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도로에서 주행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포드 F-150 차량이 목격됐다. 라이드매거진 자동차팀은 지난 6월 8일 차량 시승촬영을 위해 이동 중 해외에서나 볼 수 있었던 위장막 랩핑을 하고 강변북로에서 자유로 쪽으로 주행하던 픽업트럭을 발견해 카메라에 담았다. 국내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사이즈의 대형 픽업트럭 기종이고, 차체 표면에 해외 스파이샷에서 볼 수 있었던 패턴의 랩핑을 해 워낙 눈에 잘 띄었으며, 시승 촬영을 위해 촬영 장비를 미리 준비한 상태였기 때문에 쉽게 카메라 촬영에 성공할 수 있었다.   

사진을 찍는 중 차량 운전자와의 문제는 없었다. 예전부터 위장막을 갖춘 테스트 차량의 경우 일반인들의 촬영은 물론이고 보도를 목적으로 촬영을 하더라도 적극적으로 촬영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 촬영을 했더라도 원본의 삭제를 요구 하는 등 보안의 이유로 제재를 가하는 사례도 있었다. 또한 일부 메이커의 경우 촬영한 사진들이 자동차 관련 커뮤니티에 올라가 노출 될 경우 적극적으로 대응 해 해당 사진을 내리도록 조치하기도 했고, 1차 촬영자나 해당 사진을 올린 사람에게 법적인 책임을 물게 하겠다고 통보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던 전례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차량은 라이드매거진 자동차팀이 촬영을 하는 모습을 테스트드라이버가 충분히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반응은 없었다.   

주행 테스트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차량은 휠의 메이커 로고까지 디테일하게 가리는 위장막 랩핑 작업을 했지만 촬영된 사진의 여러 가지 디테일로 분석해 보았을 때 포드의 F-150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정확한 트림까지 확인하기는 어려웠지만 여러 가지 외형적인 특징으로 봤을 때 포드의 F-150 모델임은 확실해 보였다. 하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존재했다. 

우선 위장막 테스트 차량을 목격 후 포드코리아 측에 F-150 모델의 정식 수입과 관련된 내용을 문의해 봤으나 현재로서는 그런 사실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런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참고로 포드코리아는 국내 포드자동차를 수입해서 판매한 이래로 미국 시장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인기 픽업트럭 F-150 모델을 단 한 번도 정식으로 판매했던 적이 없다. 

물론 국내 도로에는 합법적으로 주행하는 F-150 차량이 다수 존재한다. 오래 전부터 포드의 F-150모델은 다수의 병행수입업체를 통해 개별적으로 소량 수입돼 판매돼 왔다. 또한 2014년에는 포드의 공식딜러 중 하나인 혜인 자동차의 모기업이 수입해 슈퍼휠즈라는 매장에서 판매하기도 했다. 당시 슈퍼휠즈 매장에서 판매한 차종은 F-150 XLT와 고성능 모델로 알려진 랩터였으며, 가격은 XLT 모델이 7,990만원, 랩터 모델은 1억 400만원으로 미국 판매가격과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현재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한 슈퍼휠즈 매장 역시 이미 철수한 상태로 확인됐다. 매장에 전시차량은 한 대도 없었고 밖에서 보더라도 관련 업무는 진행되지 않은 상태로 보여 포착된 F-150과 관련된 사실 확인은 어려운 상황이었다. 물론 슈퍼휠즈 내부에서 진행되는 업무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지만 이번에 목격된 테스트 차량은 슈퍼휠즈 측의 차량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슈퍼휠즈 측은 이미 F-150 모델을 공식적으로 판매한 이력이 있기 때문에 동일한 모델을 위장막 랩핑까지 하고 주행테스트를 진행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슈퍼휠즈 이외에 또 다른 병행 수입업체의 국내 인증용 테스트 차량일지도 모르나 그동안 병행 수입업체가 해외 위장막까지 흉내 낸 방식으로 주행 테스트를 진행 할 이유가 없어 확실하지는 않다. 그리고 또 다른 가능성은 임시번호판 차량이긴 하지만 개인 운전자가 타인의 시선을 즐기기 위해 해외 위장막 차량을 흉내 내 단순 랩핑 작업을 진행했을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분명한 사실은 국내 도로에서 픽업트럭 시장의 글로벌 베스트셀러 모델인 포드 F-150의 위장막 차량이 목격됐다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이 차량의 정확한 정체를 확인할 수 없지만 누군가 어떤 목적으로든 해당 차량을 계속 운영할 가능성이 높을 테니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밝혀질지도 모른다. 이유야 어찌 됐든 쌍용자동차의 코란도스포츠 기종만이 유일한 판매모델인 국내 픽업트럭 시장이 좀 더 활성화 됐으면 하는 바람이고, 또 다른 픽업트럭의 선택권을 기대하는 픽업트럭 예비 소비자들의 바람대로 F-150 모델이 제대로 유통되길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라이드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