그치지 않고 토요타의 차세대 글로벌 자동차 프로젝트의 가능성을 시험하는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 캠리가 지닌 강력한 브랜드 파워는 8세대 모델에도 그대로 이어질 것이나, 엔진과 트랜스미션은 완전히 새로운 것을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토요타의 목표는 물론 캠리가 ‘미드사이즈 세단의 표준’으로 굳건히 자리 잡도록 하는 것일 것이다. 이를 위해 최대 시장인 북미 소비자의 취향을 파악하고, 그에 부합하는 차를 디자인하려 노력한 결과가 이번 캠리의 디자인이다. 토요타는 신형 캠리의 디자인이 ‘정교함과 감각적인 움직임의 이미지가 강한 하모니를 이루며 새로운 시그니처 디자인 언어가 탄생했다’고 말한다. 넓은 스탠스와 저중심 설계, 스포티하며 고급스러운 이미지 그리고 고급스러운 캐빈 설계라는 디자인 목표는 스포티하면서도 실용적인 차를 선호하는 미드사이즈 세단 구매층의 니즈에 부합한다. 

신형 캠리의 얼굴은 상하 투피스로 구성된 그릴에 가장 먼저 시선이 머무른다. 헤드라이트의 날카로운 눈매와 어우러지며 V자의 날개를 떠올리게 하는 얼굴 중심에 토요타를 상징하는 엠블럼이 위치한다. 하단부의 그릴은 가로로 펼쳐지며 당당하고 안정감 있는 넓은 스탠스의 하체를 강조하며, 한편으로는 거대한 ‘에어인테이크’의 이미지로 전투기와 같은 자동차의 고성능, 스포티함을 암시한다. 가로로 넓게 펼쳐진 그릴을 좌우에서 감싸는 듯한, 쌍동체의 요트를 떠올리게 하는 ‘카타마란’ 룩은 이번 세대 모델에도 이어졌다. 

토요타가 말한 넓은 스탠스와 저중심 콘셉트는 외관 디자인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2018 캠리는 기존 모델보다 더 늘씬한 몸매를 지녔다. 좌석 위치의 조정을 통해 탑승자의 힙 포인트와 차체의 높이가 약 2.5cm 낮아졌다. 이를 통해 쾌적한 실내공간을 유지하면서도 낮고 유려한 루프라인을 구성했다. 또한 공기역학적으로도 우수한 디자인을 통해 운동성능과 연비 개선에도 일조하도록 했다. 샤프하고 공격적인 앞모습으로부터 매끄럽게 곡면으로 이어지는 캐릭터라인은 강인한 느낌을 강조한다. 

유려한 루프라인은 C필러를 타고 트렁크로 흘러내려 테일라이트 바로 위에서 차량의 옆면을 흐르는 캐릭터라인과 다시 만난다.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독특한 무늬를 만들어내는 섬세한 디자인의 테일라이트, 에어덕트가 어우러져져 정교한 뒷모습을 만들어내며, 네 개의 머플러 팁과  범퍼 하단의 디퓨저가 스포티 룩을 완성한다.

인테리어 역시 완전히 새롭게 디자인했다. 운전자 전방의 7인치 디스플레이가 각종 정보를 전달하고, 대시보드 중앙의 8인치 디스플레이가 인포테인먼트를 담당한다. 또한 10인치 컬러 헤드업디스플레이를 포함한 3개의 디스플레이가 상호 연동되어 각종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이 모든 것은 운전자를 중심으로 미래적이며 인체공학적으로 디자인되었다. 또한 스탠더드 세이프티 팩에 충돌 경고, 보행자 감지, 감응형 크루즈컨트롤, 사각지대 및 후방 경고 기능이 포함된다. 

파워트레인은 3가지가 출시될 예정이다. 2.5리터 인라인 4기통 엔진과 3.5리터 V-6 엔진, 2.5리터 인라인 4와 E-CVT 모터시스템이 통합된 하이브리드가 그것. 하지만 파워트레인의 최종 사양은 아직 결정된 것이 아니며 미국을 비롯한 각 국가별로 옵션이 달라질 수 있다고 한다.

한편 토요타는 북미 토요타 레이싱 개발(TRD)이 디자인한 신형 캠리 룩을 입은 레이스카를 나스카(NASCAR)에 투입할 계획이다. 토요타는 2007년부터 나스카 레이스에 참가해왔고 작년에는 데이토나 500을 포함해 36전 중 16전을 승리하며 첫 제조사 우승 타이틀을 차지하기도 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 시장으로 손꼽히는 북미를 중심으로 상품성을 인정받아온 토요타와 캠리의 저력은 결코 가볍게 볼 것이 아니다. 토요타의 차세대 플랫폼과 디자인 언어를 접목한 ‘가장 대중적인 세단’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신중하게 지켜봐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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