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시로코는 지난 2006년 파리오토살롱을 통해 컨셉트카 IROC로 모습을 드러낸 후 2008년 새롭게 부활의 신호탄을 알린 모델이다. 1974년 첫 모습을 보였던 시로코는 1, 2세대를 지낸 1992년까지 많은 판매를 보이면서 폭스바겐 라인업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골프 라인업과의 차별화를 위해 숨고르기를 한 시로코가 2008년 다시 모습을 드러냈고 그 판매는 상당한 수준에 올라섰다.
올해 초 폭스바겐은 국내 시장에 시로코 R라인을 출시하면서 감각적인 드라이빙을 요구하는 유저들에게 많은 어필을 해 왔다. 세련된 디자인과 색상, 그리고 레이싱 DNA를 몸에 품고 있는 드라이빙의 묘미는 시로코가 갖추고 있는 또 다른 매력이기에 첫 출시부터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운동성능을 강조한 골프와의 차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듯 하다.

 
역동적인 디자인, 그보다 더 역동적인 드라이빙

시로코 R 라인의 첫 인상은 ‘잘 달리게 생겼다’라는 느낌이 들 정도다. 낮게 드리워진 차체와 길게 뻗은 라인, 그리고 공격적인 스타일은 유저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하다. 이는 기존의 골프와는 차별화된 성격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이내믹한 파츠들이 차체를 둘러싸면서 보여주는 세련된 이미지도 한몫을 하고 있다. 4,220만원의 가격도 메리트가 있다.


시로코의 날렵하고 역동적인 바디라인에 스포티하고 특별한 R-Line 디자인 패키지를 추가한 시로코 R-Line은 수평 라인 고광택 블랙 라디에이터 그릴 크로스바를 비롯해 1.8m에 이르는 긴 루프에서 수직의 테일 게이트로 이어지는 실루엣과 근육질 넘치는 독특한 숄더 섹션이 특징이다.



프런트와 리어에는 고성능 버전인 시로코 R과 동일한 범퍼가 적용됐으며, 리어 블랙 스모크 테일 램프와 블랙 그레인 디퓨저, 크롬 도금된 트윈 배기파이프가 적용되어 스포츠 쿠페의 디테일한 멋을 살렸다. 또한 폭스바겐의 다른 모델과는 달리 엔진 후드에 폭스바겐 엠블럼을 적용했고, 19인치 루가노 알로이 휠과 넓게 디자인된 앞뒤 각각 1,569mm와 1,575mm의 트레드 폭을 통해 더욱 당당한 위용을 자랑한다.


실내는 R라인 로고가 선명하게 새겨진 스커트 플레이트를 비롯해 고급 가죽으로 처리된 D 컷 스타일의 스티어링 휠과 고급 비엔나 가죽으로 만들어진 스포츠 버킷 시트에도 R 로고가 새겨져 고성능 라인업 고유의 강인하고 스포티한 매력을 강조했다.


시로코 R라인은 2.0 TDI 엔진을 적용해 최고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35.7kgm의 힘을 자랑한다. 또한, 0.02초안에 변속되는 6단 DSG 변속시스템과 조화를 이뤄 제원상 0-100km/h까지 8.1초 만에 도달하고, 최고속도 220km/h까지 가능하며, 복합 15.4km/ℓ의 연비를 보여준다.
이런 류의 자동차와 만나게 되면 시승을 하기도 전에 가슴이 뛴다. 흔히 레이싱 DNA라는 말을 섞어서 쓸 정도로 다부진 성격, 그리고 다이내믹한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된 단단한 하체, 여기에 차체가 익히고 있는 다듬어진 스포츠 성격들은 그만한 가치를 발휘하게 해 준다.


버킷 시트에 몸을 기대고 스티어링 휠을 손으로 움켜잡으니 곧바로 서킷에 들어가도 부족함이 없는 포지션을 만들어 준다. 시동을 걸고 액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자, 시승자의 마음을 들뜨게 만든다. 도로에 들어서면서 시로코는 숨겨둔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이전에 시승했던 골프와는 또 다른 느낌의 다이내믹한 성능을 보여준다.
코너에 들어서자 시로코는 빠른 응답력과 회복력을 자랑하며 자신이 갖고 있는 특성을 자랑스럽게 늘어놓는 듯 했다. 좀더 빠르게 코너에 접어들면서 시승차가 표방하고 있는 다이내믹 드라이빙의 즐거움이라는 의미가 시승자에게 사정없이 전달되면서 마치 서킷의 코너를 공략하는 레이싱카와 같은 느낌을 전해준다.


다이내믹한 성능을 확실히 느끼기 위해 액셀 페달을 꾹 밟자 시승차는 금새 100km/h를 넘어섰고, 스피도미터도 발 빠르게 움직이면서 150km/h를 여유 있게 넘긴다. 잘 다듬어진 엔진과 트랜스미션의 조화가 한결 돋보이는 순간이다. 아마 시승차가 유저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민첩하면서도 다이내믹하게 움직이는 랠리 스타일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드라이빙 포인트]
시승차는 ‘좀더’라는 단어가 끝마다 이어질 정도로 다이내믹한 성능을 구사해 준다. 효율적인 테크닉 구사를 통한 감각적인 드라이빙이 가능하도록 만들어 주는 것도 시승차의 특징인 듯 하다. 이런 면이 골프가 차지하고 있는 시장에서 시로코만의 또 다른 시장을 형성해 가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단지, 2도어이기 때문에 불편을 감소하라는 이야기는 마니아들만 이 차에 대해 고려해 보라는 의미인지에 물음표를 달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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