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터그룹의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와 기아차. 두 회사는 같은 듯 다른 다양한 모델 라인업을 구축하며 국내 자동차 시장을 이끌고 있다. 선의의 경쟁이라는 경쟁 구도 속에서 각자의 정체성을 확립, 협력과 대립을 반복하며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 이러한 과정 속에서 구축된 라이벌 차종도 상당히 많은데, 싼타페와 쏘렌토, 투싼과 스포티지, 쏘나타와 K5 등이 그 예로 들 수 있겠다.

 

 

ROUND1- 아반떼 VS K3. 국내 준중형 세단 시장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아반떼와 K3. 지난 10월 판매량 기준으로 아반떼 7,943대, K3 2,781대가 판매되었다. 점유율로 보면 아반떼가 56.2%, K3가 19.7%다. 사실상 아반떼의 완벽한 승리다. 경쟁 자체가 되지 않을 정도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업계는 풀체인지 모델에 고개 숙인 부분변경 모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동일한 부품을 사용하는 파워트레인이나 안전편의품목 등에서는 별 차이가 없으나, 새로운 디자인 언어와 뼈대를 이식 받은 아반떼와 경쟁하기에는 K3의 것이 상대적으로 구식이라는 것이다. 현 상황을 바꿀 방법은 단 하나. K3 역시 풀체인지를 맞이하는 것 밖에는 없다.

 

 

ROUND2-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VS 니로. 세그먼트 자체는 다르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해치백이고 니로는 SUV이다. 그러나 현대기아차의 친환경차 전략과 함께 파워트레인 및 뼈대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두 차종은 라이벌로 통한다. 출시 시기는 아이오닉 하이브리드가 두 달 앞섰으나, 판매실적 면에서는 니로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를 크게 압도한다. 니로의 2016년 3~10월까지 판매량은 1만 5,465대고,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동일 시기 판매량은 6,925대에 불과하다. 그야말로 포지셔닝의 승리다. 기아차가 SUV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 소비 성향을 잘 파악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상품성만 따지고 보면 아이오닉 하이브리드가 결코 니로에 뒤지지 않는다. 

 

 

ROUND3- 쏘나타 VS K5. K5의 전성기는 1세대인 TF가 활약한 시기였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가 디자인에 참여하면서 기아차 모델 라인업 중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조형미를 뽐냈고, 국내 소비자 사이에서 수입차 못지않은 생김새를 지녔다고 평가받았다. 이는 곧 판매량으로 이어졌고, 국민차 쏘나타의 판매량을 역전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현대차로서는 충격적인 일이었고, 기아차는 앞으로의 가능성을 본 시간이었다. 그렇다면 현재는 어떨까. 아쉽게도 K5는 동력을 잃었다. 올해 들어 단 한 차례도 쏘나타를 이겨본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총체적인 난국이다. 굳어버린 디자인 속에서 판매량 역시 활기를 잃었다.

 

 

ROUND4- 그랜저 VS K7. 2016년 하반기 가장 기대되는 경쟁 구도다. 올해 1월 출시된 K7이 이달 말 출시 예정인 그랜저를 링 위에서 기다리고 있는 셈. 두 차종 간의 판매량 경쟁은 직접 겨뤄봐야 알겠지만, 사전계약 건수로만 따지면 그랜저의 압도적인 승리다. 일주일간 1만대 정도가 사전계약된 K7에 비해 그랜저는 사전계약 하루 만에 1만 5,000대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참고로 13일 기준으로는 2만대를 넘어섰다. K7 입장에서는 상당히 버거운 상대를 만난 격이다. 출시 이후 신차 효과를 등에 업고 그랜저를 앞섰던 K7의 천하가 심각하게 위협받을 수 있다는 얘기. 이와 관련해 상품성 강화를 거친 K7이 나온다는 소식도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다. 

 

 

ROUND5- 투싼 VS 스포티지. 5만 2,966대와 4만 2,106대.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투싼과 스포티지의 누적 판매 대수다. 결과적으로, 투싼이 1만대 정도 앞서 있다. 그러나 투싼과 스포티지만큼 치열하게 경쟁하는 대결 구도도 찾아보기 힘들다. 최근 석 달의 판매실적을 비교해보면 이에 관해 확인할 수 있는데, 2016년 8월(투싼 3,962대, 스포티지 3,632대), 2016년 9월(투싼 3,720대, 스포티지 3,658대), 2016년 10월(투싼 4,127대, 스포티지 4,064대)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모두 투싼이 이기고 있지만, 그 차이가 근소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언제든지 스포티지가 판을 뒤집을 수 있다는 얘기다. 

 

 

ROUND6- 싼타페 VS 쏘렌토. 엎치락뒤치락. 싼타페와 쏘렌토의 경쟁 구도를 설명하는 단어다. 매달 순위가 변동한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다만, 2016년 1~10월 누적 판매실적을 놓고 보면 쏘렌토가 6만 7,059대로 싼타페(6만 235대)를 6,824대 차이로 앞서고 있다. 상대적으로 덜 오래된 쏘렌토의 생김새가 판매량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판단된다. 상품성 면에서는 거의 같은 차라고 봐도 이상하지 않아서다. 참고로 지금의 쏘렌토가 출시된 시기는 2014년 8월이고, 싼타페는 2012년 4월이다. 2015년 6월, 싼타페가 한 차례 페이스리프트를 거치기는 했지만, 판매량을 뒤집지는 못한 셈이다. 디자인이 소비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입증하는 대목.

 

 

ROUND7- 포터2 VS 봉고3. 포터2는 시장의 강자 중의 강자. 봉고3는 힘든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2016년 1~10월 누적 판매량을 확인해보면 이러한 상황을 엿볼 수 있는데, 포터2는 7만 8,115대, 봉고3는 4만 2,344대를 팔았다. 무려 3만 5,771대 차이다. 파워트레인과 뼈대 등 거의 대부분을 공유하는 차종임에도 불구하고 판매량 격차가 놀라울 정도로 큰 것이다. 결국 이미지 싸움에서 포터2가 봉고3를 눌렀다고밖에 설명할 수 없겠다. 지금의 봉고3 상품성이 포터2로부터 나온 것이고, 대부분의 소비자는 오리지널을 택한다는 것이 입증된 결과이니까. 봉고3는 포터2와 다른 자신만의 개성을 갖출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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