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감 넘치는 모터스포츠의 세계. 1분 1초를 다투는 승부의 세계에서 출전자들을 컨트롤 하는 차가 있다. 바로 세이프티 카다. 세이프티 카는 일반적으로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했거나 경기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페이스 조절을 담당하는 것으로 대중들에게 알려져 있다.

세이프티 카는 레이스에 특화된 경주용 차들과는 달리 일반 양산형 자동차로써 특별한 튜닝을 거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다만 레이스에 특화된 경주용 차들 선두에서 흐름을 조절하는 만큼 대부분 고성능 모델이 투입되며 이는 자연스럽게 각 자동차 회사의 홍보 수단으로도 사용된다.

그럼 세계 정상급 모터스포츠에 투입되는 세이프티 카에는 어떤 모델들이 있을까?

F1(포뮬러 원)

명실상부 최고의 모터스포츠인 F1. 1950년 시작된 이후 매년 세계를 돌며 경기를 진행하는 모터스포츠의 정점이다. 이런 F1에는 1996년부터 무려 20년간 공식 세이프티 카를 담당한 회사가 있다. 바로 ‘메르세데스-벤츠’다.

필연적으로 벤츠의 고성능 라인업인 AMG 모델들이 투입됐으며 현재는 AMG GT-S가 투입된다. 이외에 응급구조 상황에 대비한 메디컬 카를 투입하기도 하는데 여기엔 메르세데스-AMG C63이 사용된다.

WEC(세계 내구레이스 챔피언십)

내구레이스. 가장 빠른 차보다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차를 증명하기 위한 싸움이다. 정해진 바퀴 수를 빨리 달리는 것이 아닌 제한된 시간동안 누가 더 먼 거리를 달리는지를 겨루는 것으로 승자를 가려낸다. 대표적으로 프랑스에서 열리는 르망 24시가 있다. 

아우디는 작년시즌 승승장구하는 포르쉐로 인해 르망을 비롯한 여러 경기에서 기를 펴지 못한 게 사실이지만 2세대로 거듭난 아우디의 슈퍼카 R8을 세이프티 카로 투입해 경주용차들 앞에서도 위풍당당한 모습을 보여줬다. 아우디 R8 V10 플러스는 5.2리터 V형 10기통 엔진을 좌석 뒤에 올리고 최고속도 330km/h까지 달릴 수 있는 슈퍼카다.

모토GP(그랑프리 모터사이클 레이싱)

모토GP를 잘 모르는 이들에게 모토GP란 모터사이클계의 F1이라고 하면 이해하기 쉬울 듯하다. F1 머신처럼 오직 레이스만을 위한 모터사이클을 만들며 판매를 위해 생산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양산형 모터사이클을 튜닝해 레이스를 펼치는 WSBK(월드 슈퍼바이크 챔피언십)와는 다른 형태라고 볼 수 있다. 

모토GP는 1999년부터 BMW의 고성능 부서인 M 디비전과 계약을 맺고 세이프티 카를 도입해왔으며 현재는 BMW M2가 그 역할을 수행한다. BMW의 M모델들 중 가장 컴팩트한 차체로 뛰어난 운전재미와 운동성능을 보여주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특히 모토GP에 투입된 M2는 M퍼포먼스 파츠를 장착하고 나와 한층 더 강력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DTM(독일 투어링카 마스터즈)

독일에서 열리는 투어링카 레이스를 의미하는 DTM. 양산형 자동차를 기반으로 한 레이스카가 출전하며 프리미엄 자동차 3사로 손꼽히는 아우디, BMW, 메르세데스-벤츠가 참가중이다. 앞에 소개한 경기들과는 달리 한 회사와 독점계약을 하지 않아 참가업체 별로 돌아가며 세이프티 카를 투입한다.

앞서 등장한 아우디 R8과 메르세데스의 AMG GT-S는 DTM에도 그대로 투입된다. 반면 BMW M4는 GTS 모델로 새롭게 등장했다. 2016 시즌을 맞아 새롭게 투입되는 BMW M4 GTS는 M디비전 30주년을 맞아 탄생한 모델로 오직 700대만 생산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워터인젝션 시스템을 적용해 최고출력 500마력을 달성했으며 OLED 기술이 처음 적용된 테일램프 덕분에 M4 GTS만의 존재감이 살아있다.

레이스에 투입된 세이프티 카는 경주용 차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리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레이스에 특화된 차들에 비해서 일뿐, 세이프티 카는 메이커를 대표하는 이미지 리더답게 고성능을 발휘함에 틀림없다.

경주용 차들이 분초를 다투고 치열한 레이스를 겨루는 등 그들만의 드라마를 써내는 동안 레이스 한 켠에 세이프티 카들 역시 자신만의 레이싱 DNA를 뽐내고 있으니 이를 구경하는 재미 또한 레이스를 즐기는 또 하나의 요소 중 하나다. 레이싱을 보러 갈 때 세이프티 카를 살펴보는 재미를 빼먹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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