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톤 세나 , 미하엘 슈마허는 천재형 드라이버다 . 날카로운 레이싱 감각과 경기를 꿰뚫어보는 능력을 타고났다 . 반면 닉 탠디는 어릴 때부터 차근차근 체계적인 교육을 받고 성장한 수재형 드라이버다 .
닉 탠디 (Nick Tandy, 1984, 영국 )는 얼 밤버 (Earl Bamber), 니코 휼켄베르크 (Nico Hülkenberg)와 함께 2015 르망 24에서 우승했다 . 포르쉐의 19번 919 하이브리드 레이스카로 자신의 목표를 멋지게 달성한 그는 “솔직히 말하면 아직 제대로 실감이 되지 않는다 ”면서 “단지 이 트로피를 갖고 집으로 돌아가게 돼 정말 기분이 좋다 ”고 얼떨떨한 심정을 전했다 .
닉 탠디는 영국 베드퍼드셔 (Bedfordshire) 카운티에 있는 페이븐햄 (Pavenham)이라는 작은 마을의 한 농가에서 태어났다 . 현재도 태어난 곳과 그다지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살면서 시간이 날 때면 부모님의 농장 일을 돕고 , 수확 철에는 일손을 보탠다고 한다 .
11 세 소년 , 모터스포츠와의 인연을 맺다
모터스포츠와 그의 인연은 11살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 그의 형 조 탠디 (Joe Tandy)를 따라 쇼트 오벌 스톡 카즈 (Short Oval Stock Cars)에 참가하면서부터다 . 그는 레이싱을 시작한지 3년만인 1999년 처음으로 영국 챔피언에 올랐고 , 2003년 미니 Se7en 챔피언십에서도 우승했다 . 11번의 우승을 차지한 그는 2005년에는 ‘BRDC 싱글 시터 시리즈 (BRDC Single Seater Series)’마저 제패한다 . 그 다음 해에는 경쟁이 치열했던 ‘브리티시 포뮬러 포드 챔피언십 (British Formula Ford Championship)’에 실버스톤 우승자로 출전해 2위를 차지하고 , 2007년에는 3위에 입상하는 등 총 6번의 우승과 16번의 포디엄을 기록했다 . 같은 해 ‘포뮬러 포드 페스티벌 (Formula Ford Festival)’에서도 우승을 거뒀다 .
포르쉐와의 만남 , 그리고 새로운 출발
그가 포르쉐를 처음 만난 건 2008년이다 . 당시 게스트 드라이버 자격으로 영국에서 열린 ‘포르쉐 카레라 컵 (Porsche Carrera Cup Great Britain)’에 참가했다 . 그는 첫 레이스에서 승을 거뒀고 2010년에는 ‘포르쉐 모빌 1 슈퍼컵 (Porsche Mobil 1 Supercup)’과 ‘포르쉐 카레라 컵 도이칠란트 (Porsche Carrera Cup Deutschland)’에 출전해 모두 2위의 성적을 올렸다 .
2011년 포르쉐 카레라 컵 도이칠란트에서 경기 중인 닉 탠디
이어 2011년 포르쉐 카레라 컵 도이칠란트와 2012년 포르쉐 컵에서 911로 출전해 우승을 거두며 세계 최고의 포르쉐 개인 드라이버로 자리매김했다 . 이런 그의 성적은 포르쉐와 워크스 드라이버로의 계약으로 이어졌다 . 2013 시즌이 시작되면서 ‘세브링 12시간 클래식 (Sebring 12-hour Classic)’에 포르쉐 911 RSR로 출전해 3위에 입상했다 . 곧이어 ‘유럽 르망 시리즈 (European Le Mans Series)’ 부다페스트 라운드에서 GT 클래스로 출전해 승리를 거뒀고 난이도 높기로 유명한 ‘로드 아틀랜타 서킷 (Road Atlanta Circuit)’에서 열린 ‘쁘띠 르망 (Petit Le Mans)’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
2014 데이토나 24시간 레이스 우승자 (좌부터 )닉 탠디 , 리처드 리이츠 , 패트릭 필레
2014 시즌 첫 경기인 ‘데이토나 24시간 레이스 (Daytona 24-hour Race)’에서는 911 RSR로 클래스 우승으로 상쾌한 시즌 출발을 보였다 . 우승으로 인한 자신감 상승 때문이었을까 ? 포르쉐가 일부 GT 워크스 드라이버들에게 포르쉐 919 하이브리드를 시운전하도록 했을 때 , 닉 탠디는 인상적인 레이스를 펼치며 르망 24시간 레이스에 출전하는 마지막 레이스카에 합류한다 .
2015 르망 24 시 , 포르쉐와 함께 어릴 적 꿈을 이루다
2015 르망 24 우승자 . (좌부터 )닉 탠디 , 얼 밤버 , 니코 휼켄베르크
내구 레이스의 프리미어 클래스로 승격된 뒤 그는 “모든 레이스 드라이버는 이렇게 멋진 조종석에 앉는 꿈을 꾼다 ”며 “전 세계 포르쉐 모터스포츠 패밀리의 관심과 지원을 받는 것은 정말 멋진 일 ”이라고 전했다 . 또 그는 “앞으로 최선을 다해 뛰어난 GT 드라이버가 성공적인 LMP1 파일럿도 될 수 있음을 보여줄 것 ”이라고 각오를 덧붙였다 . 그리고 놀랍게도 닉 탠디는 자신의 말을 그대로 지켰다 . 세계에서 가장 험난한 자동차 레이스에서 우승하겠다는 꿈을 같이 실현시킨 그는 어릴 적부터 상상해온 꿈의 무대에서 마침내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렸다 .
얼 밤버 (좌 )와 닉 탠디 (우 )
르망 레이스를 좋은 성적으로 마친 닉 탠디는 팀 동료인 얼 밤버와 오는 6월 28일 ‘튜더 유나이티드 스포츠카 챔피언십 (Tudor United SportsCar Championship)’의 왓킨스 글렌 (Watkins Glen) 라운드를 포르쉐 911 RSR로 도전한다 . 탠디는 패트릭 필레 (Patrick Pilet, 프랑스 )와 임무를 분담하고 , 밤버는 요르그 베르그마이스터 (Joerg Bergmeister, 독일 )와 팀을 이룬다 .
닉 탠디와 팀 동료 얼 밤버는 포르쉐의 인재 육성 프로그램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라 평가받고 있다 . 포르쉐 모터스포츠 총괄 책임자인 프랑크 스테펜 발리서 (Frank-Steffen Walliser) 박사는 “포르쉐 인재육성 프로그램이 젊은 드라이버의 훌륭한 발판이 돼 기쁘다 ”며 이 둘의 활약을 자랑스러워했다고 한다 . 닉 탠디와 얼 밤버의 나이는 각 만 30, 24세다 . 이번 르망 24 우승 타이틀은 그들 캐리어의 정점이 아니고 시작점이다 . 앞으로 그들의 활약이 주목되는 이유다 .
글
김종우 iamwooh@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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